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행복한 연장을 위해 미래 소중한 자원을 만들어 내는 인체유래물 연구를 아시나요.”
생소한 단어일 수 있지만 인체유래물 연구는 질병을 미리 예측·대응할 수 있어 주목받는 분야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인체유래물은행(Biobank)’의 연구원들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신종 바이러스와 희귀 질병 등에 맞서기 위한 자료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오전 순천향대 부천병원. 별관 지하 2층으로 내려가니 영화 속 방호시설을 연상케 하는 ‘인체유래물은행’이 보였다. 인체유래물과 유전정보, 역학·임상정보 등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가로 6m, 세로 7.5m 규모의 ‘인체유래물 저장실’이 그 핵심이다. 영하 196도를 유지하는 액체질소탱크 2대, 영하 80도 초저온 냉동고 11대 등이 설치돼 있다. 이 탱크에는 수술 후 나온 세포조직이, 냉동고에는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혈장, 소변, 체액 등이 보관된다. 이 물질들은 종류별로 1.8㎖씩 나눠 보관되고 수술 부위 등 신체조직의 경우, 액체질소탱크에 들어간다.
이곳의 인체유래물은 23만8천여개로 2008년 이후 1만5천500여명의 기증자에게서 나온 각종 질병 정보가 담겨 있다. 지난해에도 1천635명에서 1만9천610개의 종류별 검체가 만들어졌다.
인체유래물 연구는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시작한다. 환자들의 성별과 거주지, 질병 상태 등에 더해 환자의 약물 복용력, 가족력, 임상검사 등에 따라 수백가지에 달하는 인체유래물 정보는 모두 ‘인체자원정보관리시스템’에 등록된다.
순천향대의 인체유래물은행과 같은 연구기관은 지난 3월 말 현재 전국에 617곳이 운영 중이다. 경기지역에는 국립암센터, 녹십자의료재단 등 126곳이 등록돼 있다.
이들 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다양한 환자들에게서 나온 정보는 한 곳으로 모인 뒤 소중한 연구자원으로 사용된다.
희소질환이나 유전병, 치매 등의 원인 분석부터 변이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신속히 대처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자료가 준비되는 셈이다. 우리 몸에서 나온 인체유래물로 후세의 건강한 삶까지 보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만5천여개의 인체유체물이 임상·역학·유전정보 등 465개의 보건의료 연구과제에 활용된 결과, 16건의 특허 성과와 136건의 논문이 만들어지는 등 질병 예방·대응을 위한 각종 연구자료가 축적됐다.
박춘식 순천향대 부천병원 인체유래물은행장은 “우리 몸에서 나온 유래물은 각각 저마다의 지역, 습관, 유전관, 질병 등 특정 정보를 담고 있고 이를 분석하면 예상치 못한 질병도 예방하거나 치료제까지도 빨리 개발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출처: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13580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