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취 안하고 국소 마취만 하는 곳에서 눈밑지 수술했었어. 근데 수술하는 내내 너무 불편하고 아픈거야. 불편한 느낌은 어떻게든 참았는데 중간중간 꼬집는 듯한 예리한 통증은 도저히 못 참겠어서 아프다고 얘기했더니 내 눈이 작아서 수술하기가 너무 힘들대 ㅋㅋㅋ 의사가 “아 눈이 작아서 수술하기가 힘드네. 환자분! 눈이 너무 작아요~”이러는데... 근데 나는 그와중에 의사 심기 건드리면 안될 것 같아서 웃으면서 비위 맞춰줬어..ㅎ 옆에 수술 보조 해주시는 분들은 이 상황 다 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니까 진짜 수치스럽더라.
그러고서 수술하는 동안 ‘학교 어디 다니냐, 전공 뭐냐, 왜 휴학했냐, 휴학하는 동안 뭐 했냐, 놀았냐’ 이런 식으로 계속 물어보더라. 참고로 나는 유학생이고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휴학했었다가 이번에는 비자 문제 때문에 잠깐 한국 들어왔거든. 근데 내 개인적인 얘기 굳이 하고 싶지 않고 너무 아파서 할 정신도 없어서 그냥 “코로나 때문에 휴학했어요. 휴학하고 일했어요~” 이런 식으로 대충 대답하고 넘어가려고 했어. 그랬더니 그럼 졸업하고 한국에서 일할 건지 그 나라 가서 일할 건지 물어봐서 그 나라 가서 일할거라고 했더니 그 의사가 “공부도 안 하는 애를 누가 써줘 ㅋ” 이러더라...;; (공부를 하는지 안하는지 니가 그걸 어떻게 아세요ㅅㅂ) 내가 기분 나빠서 대꾸 안했더니 그냥 장난친거니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래. 그러고서 자기 애도 그 나라에서 학교 졸업했는데 그 나라는 취업난 심한데 바로 취업해서 일하고 있다고 자랑하더라.
그 뒤로 수술하는 내내 쉴새없이 얘기하는데 그 내용도 별로 유쾌하지 않은 내용(특정 집단 사람 욕하는 내용)인데다가 너무 아픈 와중에 하는 말에 일일이 다 대꾸하느라 너무 힘들었어. 뭔가 전반적으로 좀 함부로 대해지는 느낌이었는데 내가 왜 돈내고 이런 취급은 받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수술하는 동안 여기 병원 선택한 거 엄청 후회함.
중간 경과 보러 갔을 때는 수술 부위에 대한 언급은 그닥 없고 자꾸 자기한테 눈수술도 받으라고 하더라. 수술하는 동안 그런 식으로 대해 놓고 내가 또 여기서 수술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건 뭔지 참...ㅋㅋ
아무튼 지금 수술한 지 일주일차인데 아직도 눈주변은 퉁퉁 부어있고 붓기 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눈밑 고랑이랑 퀭해보이는 건 수술 전보다 더 심해보여. 거울볼 때마다 자꾸 그 의사가 했던 말이 생각나고 그래서 좀 많이 우울하고 그러네. 코수술했을 때는 회복기간동안 이렇게까지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는데 이번엔 자꾸 부정적인 생각 들고 내 얼굴은 너무 싫고 좀 많이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