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가 들어 쇠약해지고 노쇠하면 결국 사망한다. 그런데 자연사하기엔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원인은 유전자보다 환경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수면, 흡연, 스트레스 등 환경 요인을 개선하면 사망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오스틴 아르젠티에리 미국 MIT·하버드 브로드연구소 의료·인구유전학프로그램 연구원 연구팀은 환경이 유전자보다 조기 사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제시하는 조기 사망 기준은 '75세 이전 사망'이다. 2022년 기준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78.3세다. 연구팀은 조기 사망 기준을 설정한 뒤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50만명의 설문조사 결과와 질병 및 사망 데이터를 살폈다.
연구팀은 우선 데이터를 통해 소금 섭취, 동거인 유무 등 총 164가지의 환경 요인을 수집했다. 그 다음 혈액 내 단백질 수치를 기반으로 생물학적 노화와 관련이 있는 환경 요인 25가지를 추렸다. 여기엔 출산 전후 임산부 흡연처럼 어린 시절 노출되는 환경 요인과 고용 여부, 가구 소득 등 성인이 됐을 때 노출되는 환경 요인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25가지의 환경 요인 중 개인이 스스로 환경 요인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이 23가지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인이 스스로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조기 사망 위험률이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이유는 연령 및 성별의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연령 및 성별은 50%, 25가지 환경 요인은 17%, 22가지 주요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요인은 2% 미만으로 조기 사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개인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접하는 모든 환경 요인을 의미하는 ‘엑스포좀(exposmome)’이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엑스포좀은 일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폐, 심장, 간 등에 발생하는 질환은 유전자보다 외부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다만 유방암, 전립선암, 치매 등과 같은 일부 질환은 유전자 영향을 더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환경 요인이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며 "유전자가 곧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오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출처
SUNGYE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