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요번에 N차 코수술하면서 성예사 자주 들어오게 되네.
토요일 아침이고 좀 여유있다 보니 좀 끄적일게.
성형수다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 성형 이제 처음 시작하는 예사들도 있고 거의 중독되다시피 한 예사들도 있고 그런데-
처음 시작하는 예사들은 진짜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 보여서 좀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아.
의식의 흐름대로 말할 거라 좀 두서없을 수 있으니 미리 양해바랄게.
일단 나는 외과적인 수술로는 눈, 코, 인중, 입꼬리, 광대, 턱 해봤고 시술로는 주사든 레이저든 안 해본 게 없네.
(신상 레이저 나오면 궁금해서 무조건 경험해보는 타입이고 벌써 성형의 역사는 한 15년은 된 거 같아.)
직업적으로도 외모로 어필하는 직업이 전혀 아닐 뿐더러 (뷰티쪽 전혀 아님)
이미 결혼했고 말 그대로 만인으로부터 예쁨 받아야 하는 나이도 아닌데
그냥 자체적으로 어릴 때부터 외모에 무진장 관심이 많아서 계속 관리하고 있어.
유지 관리하는 시술, 레이저만 해도 1년에 최소 천만원은 쓰는 것 같아.
돈이 차고 넘치는 건 아닌데 사실 다른 거에 물욕이 없긴 해서 ㅎㅎ
윤곽수술 같은 경우는 솔직히 부작용을 당하지 않는 이상 좀 아쉽다는 불만족으로 다시 재수술 하는 경우는 드물어.
윤곽 재수술은 보통 기능적인 부작용으로 고통당하면 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 (턱관절 장애 등)
나 같은 경우는 모든 수술을 다 따로 따로 했어 ㅋㅋ 같이 한꺼번에 한 수술이 없고 턱 했으면 1년 있다가 광대하고 이런 식.
그래서 병원도 전부 다르고 원장들도 다 다르고 성형의 역사가 오래됐다 보니까 내가 했던 원장님들 중 은퇴하신 분들도 많고
해외 나가신 분도 있고 ㅋㅋㅋ 그런 분들도 많네. (생각지도 못했는데 문득 생각나서 찾아보니...그래서 나한테 정보 물어봤자 별 도움은 안돼)
난 모든 수술이 그래도 평균적으로 다 잘된 케이스에 속하는데
살성 자체는 약하고 피부가 얇아서 멍이 엄청 잘 드는데도 그나마 회복력은 굉장히 빠른 편이야.
같은 병원, 같은 원장에게 받아도 누구는 부작용이 생기고 누구는 완전 대박 케이스가 많은데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본인 문제도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해. 내 말은 부작용 터지면 으레 병원 잘못이라고 다 생각하는데,
의사는 수술한 그 당일 결과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수술하고 하루만 지나도 자기 수술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나오는 거고
그 이후는 자기 관리 차원으로 넘어가서 진짜 진짜 진짜 열심히 관리해야 해.
내 말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수술받은 직후 자기 마음대로 막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생각해보면 성형'외과'이고 칼 들고 째서 다 후벼놨는데 그걸 단 며칠 만에 좋아지길 바라는 것도 완전 욕심이잖아?
특히 뼈 건드는 수술은 더 하지. 우리 하다못해 팔 부러져서 깁스를 해도 3개월은 족히 기다리고 관리해야 해. 재활도 물론이고.
수술 직후에 일주일도 안됐는데 성형 전에 평소 하던 행동들 모두 다 하려고 했다가 무리가서 염증반응 오게 하는 거 진짜 무모하지.
성형에 발 들이는 순간 진짜 최소 6개월을 관리 끝판왕으로 지내야 한다.
수술 2주 전부터 진짜 잘 챙겨 먹고 잠도 잘 자고 스트레스 관리 잘해야 해.
비싼 돈 주고 마취하고 살까지 쨌는데 내 몸이 얼마나 힘들겠어.
몸 상태가 수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는데 그 상태에서 수술 후 부작용 오면 나만 개고생이잖아.
(특히 수술 직전, 직후에 음주하고 담배피는 예사들 제발 정신차려라.)
결론은 뭐다? 수술하고 나면 끝이 아니고 수술직후부터가 진짜라는 거.
평생을 관리해야 해. 자기 관리에 따라 보여지는 수술 흉터도 거의 안 보이게 할 수 있어.
내가 한 수술 중에 후회하는 수술은 딱 하나 인중이긴 한데. 후회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보통은 수술 흉터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 받아하거든.
인중수술 하면서 흉터도 흉터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인중이 줄어들면서 예뻤던 코받침이 밑으로 딸려붙고 중안부가 더 길어지는 바람에 그게 신경쓰여서 요번에 코를 다시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구. 그러니 수술도 전반적인 나의 눈코입 얼굴 배치를 생각하면서 할 것!
그치만 관리를 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그 흔한 인중수술흉도 진짜 거의 안 보이게 돼. 나는 그거에 감사하고 있어.
그리고 남 시선 의식 많이 하면서 예쁜 거에 관심 많은 예사들은
눈이나 코, 보형물 넣는 수술의 경우(코, 귀족, 가슴 등) 앞으로도 기본 2-3번은 하게 될 거다.
왜냐면 우리는 노화를 직격탄으로 맞는 불완전한 인간이니까 ㅋㅋㅋ
우리 몸이 중력받아서 계속 처지면 그때 당시 아주 만족했던 쌍커풀도 점점 쳐지고 그럼 또 할 수 밖에 없거든.
그런 노화의 상황을 무던히 버틸 수 없는 예사들은 또 신경쓰여서 수술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어.
코도 마찬가지. 20대 초에 예뻤던 코 모양이 노화를 맞으면서 점점 변해가고 그리고 코를 만들면서 들어가는 재료들이 인공적이다보니 우리 몸이 늙으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언제 염증반응이 날지 모르는 거거든.
그니까 가슴이나 귀족 같이 보형물 넣는 것도 보형물은 그대로인데 우리 살이 자꾸 노화에 따라 바뀌고 쳐지니까 계속 모양이 변할 수 밖에 없어.
지방흡입이나 지방이식도 진짜 신중하길 바라. 모든 수술은 흔적이 남는다. 건강검진 받을 때마다 아마 신경쓰일거야.
나중에 정말 건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해당 부위가 초음파로 잘 보이지가 않아서 외과적인 수술로 다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어. 요즘 지흡, 지이 정말 흔하게 생각하던데 내 경험상으로는 진짜 위험한 접근이라고 생각해.
특히 원래 있는 걸 빼버리는 수술은 더욱 그렇지. 살이 거기 있는 이유가 있어.
심부볼 지방이나 눈두덩이 지방이나 어릴 때 통통해보인다고 빼버리면 앞으로의 10년 뒤의 모습을 버리는 거랑 마찬가지.
10년 뒤쯤엔 거기가 휑해져서 또래보다 더 늙어보이게 되고 그럼 또 그때 가서는 지방 넣는다 그러겠지.
그때 가서 지방 넣는 건 또 흉이 지고 자연스럽지도 않을 거고.
내가 성형으로 몇 천 앞으로 계속 쓸 생각이 없으면 기본 쁘띠 시술로 만족했으면 좋겠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ㅋㅋ 이만 줄일게.
궁금한 점 있으면 내가 아는 선에서 성심성의껏 답변하도록 하고 마지막으로,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성형수술로 극복하려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길 바라.
성형수술로 절대 극복이 안될 뿐더러, 자기 혐오만 더 심해질 뿐이니까. 무슨 말인지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