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이나 푹 꺼진 부위 등에 피부와 유사한 성분을 주사해 볼륨을 채워주는 필러 시술. 주사 한 번으로 미용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인기를 끌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필러 시술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피부가 괴사하거나 시력을 잃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최근 각국에서 필러 시술이 증가하는 가운데 불법 유통∙판매도 끊이지 않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방송사인 NBC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주 검찰은 중국∙브라질에서 수입한 쥬비덤(필러의 일종) 등을 불법 유통∙판매한 30대 남성을 기소할 예정이다. 지난 8월 현지 언론인 뉴스위크는 미 피부외과학회∙레이저의학회 소속 의사 회원 중 39.7%가 위조된 필러 주사제로 인해 부작용을 겪은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전문의들이 가장 먼저 손에 꼽는 필러 시술의 부작용은 피부 괴사다. 특히 코의 피부가 괴사하면 코를 재건하는 수술을 여러 번 해도 회복이 어렵다. 코 세우려다 코가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셈이다. 코의 피부가 괴사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다른 곳과 비교해 혈관이 가늘고 수가 적어 혈관으로 필러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필러 ‘이 부위’ 주사하면 시력 상실 위험↑…피부 울퉁불퉁해지기도
더 치명적인 부작용은 시력 상실이다. 필러가 눈의 신경과 이어진 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14년부터 눈 주변과 미간 부위의 시술을 권유하는 광고에 대한 행정처분, 고발 등의 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필러 시술에 따른 부작용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염증과 붓기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필러 성분으로 사용 중인 히알루론산과 콜라겐 등은 이물질에 해당된다”며 “이물반응때문에 염증과 붓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불결한 환경에서 필러 시술을 받으면 감염으로 인해 이런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술한 뒤 얼굴의 피부가 울퉁불퉁해지는 부작용도 다반사다. 피부 저항 탓에 시술할 때 같은 압력을 가해도 볼륨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필러 시술을 받으라고 강조한다. 필러의 양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서 투입해야 하는데 경험이나 해부학적인 지식이 적으면 시술 시 출혈 등이 발생해 양 조절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필러, 얼굴에만 시술해야…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 쉽지 않아
필러를 신체 부위에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도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필러 시술은 얼굴의 주름을 개선하는데 대해서만 허가됐다. 그러나 유방과 엉덩이, 종아리 등의 볼륨 증대와 손, 발 주름 개선 등에도 필러 시술이 실시되고 있다.
필러 시술에 따른 많은 부작용에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의사 면허만 따면 누구나 필러 시술이 가능해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수련 경험이 풍부해 적당량의 필러를 주입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갖춘 전문의를 택하는 것, 시술 전 기저질환과 알레르기, 시술 이력이나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고지하는 것도 소비자의 몫이다.
시술 전에 발생 가능한 합병증(피부 괴사와 시력 상실 등)과 시술 받을 제품의 종류∙용량, 허가 사항 등 내용을 의사에게 물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사실상 필러 시술에 따른 많은 책임이 소비자에게 전가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필러 수요가 나이와 상관없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가 의료진에 대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