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를 이식한 각막을 통해 간의 건강 상태를 엿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세포가 눈 홍채에 달라붙은 상태에서 혈관과 신경을 공급받으면서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방 섭취 등으로 인체에 일어나는 변화를 각막에 이식된 간세포에서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아 모루치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간세포의 작은 3D 배양체를 눈의 앞쪽에 이식해 간의 변화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간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유병률은 최근 젊은 사람들과 비만인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지방간과 제2형 당뇨병이 있다. 각각 간과 췌장이 조절하는 지질대사와 혈당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다.
앞서 연구팀은 쥐의 눈 앞쪽에 다양한 세포와 장기유사체(오가노이드)를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눈에 세포를 이식하면 침습적 시술 없이도 신체 변화에 따른 세포의 영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이 일종의 '건강의 창'이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선 3차원으로 배양된 간세포인 '스페로이드'를 눈의 앞쪽에 이식했다. 이식된 스페로이드는 일반적인 간세포처럼 기능했다. 예를 들어 고지방 식단을 섭취했을 때 일반적인 간에 담긴 세포와 같은 방식으로 지방이 저장됐다. 지방간 질환의 위험성을 가늠하는 표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안구에 이식된 스페로이드가 비만, 제2형 당뇨병, 지방간 질환과 같은 각종 대사 질환에서 간의 역할을 살피는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질병 메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해 침습적인 방법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안구의 세포를 통해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간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세포 수준에서 지방간의 발달을 관찰하고 다양한 약물과 치료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4/0000025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