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 동창은 겨울철에 발생하는 한랭 질환이다. 보통 영하의 추위에서는 동상, 영상 5~10도의 기온에서는 동창이 발생한다. 초기 증상은 간지러움과 무감각인데 대수롭지 않다고 여겼다가 기온이 낮아질 때마다 재발하거나 감각이 이상해질 수 있다. 잘못된 방법으로 대처해도 마찬가지다.
동상은 기온 및 야외 활동과 관련이 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동상 환자 수는 유난히 추웠던 2016년과 2018년에 1만명 가까이 발생했다. 비교적 따뜻했던 2017년과 2019년엔 각각 7272명, 537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어든 2020년엔 3792명이 동상에 걸려 4년 동안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올해, 동상 환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찬바람은 체열을 빼앗는다. 우리 몸은 더 이상의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가까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을 줄인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신체 말단부에 도달하는 혈류량까지 줄어든다.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은 “신체 조직은 90%가 수분으로 돼 있는데 혈류가 도달하지 못해 얼어서 괴사하는 게 동상”이라며 “주로 추위에 노출되기 쉽고,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손, 발이나 귀 끝 등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동상 증상은 얼마나 오랜 시간 추운 환경에 노출되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외관상 피부가 창백해지며 간지럽거나 따가운 느낌이 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각이 무뎌지는데 동상 환자의 75%가 무감각을 호소한다. 이후 통증과 함께 물집이 생기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조직이 죽고 피부가 검게 변하는 ‘괴저’가 나타난다.
동상이 특히 위험한 환자들도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먼저 당뇨병은 가만히 있어도 혈류가 신체 말단까지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동상에 걸리면 괴사까지 훨씬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동상은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신호다. 박억숭 센터장은 “동상을 유발할 정도의 추운 환경은 몸 곳곳의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이 심장으로 몰리게 한다”며 “이러면 혈압이 급증해 심근경색이나 뇌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상은 초기 대처가 핵심이다. 적확한 방법은 신속하게 따뜻한 곳으로 이동한 다음 체온보다 살짝 높은 36~38도의 물에 30분 정도 동상 부위를 담그고 있는 것이다. 감각이 없을 가능성이 커서 동상 부위를 불이나 난로에 쬐었다가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핫팩 사용도 자제하는 게 좋은데 일부 핫팩은 온도가 70도까지 올라 저온화상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동상 부위를 비비거나 마사지하는 것도 피한다. 조직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동상은 예방이 핵심이다. 피부가 외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부위만 줄여도 위험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결국 동상은 찬 공기와 따뜻한 피부가 직접 닿아서 열을 교환하는 것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야외 활동을 할 땐 방한대책을 충분히 세우고 젖은 의복은 즉시 갈아입는다. 당연히 너무 추운 날에는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한편, 동창은 동상의 전단계라고 볼 수 있다. 박억숭 센터장은 “동창은 차고 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국소 염증반응으로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공간으로 들어갔을 때 얼굴이 벌겋게 보이는 것도 동창”이라며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지만 무감각이나 저릿한 느낌이 오래 가면 신경이 손상됐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병원에 방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