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카메라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의 얼굴사진이 실제 얼굴과 다른 왜곡을 발생시켜 불필요한 성형수술을 부추기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실제의 왜곡된 복제품(시뮬라크르) 때문에 실제가 뒤바뀌는 웃지 못 할 현상이 얼굴성형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성형외과학회(ASPS) 학회지인《성형외과학》4월호에 실린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UTSW)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더불어 셀카가 증가했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 ‘좋아요’ 클릭을 원하는 수백 만명의 사람이 매일 셀카로 찍은 자신의 얼굴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는 달리 스마트폰 셀카 사진은 얼굴의 특징을 왜곡한다. 그리고 그 매력적이지 않은 결과물이 성형수술에 대한 갈망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4세~62세인 30명(여성 23명 남성 7명)을 대상으로 3가지 방식의 사진을 찍었다. 이중 7명은 성형수술을 받거나 성형주사 시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1장의 사진은 1.5m 거리를 두고 표준 DSLR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었다. 다른 2장의 사진은 스마트폰 셀카 사진이었다. 하나는 팔꿈치를 구부리고 정면에서 찍은 셀카와 비슷하도록 한 발 거리(30㎝)에서 찍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팔을 들고 손목을 구부려 찍는 셀카와 비슷하게 45㎝ 높이에서 찍은 것이다.
3장의 사진은 모두 동일한 조명과 동일한 신체 위치에서 촬영됐다. 연구진은 이우 이 사진을 분석했다. 실제 얼굴을 왜곡하는 비율은 5~10%가 됐다 연구책임자인 바르디아 아미르락 UTSW 교수(성형외과)는 “예를 들어 일반 사진에 비해 셀카 사진의 코 길이가 더 길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코 밑부분과 얼굴 넓이의 비율이 셀카 사진에선 감소했다. 턱의 길이는 일반사진에 비해 셀카사진이 더 짧았다”고 말했다.
일반 얼굴 사진에 비해 30㎝ 거리 셀카 사진은 코가 6.4% 더 길어 보였고, 45㎝ 거리 셀카 사진은4.3% 더 길어 보였다. 30㎝ 셀카는 또한 턱 길이를 12% 감소시켰다. 이로 인해 피험자의 코 길이와 턱 길이 사이의 비율이 17% 증가했다. 또 셀카는 전체적인 얼굴 넓이 대비 코의 밑부분이 넓게 보이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장의 사진을 비교한 참가자들은 셀카 사진의 문제점을 바로 발견했다. 코의 외모에 대한 평가에서 표준카메라 사진은 30㎝ 셀카 사진이 비해 호감도가 평균 약 9% 올라갔다. 45㎝ 셀카와 비교해서도 거의 6%가 증가했다. 많은 참가자는 전통적 사진 속 자신의 얼굴이 좀 더 비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스마트폰 셀카가 성형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의 자신감을 얼마나 약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아미르락 교수는 밝혔다. 한 예로, 그는 셀카 왜곡이 “개인의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셀카 사진 증가와 코 성형 수술 요청 증가 사이의 분명한 관계를 발견했으며 이는 특히 젊은 층에서 더욱 두드러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이후 소셜 미디어 상의 외모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성형수술을 요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으며 성형수술을 결정할 때와 수술 후 결과를 평가할 때 셀카 사진에 의존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텍사스의 성형외과의사인 새뮤얼 램 박사는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임상에서 이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셀카를 많이 찍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외모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면서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줌 화상회의가 증가하면서 성형외과를 찾은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내 역할이 셀카 사진의 이미지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거울에 비쳐 보이는 그들의 코를 고치는 것임을 차분히 설명해주고 신중한 선택을 하게 해줘야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lww.com/plasreconsurg/Fulltext/2022/04000/Size_and_Perception_of_Facial_Features_with_Selfie.15.aspx)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https://kormedi.com/1391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