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달 반 전에, 브로커 많이 없고 자연스럽게 잘 해주시기로 소문난 병원에서 코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병원 이름은 묻지 말아주세요 ㅜㅜ 괜찮은 병원입니다 이 병원 실패후기를 본 적이 없어요)
첫수술은 지방의 이름 모를 후진 병원에서 했고
결과물은 만족스러웠으나 콧구멍 안쪽으로 실리콘이 삐져나오면서 코 모양에 변형이 와서 어쩔 수 없이 감행한 재수술이었어요.
결과는 망했습니다.
기능을 거지같이 만들었다거나 콧구멍을 찌그러트렸다거나 괴물코로 만들었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안전함을 추구하시는 원장님이고 확실히 실력은 있으신 분이라서 제 코를 실력이 모자라서 망쳤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제가 원장님을 너무 믿어서인지...)
단지, 코끝이 제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과하게 올라갔고, 코 끝이 휘었어요.덕분에 콧구멍이 짝짝이고요. 콧대는 낮은데 코끝만 엄청 높아서 옆에서 보면 정말 부담스러운 얼굴이 되었습니다. 앞모습도 코끝을 너무 올린 바람에 과하게 좁아져서...찝힌코는 아닌데 찝혀보이는 아이러니한 코가 되었죠.. (코끝 연골 묶기를 안 했으니, 찝힌듯한 모양이 된 건 콧날개에 비해 코끝이 과하게 올라와있어서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제 수술 실패가 원장님의 실력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요.
첫번째로, 정면보다 살~짝 측면에서 봤을 때 콧구멍 모양의 대칭이 완벽하기 때문이에요. 코끝이 그 방향으로 휘어있는데, 제가 추측하기로, 원장님이 살짝 측면이 정면인 줄 착각하고 수술하신 것 같습니다. 제 추측이지만요.. ㅜㅜ(그러길 빌어야죠)
두번째로, 코끝이 과하게 높게 된 건, 제가 평소에 의식하지 않으면 입술이 말려올라가서 심하게 돌출되어 있거든요. 평소엔 입 안이 말라서 의식해서 입술을 꾹 닫고있는데, 마취된 상태에서 입을 닫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코끝을 제 튀어나온 입술에 맞춰 높게 세워주신 것 같아요. 튀어나온 입술이 불러일으킨 재앙이라고 할까요...ㅋㅋㅋㅋ
세번째는, 첫수술 때문에 콧속이 엉망이어서 연골?같은게 끊어져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런 악조건 때문에 수술시간도 남들 두배는 걸렸고요. 저때문에 수술시간이 밀려서 아마 뒷순서 분이 많이 기다리셨을 거에요. 생각보다 수술시간이 오래 걸려서 선생님도 당황하신 눈치였으니.. 조급하셨겠죠.ㅜㅜ
이런저런 악조건으로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한달 반을 마음고생 하다가
망한 코 사진 병원에 보내드리니,
전화가 와서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고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드시는지 알 것 같다, 그부분 원장님도 인정하셨다 죄송하다. 하시면서 차후 재재수술을 책임져 주시려는 태도를 보이셨어요. 수술 잘 됐다고 니가 예민한 거라고 우기는 병원도 많다는데, 감사했죠. 어느 의사가 일부러 환자 코를 망치고 싶겠습니까.. 저는 의사선생님을 원망할 생각도 없고, 그저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인정하고 개선에 힘써주시길 바랬어요. 그래서 저런 답변을 듣고 감사했죠. 재재수술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생겼고요.
그런데 후기들을 찾아보니 실패한 병원에서는 또 수술하지 말라는 말이 많아서요.. 제 콧속을 가장 잘 알고계신 분이라 같은 원장님께 6개월 뒤 재수술 받고싶은데, 어리석은 짓일까요? 지금 제 코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계신 원장님인데도요? 재수술까지는 5개월이나 남았지만 벌써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