일교차가 큰 요즘, 반팔 차림으로도 활기차게 뛰노는 학생들을 보며 "나도 어릴 때는 저랬는데"라는 말을 무심코 내뱉게 된다. 나이가 들면 약한 바람에도 뼈가 시리다. 체온이 연령별로 달라지기라도 하는 걸까? 우선 아이들과 젊은 성인 사이 체온 조절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아이들이 계절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활동량이 많아 가벼운 옷차림을 선호할 뿐, 의학적으로 젊은 성인에 비해 체온이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중년 이후 나이가 들면서 체온 조절 능력이 점차 떨어진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는 "노화에 따라 열 발산이 증가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도 함께 감소한다"며 "이는 근육량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다"고 말했다. 근육이 신체 열의 주요 생성 기관이라서, 근육량이 줄면서 기초대사량과 열 생산도 함께 줄어드는 것이다. 피부 구조의 변화 또한 영향을 미친다. 이혜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전반적인 피부와 단열 효과가 있는 피하지방층의 두께가 얇아져 외부로의 열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층에 비해 노년층이 추위를 더 쉽게 느끼게 된다. 자율신경계의 노화도 한몫한다. 자율신경계는 체온 조절을 비롯해 호흡, 소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지만, 노화 및 만성질환의 영향으로 점차 그 기능이 저하된다. 특히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는 경우 체온 조절 기능은 더욱 떨어진다. 이혜준 교수는 "나이가 들면 혈관도 함께 노화하면서 손발 끝까지 혈액을 원활히 순환시키는 기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 장애가 동반되면서 체온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사람에 비해 열 발산이 적고, 체온 조절 기능이 더 정교하게 작동한다. "나도 어릴 땐 저랬지"라는 말은 단순한 감상이 아닌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현상인 셈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4/16/202504160279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