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런 글은 너무나도 많고 나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연구한 사람들도 많아서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성형땜에 진짜 많이 고민하고 맘고생하는 사람도 커뮤니티에 많아보이더라구
난 얼마전에 수술을 했고 결과적으로 만족했어서(오죽하면 같이 살면서 감정 표현이라고는 절대 안하는 아버지가 부목 뗀 다음날에 이제 딸래미 몰라보겠다야.. 무신 탤런트같이 해놨네 라고 하심 ㅋㅋ;ㅋㅋㅋㅋ 어머니는 코수술 여러번 하는 사람들 많다 해서 걱정했는데 너무 잘됐다고 계속 하루에 한번씩 얘기하심..)
혹시나 조금이라도 도움될까봐... 내가 병원 골랐던 기준을 써보려고 해 재수는 나도 안해본 영역이라 ㅠㅠ 첫수 기준인걸로 생각해줘!
STEP.0 내 코에 관한 고찰
우선 내 얼굴 분석부터 들어간다
나는 왜 코를 하고 싶어하는가? 를 스스로 생각해보자
뭉툭해서, 콧대가 너무 낮아서, 코가 너무 커보여서, 코가 휘어서 등등 여러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진리
>>>>>>>>예뻐보이고 싶어서<<<<<<<<
이때문에 수술을 하는것이니 중안부 길이랑 내 코 모양을 파악해서 최대한 나랑 비슷한 중안부 길이, 얼굴 비율을 갖고 있는 연예인을 검색해본다
아이폰 사진 편집을 하면 비율도 어느정도 보이고 중안부 긴 연예인, 짧은 연예인 어쩌고 저쩌고 검색만 잘 하면 그런거를 정리해놓은 글이 좌르륵 나온다
여기서 내가 추구해야할 스타일의 연예인을 낙점하고 그 사람의 코 모양을 알아보자
직선 버선 반버선 직반 등등.. 무슨 유형인지 알아본다
연예인 코 중에 예뻐보이는 코 아무거나 주워서 내 코에 갖다 박으면 수술 결과가 좋을수도 있지만, 중요한건 그대로 갖다 박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며 진짜 그대로 됐다고 하더라도 내 얼굴에는 안어울리는 코라 너무 코만 보인다거나 성괴로 보일수도 있으니 꼭 분석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코수술은 망하면 재수 재재수 재재재수가 흔히 일어난다(여기 글만 봐도 알수 있는 사실)
STEP.1 손품팔기
0번에서 어느정도 내가 원하는 코를 정했다면 이제 손품을 팔아야 한다
직반이든 반버선이든 조금이라도 자연스러운 라인을 추구한다고 판단되면 검색에서 자연스러운 코 혹은 자연+코, 본인이 정한 연예인 이름+코 등의 키워드를 조합해 검색해보고 다른 사람이 써놓은 병원 리스트를 쭉 살펴본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당연히 어디든 브로커들이 많을테니 이상하게 댓글을 아침~낮에 줄줄이 비슷한 말투로 아이디만 다르게 비슷한 병원리스트를 여러개 달아놓은 댓글들은 조금 걸러서 보도록 하자
진짜 핫한 곳들이라 라인업을 그렇게 적은 것일수도 있는거겠지만 실제 검색해보면 신생축에 속하고 원장 초성으로 검색해도 후기가 잘 안뜨는 곳이거나 그 병원 리스트들이 똑같은 하나의 건물에 각각 다른층을 쓰는 곳이거나 암만 생각해봐도 구린내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병원 규모가 너무 큰 곳과 별점이 이상하리만치 낮은 곳도 피하도록 하자
대리/유령/사망 등의 논란이 있었거나 그런 논란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은 곳이라는 거고 그 위험을 나는 피할수 있을 거란 보장이 없다
설령 셋 다 아니라고 할지 언정 조금이라도 망한 구석이 생겼을때 상담을 요청하거나 항의를 하면 큰 병원들은 환자들도 그만큼 많은지라 원장이 너무 바빠서 얼굴 한 번 보는 것조차 힘들다
이러면 수술 후 관리는 잘 해주겠나?..
