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음 주면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그동안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야외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모든 장소에서 일괄적으로 착용하도록 하는 지침은 오히려 진짜 중요한 방역수칙을 간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
바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다가 실내에 들어오면 벗는 사람들이 많다. 바깥에서 열심히 쓰다가 정작 감염 위험이 높은 실내에서는 미착용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하버드대가 발표한 연구와 맥락을 같이 한다. 해당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감염 가능성이 높은 가족, 친구 등과 밀접해있는 환경에서 가장 감염에 대한 위기감을 못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강조되다보니 가족이나 친구, 동료보다는 바깥에서 낯선 사람에 의해 감염될 위험이 높다는 편견이 형성된 것이다.
가족·친구와 있는 실내는 안전…낯선 사람에게 감염될까 걱정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과 스위스 로잔느대 공동연구팀은 감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슈퍼마켓이라는 동일한 장소에서 가족, 친구, 동료, 계산원, 낯선 사람들과 밀접해 있는 상황을 제시했다. 그리고 각각으로부터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평가해보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가족과 친구를 낯선 사람보다 현저히 감염 위험도가 낮은 인물로 평가했다. 계산원은 낯선 사람 다음으로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저녁 식사에 초대받았다고 가정하고, 친구와 낯선 사람들이 섞인 테이블 자리에서 어디에 앉을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실험참가자들은 낯선 사람보다는 친구 옆에 앉겠다고 답했다. 이는 친구가 편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연구팀이 코로나와 연관 지어 질문한 결과, 참가자들은 친구보다 낯선 사람이 더 감염 위험이 높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낯선 사람이 감염 위험 요인” 편견 갖는 이유
연구팀은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를 통한 감염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는 가까운 사람들에 의해 감염이 많이 발생하지만, 상대에 대한 익숙함과 신뢰로 감염 위험을 잊게 된다는 것.
사회적 상호 작용에 대한 욕망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일상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유지한다. 그런데 친밀한 사람들로부터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소통의 기회가 줄어든다. 따라서 낯선 사람들을 감염 위험 요인으로 설정하게 된다는 것.
선행 연구를 통해 이 현상을 해석하는 방법도 있다. 앞선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우월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나와 내 가족, 내 친구들은 주변의 낯선 사람들보다 감염병에 잘 대응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 해석은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강제화한 부분이다.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갑갑하기 때문에,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실내에서 벗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실내가 감염 위험이 낮다는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외에서 일괄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지침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현재의 코로나19 사태, 또 향후 발생하는 또 다른 감염병에 대응하는 전략을 짜는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았다. 감염 가능성이 낮은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가까운 사람들과 모여 있는 실내 공간에서는 마스크 미착용, 음식 공유 등에 관대해지는 현재의 인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출처 : https://kormedi.com/1392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