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거한지 벌써 20일이 지났네요.
저는 실리콘은 없었고 코끝 연장했던 연골들 전체 제거했구요,
수술전 염증은 없었지만 너무 뾰족하고 부자연스러운 모양이 마음에 안들어서 몇년동안 고민하다가 비개방으로 제거했습니다.
비개방이라 연골 재배치 그런건 따로 못했구요, 코끝 묶기는 상황보고 해달라고 요청드렸었는데 결국 안(못?)했다고 하셨습니다.
나름의 수술후 변천사를 기록하고싶은데 사진을 안찍어놔서.. 아쉬운대로 봐주시고 조금이나마 후기가 도움 되었으면 해요.
1일차(수술당일) - 물렁물렁하고 퉁퉁했어요. 약간 얼얼하고 만지면 푸딩?같은 느낌이라 불안했지만 멍은 없었습니다. 비주(코 가운데 기둥)가 엄청 부어있어서 콧구멍이 완전 작아보였어요.
2일차 - 병원가서 잠깐 링겔맞고 코 안에서 피를 한움큼 뽑았어요. 푸딩같은건 없어지고 콧볼 윤곽이 아주 희미하게 보이고 비주가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3~5일차 - 코 가운데가 뚱뚱해지고 코 안에 솜뭉치같은거 꽉 채워놓은거처럼 됐어요. 완전 누가봐도 붓기 빵빵. 피부가 약간 누렇게 멍이 생겼었는데 붓기 있을때 모양 잡고싶어서 다른 병원에서 해주는거처럼 테이핑 해놨었더니 빨리 빠졌어요.
6~8일차 - 빵빵했던게 조금씩 빠지면서 살짝 정상인처럼 됐는데 이때도 테이핑 열심히 했어요. 코끝은 아직 꽤 높은 상태고 눌러보면 뭐가 들어있다기보단 그냥 붓기때문에 단단한 느낌?
9~15일차 - 9일차때쯤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테이핑이 약간 헐거워져있어서 뗐는데 확실히 붓기가 거의 빠져서 정상인처럼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땐 특별한거 없었고 그냥 화장도 하고 밖에도 막 다녔어요. 근데 코를 양손으로 집으면 가운데에 확실히 뭐가 들어있는거처럼 딱딱하고 아프고, 무엇보다도 콧구멍 안에 있는 녹는 실이 너무 따가웠던 기억이 강렬합니다...... 날이 추워지니까 콧물이 많이 나왔는데 코풀때마다 넘나 고통 ㅜㅜ 그리고 붓기 빠지면서 코끝이 더 낮아졌어요. 모태코처럼 살짝 매부리 느낌으로 코끝이 내려오기도 한거같아요.
15~20일차 - 별생각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터 코 중앙으로 땡기는 느낌이 들었어요. 거울 보니까 비주 부분이 오목하게 수축돼있는데 이게 말로만 듣던 수축기인가 싶네요. (콧볼이랑 나머지는 영향 X) 건조기에 돌린 야채같이 수분 쫙빠지면서 얇아지고 딱딱하고 섬유질이 강화된 그런 느낌? 이삼일전에는 돼지코 하면 잘 안됐고 진짜 다시 연골 넣은거처럼 딱딱한게 만져지는거같았어요. 지금도 돼지코 잘안되고 안에 딱딱한데 (3~5일차에서 붓기 딱딱이랑은 다르게 아예 뭐가 들어있는거처럼) 하루하루 지나니까 조금씩 풀어지는것 같네요. 의사선생님이 한달 후에 딱딱해질거라고 했는데 지금이 그건지, 한달후에 또 딱딱해질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모양때문에 수술한거라 다시 코가 자연스럽게 작아져서 만족하고있어요. 완벽한 모양은 아니지만 애초에 완벽한것보다 자연스러운 모양이 되고싶어서 제거한거기때문에 이런저런 변화가 크게 신경쓰이진 않네요. 지금도 거울 보면서 아 코끝 높이는 3일차에서 멈췄으면 딱인데. 이런 생각 하지만 앞으로 절대 코수술 할일은 없을거같아요.
맨날 보는 가족들도 3일차부터는 차이 없다고했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수술한줄도 모르길래 그냥 이런 미세한 모양변화는 나만 아는거구나 싶어요. 처음에 상담할때도 그랬고 성예사에서도 몇몇 분들이 그러셨던거처럼 진짜 모태코랑 수술코의 중간정도 느낌이예요. 아무래도 뭐가 들어있다가 사라져서 그런지 모태코보다는 좀더 축소되고 수술코보다 높이가 확실히 낮아졌어요. 코끝은 붓기 빠지면서 살짝 쳐지고있는데 지금 비주가 수축돼서 더 그렇게 보이는거같기도 하구요. 생각보다 아직은 옆으로 많이 퍼지진 않았네요.
사실 20일차면 아직 회복 초기이니 계속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아마 점점 모태코 방향으로 변할거라고 생각해요.
노랗게 멍들었을때나 갑자기 땡기면서 수축기 왔을때 조금 놀랐는데 성예사에서 다른분들 후기도 보고 글써서 답변도 받고 하다보니 불안한 마음에 위안이 많이 됐어요. 그리고 지나고나서 보니까 그냥 회복 과정에서 생기는 별거 아닌 일들이었네요.
그럼 여기까지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