이 점들을 주의해 병원 리스트를 살펴보고 그 병원들을 일일히 다 검색해본 다음에 포토후기가 실제로 내가 원하는 코 모양에 가까운지, 생각보다 너무 자연스러운건 아닌지, 너무 화려한건 아닌지 등등을 따져보며 실제 발품(상담)을 뛸 곳을 결정한다
이때, 포토후기가 실제로 깔쌈하고 괜찮아보여서 '여긴 발품을 뛰어야겠어!' 라는 생각이 든 병원들은 포인트를 주고 프리미엄 후기를 돌려서 수술후기를 쓴 사람들의 평가 내용도 어느정도는 참고하자(맹신하면 안된다)
병원 초성이나 원장님 초성만 검색으로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이 과정에서 너무 많은 병원들을 찾으면 결정을 못해서 수술을 포기하는 상황이 오게 되니 발품팔 병원은 아무리 많아도 10군데를 넘기지 않는게 좋다
실제 상담을 가면 대기 포함해서 두시간 넘게 걸리는 곳도 있고 프리패스로 대기+상담이 한시간 안에 끝나는 곳도 있는지라 현실적으로 하루에 상담 가능한 병원은 2~3곳이다
그러니 10군데를 넘게 상담하면 매일 발품을 팔아도 일주일 가까이 상담만 해야 한다
만약 본인이 완전 백수라면 상관없지만 직장인이면 언제 상담 끝내고 언제 수술하나? 그리고 병원을 너무 많이 알아볼수록 결정장애가 와서 수술하기가 쉽지 않다
STEP.2 발품팔기(진짜 현장상담)
상담 갈 병원들을 추렸으면 상담을 가야지!
대망의 발품타임이다
원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정면 사진과 측면(옆모습) 사진을 모두 준비해서 내가 무슨 느낌을 원하는지 의사가 금방 알아차릴 수 있게 준비하자
또한 이 단계에 왔다면 손품을 통해 비중격이니 귀연골이니 늑이 어쩌고 하는 용어들을 이미 숙지한 상태일테니 본인이 무슨 재료를 원하는지도 상담가기 전에 정해놓자
대신 정해놓는다는게 '난 이거 아니면 안돼' 보다는 '최대한 이걸로 해줄수 있는 의사를 찾겠어' 에 가까워야 한다
만약 무보형물에 비중격+귀연골로만 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CT 찍어보니 비중격이 너무 작고 원하는 코가 화려한 코라 실리콘, 늑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다수의 병원에서 들을수도 있다
이때 본인 스스로가 내일 지구가 망해도 수술을 해야한다고 다짐한 상태라면 재료를 타협해야 수술이 가능하므로 상담가기 전부터 유연하게 생각하자
혹자는 '첫수에 늑 권하면 무조건 거르라던데 어떡함?' 이라고 물어본다
그런데 상담을 여러군데 다녔는데 본인에게 늑을 권하는 병원이 꽤나 많거나 반반정도라면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이 너무 화려하거나 코수술하기엔 이사람이 가진 재료(비중격/귀연골)가 모자라다고 생각해서 의사들이 진심으로 말해주는거니 거를게 아니라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이렇게 재료를 대략 정했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견적도 정해놓자
분명 상담간 병원들의 대다수는 상담 실장과 얘기할때 얼마까지 생각하시냐는 질문을 받거나 상담 전에 받는 설문지에 예상하는 견적을 쓰게 된다
견적을 말도 안되게 싼 값으로 마음속에 책정한게 아니라면 병원들이 어느정도는 가깝게 맞춰주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담실장이 당일 예약하시면 얼마까지 가능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에 현혹되지 말자
왜냐하면 내 경험상 여기서 입소문이 났거나 상담할때 분위기가 괜찮았다고 느낀 병원들은 당일예약 조건으로 할인을 더 해준다고 하지 않았음
그래서 덧붙이자면..
<상담 실장님 대면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자
이게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냐?
