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여기 저기 가려워 긁는 사람이 많아진다. ‘가을의 불청객’ 피부건조증 때문이다. 가려운 팔과 다리를 긁다보면 하얀 각질이 생기면서 염증이 생기고 피부까지 딱딱해지곤 한다.
인체의 피부에 적당한 대기 중 습도는 60~70%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대기 중의 수분 함량이 60% 이하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피부의 수분도 빠져 건조증세가 온다. 난방이 가동된 실내도 사정은 마찬가지. 심지어 난방을 많이 하는 집안이나 사무실에서 오래 있으면 밖의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는 것보다 피부가 더 손상된다는 미국 대학의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주홍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70년대 이후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고 사무실 공간이 중앙집조식 공조시스템을 사용함에 따라 대부분의 생활 및 업무 공간이 고온 건조하게 돼 피부 건조증세가 만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승호 S&U피부과 원장은 “실내난방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는 사람 대다수가 팔, 다리에 피부건조증을 앓고 있다”며 “실내 평균 습도가 20% 이하로 떨어질 경우 피부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각질이다. 각질은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가 변한 것이다. 이 각질층이 과도한 때 밀기 등으로 파괴되면 피부를 통한 수분손실이 15배에서 최고 20배나 증가하게 돼 가려움증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제 때 제거하지 않으면 피부 톤이 칙칙해지거나 잔주름이 두드러져 보이게 된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피부 부위별로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얼굴 때수건으로 밀면 더 늙어보여=얼굴에 두껍게 쌓인 각질은 화장품 흡수를 방해하고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한편 노화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매일매일 각질을 제거하고 심지어 떼수건으로 얼굴을 벅벅 미는 것은 지나치다. 피부에 해가 된다. 주 1회 정도만 필링 젤이나 스크럽 제품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각질이 제거되도록 하는 것이 적당하다. 1주일에 1번 정도 수분팩과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주 씻다보니 더 갈라지는 손=자주 손을 씻다보니 ’어차피 크림을 발라봐야 또 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다. 하지만 씻는 횟수만큼 피부의 천연 피지막은 벗겨져 나가 트러블을 일으킨다. 손을 씻은 후엔 핸드크림이나 몸에 바르는 보습제를 손에서 팔꿈치까지 넉넉히 발라준다. 손이 트고 갈라질 때는 클렌징크림으로 손의 노폐물을 닦아낸 다음 각질 제거제로 손 피부의 묵은 각질을 제거한다. 팔꿈치에 까맣게 앉은 각질을 제거할 때는 스팀타월로 10~15분간 불린 뒤 스크럽제로 부드럽게 문질러준다.
▶발뒤꿈치 각질은 물에 불리지 말아야=발뒤꿈치 각질이 불필요하게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서 굳은살이 되는 것을 발뒤꿈치 각화증이라고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일 저녁 발을 씻고 난 뒤 풋케어 전용크림을 발라주는 게 좋다. 이미 각질이 생겼다면 각질제거기인 버퍼를 이용해 문질러 준다. 주의점은 발이 마른 상태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질이 물에 불어 있으면 죽은 세포 뿐 아니라 산 세포도 뒤엉켜 떨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간혹 손톱깎기나 손톱가위로 각질을 제거하는 사람이 있는데 세균의 감염이 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튼 입술 침 묻히면 더 건조해져=입술은 눈가처럼 땀샘과 피지선이 없고 각질층이 얇아 다른 피부에 비해 각질이 쉽게 일어나고 거칠어진다. 입술이 건조해지면 습관적으로 입술에 침을 묻히곤 하는데 이는 나쁜 버릇이다. 순간적으로 보습이 되는 느낌이 들지만 침이 증발하면서 수분 손실을 일으켜 입술이 더 건조해진다. 립글로스나 립스틱을 바르는 데도 입술 점막이 자극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입술이 트면 립크림, 바셀린, 오일을 바르고 손가락을 사용해 마사지를 하고 비닐 랩을 씌웠다가 약 15분 뒤 떼어내는 립팩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