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위험요인 '신체활동 부족' 2위로 내려가…3위는 '낮은 교육수준'
美 연구팀 "비만환자 신경세포, 뇌 손상이나 세포 손실에 더 취약"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비만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특히 중년 비만이 문제다.
2일 해외 과학매체인 사이언스얼럿은 지난 10년동안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히던 신체활동 부족이 비만에 이어 두 번째로 밀려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의 해당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자마'(JAMA Neurology)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는 치매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종류다. 뇌에서 과다 생산·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로 만들어진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이 발병 원인으로 꼽히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발병 후 진행을 막는 치료법도 아직은 없다.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주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유전적인 요소가 크지만 잘못된 식단, 고혈압, 우울증, 흡연, 잇몸병 등을 비롯해 수많은 환경적인 요인이 영향을 준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통제 가능한 위험요인 중 가장 발병 위험이 큰 원인은 신체활동 부족이었다. 우울증과 흡연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체활동 부족은 이제 비만에 이어 두 번째로 밀려났다.
연구팀은 또 신체활동이나 비만 등은 관리하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이런 요인들이 해마다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청력 손실은 최근에야 알츠하이머의 위험요소로 추가됐다. 또 중년 이상 나이에서 비만인 비율은 지난 2010년 이후 2배가 넘게 증가했다. 반면, 신체활동이 부족한 사람과 흡연 비율은 지난 몇 년동안 계속 줄었다.
연구팀이 성인 37만86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환자 중 연관성이 가장 큰 요인은 중년비만(17.7%), 부족한 신체활동(11.8%), 저학력(11.7%) 등 이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발병 위험이 컸으며 인종별 차이도 있었다.
다만 문화권마다 비만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었다. 중국과 유럽에서는 낮은 교육수준과 신체활동 부족이 비만보다 더 알츠하이머 발병과 연관성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위험 요인이 자체 조사결과를 통해 얻은 만큼 완벽하진 않지만, 일반적인 추세를 보여주기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중년에 비만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발병으로 직접 이어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 어느 정도는 알츠하이머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중년의 비만이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020년 영국과 핀란드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인 사람은 뇌 손상이 발생했을 때 신경조직이 더 취약했다. 특히 이런 변화는 기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위에서 발생했다.
비만 환자가 체중이 줄면 뇌의 피질 부위가 비만이었을 때보다 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을 감싸고 있는 신경세포 집합이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신체활동이나 운동을 적게하고 건강하고 저렴한 식품에 접근이 제한적인 사회 경제적, 문화적 또는 환경에 있는 사람은 다른 집단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더 컸다.
연구팀은 "미국의 경우, 정책입안자, 의료진 등이 중년비만 환자뿐 아니라 신체활동이 부족하거나 교육 수준이 낮은 고위험군에 초점을 맞춰 알츠하이머 예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6552567?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