상담할땐 누구나 다 친절하다 하지만 거기에 속아서 예약금을 건다거나 이러지 말라는 뜻이다
예약금 걸고 갈때야 나중에 변심생기면 환불 다 해준다고 하지만 실제로 예약금 걸었던 것을 취소할 때는 그때의 모습과 180도 다른 표정과 어투로 안된다고 하며 한바탕 싸운 뒤에나 비로소 찝찝하게 환불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너스레를 떨면서 친화력을 막 뽐내다가 상담 어디어디 다녀오셨냐고 물어보고 어디를 또 갈 예정인지 리스트를 묻는 실장님들도 있다 그 중에서는 무슨 병원 원장님은 어떻다더라 이렇다더라 얘기하시는 분들도 계심
근데 그거를 철썩같이 다 믿지는 마라
A 원장님이 엄청 딱딱하고 강하게 얘기하신다던데.. 이러면서 은근히 타병원 내려치고 자기 병원 원장님 올려치기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실제로 A 원장님이랑 상담해보니 전혀 그런거 없었다
B 원장님 병원은 견적이 좀 비싸다고 하더라구요...ㅎ 라는 말 듣고 B 병원에서 상담해보니 크게 비싼것도 아니고 상담다닌 병원들이랑 가격대는 비슷했었다
상담시 경험한거랑 실장님들이 얘기한거랑 비슷하면 어느정도 새겨듣고 좀 다른거 같으면 내가 경험한걸 믿어라
아 그리고 원장님 대면할때는 질문을 많이 준비해놓자
<원장님 대면시>
나는 이런 스타일을 원하는데 내가 가져온 연예인 코랑 비슷하게 하면 어울리는지?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가려면 절골/콧볼축소가 필요한지?
(필요하다 하는 경우)안하면 느낌이 어떻게 되는지?
(예시로)켈로이드 피부인데 흉터 관리가 잘 되는지?
(자연/화려/자려 등의 이야기가 나올 경우)원장님이 생각하시는 화려or자연이 어떤 느낌인지? 내가 가져온 사진은 원장님이 생각하시기엔 화려인지 자려인건지?
등등.. 내가 원하는 바를 분명히 말하고 그에 맞는 질문을 준비해가야 한다
이렇게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원장님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와 동시에 내 피부상태를 체크하는지 안하는지가 꽤 중요하다
왜냐하면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말하고 아무리 그걸 이해했다고 해도 내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운 편인지/말랑하고 얇은 편인지에 따라서 그 스타일을 해낼수 있냐 없냐가 갈리는데 확인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된다고 하면 수술하고 나서 말이 달라질 가능성이 생긴다
단순히 포토샵 좀 슥슥 해준다고 혹하지 말고 내 얼굴을 보고 상태를 체크해주는 정성을 가진 의사분을 만나야 한다
덧붙여서 막상 실제로 상담해보니 포토후기랑 달리 원장님이랑 대화를 해보니 나랑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싶거나 이해를 못하는거 같으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한편으로, 상담을 하기 위해 기다린 기간에 비해 막상 상담하니 수술 가능한 날짜가 너무 널널하다던지 이런식으로 상담하면서 괴리감이나 인지부조화, 속칭 쎄함이 느껴지면 거기도 버려라
그리고 수술 날짜 체크하면서 원장님 수술 일정좀 볼수 있을까요? 했는데 스케줄 공개를 지나치게 꺼리면 대리 위험이 있으니 그런 곳도 버리자
또 스텝2 맨 처음쯤에 쓴거에 연장선상으로 말하는건데 다른 병원에선 다 안된다고 하는거 나는 된다하는 병원을 덥썩 믿고 수술하려고 하지 말자
진짜로 거기'만' 가능한 거일수도 있는데 안되는걸 된다고 해서 일단 수술하게 만들려고 하는 거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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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이라 포인트도 안주고 이렇게 긴 글을 누가 읽을까 싶기는 하지만.......... 한명이라도 이 글을 읽고 수술 결정하는데에 도움되길 바라면서 글 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