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테인먼트 ㅣ 이명구 임근호기자] '시청녀' 이지영의 진실? 솔직히 기자도 혼란스럽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조작이며,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모르겠다. 분명 이지영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자신을 미혼양육모 등 소외된 계층을 응원하는 '응원클럽' 또는 '자원봉사클럽' 멤버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이통사를 통해 서비스 되고 있는 모바일 섹시화보를 보면 그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기자가 이지영을 처음 본 건 지난 5월 24일. 한 매니저의 소개였다. 그는 "모델 활동을 하던 친구가 있다"며 "좋은 일을 하려고 하니 인터뷰를 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그렇게 만난 이지영은 "모델 경력은 있지만, 노출이 싫어 섹시컨셉은 아니다"고 말한 뒤 "앞으로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지영은 이어 "여성응원클럽인 '레드엔젤' 멤버로 활동하게 될 것 같다"며 "여성을 돕는 단체인데, 일단 월드컵때 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응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와의 두번째 만남은 5월 26일. 회사 옥상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이지영은 응원클럽 '레드엔젤'의 다른 멤버 3명과 함께 왔다. 이자리에서도 이지영은 '레드엔젤'의 순수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나는 모델로도 활동했다. 그리고 연기자 수업도 받았다. 하지만 월드컵 응원을 연예계 진출의 발판으로 삼지는 않겠다"며 당분간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물론 이 이야기는 후배기자에 의해 '응원그룹 레드엔젤, 한국 응원 댄스 보실래요?' 라는 기사로 6월 12일 출고됐다.
◆ 시청녀 탄생, "자고 일어나니… 떴다"
그랬던 그가 어느날 갑자기 '떴다'. 하루아침에 시청녀로 둔갑(?), 네티즌의 궁금증을 폭발시킨 것이다.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 기자는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시청녀 사진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미지의 주인공 시청녀가 바로 일전에 인터뷰 한 '레드엔젤'의 이지영이었기 때문이다. 곧바로 '레드엔젤' 측근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이지영 본인도 갑자기 일어난 시청녀 사건 때문에 황당해 한다"며 이지영의 입장을 대신 전달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지영은 갑작스런 유명세를 감당하지 못해 하루종일 울고 또 울었다. 특히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때문에 마음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는 "지영이가 본의 아니게 연예 기획사의 작품이라고 오해를 받아 속상해 한다"며 "기회가 되면 모델로 활동한 만큼 연예계 진출을 생각해 볼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맨 앞줄에 앉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회 소수자와 함께 하는 월드컵 '홍보영상'을 찍기 위해 홀트 아동 복지회 아이들과 시청광장을 찾은 것"이라며 "당시 모 방송사에서 우리 모습을 담기 위해 앞자리를 빼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레드엔젤'이란 이름이 붉은악마와 혼선돼 단지 월드컵 응원단체로 보여지는 것 같다"며 "클럽 이름을 '앙젤'로 바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더욱 전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청녀의 진실, "치밀한 각본 vs 우연한 계기?"
기자가 알고있는 시청녀의 진실은 여기까지가 전부다. 불과 며칠전만 해도 기자는 그들의 순수성을 의심해 본 적 없었다. 그간 시청녀를 둘러싼 수많은 진실게임, 즉 시청녀는 연예기획사에 의해 조작됐다는 의혹에도 불구, 그들이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레드엔젤', 아니 '앙젤'을 순수한 응원클럽이자 진심어린 자원봉사클럽이라고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시청녀의 등장은 잘 짜여진 '작품'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든다. 흔히 이야기하는 '짜고치는 고스톱' 말이다. 특히 지난 29일 이지영의 섹시화보가 '시청녀 섹시 폭주걸'이라는 이름으로 한 이통사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졌다. 과연 시청녀는 누가 만든 것일까. 정말 네티즌의 주장대로 의도된 상품일까. 그렇다면 시청녀가 얻는 이익은 뭘까 등등이다.
기자의 머리속은 복잡해졌다. 본인의 해명을 직접 듣고 싶었다. 시청녀와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연결불가. 측근에 따르면 네티즌의 악플을 견디다 못해 부모님과 고향으로 내려갔다. 휴대폰을 꺼놓고 조용해질 때까지 두문불출할 것이란 소문도 있었다. 처음 시청녀를 소개했던 모 매니저는 "어디까지나 이지영은 개인적인 관계로 알았을 뿐이고 도움을 주려했다"면서 "그밖의 활동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 급기야 섹시화보 등장, "최대 수혜자 누구?"
그렇다면 시청녀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일단 이지영 자신은 아니다. 시청녀라는 타이틀이 날개가 아닌 족쇄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지영 뒤에 기획사가 있다면, 기획사 역시 당장은 아니다. 대부분 네티즌이 시청녀를 누군가에 의한 의도적인 띄우기로 간주, 그녀의 연예 데뷔를 철저히 '감시'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통사와 모바일 업체는 다르다. 그들에겐 시청녀라는 이슈 자체가 매출이익이다.
기자는 이에 시청녀 섹시화보를 서비스 하고 있는 S모바일 업체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관계자는 시청녀의 탄생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펄쩍뛰며 부인했다. 그는 "이지영의 섹시화보는 지난 4월경 '모토바이크걸'이라는 컨셉트로 제작을 끝마쳤다"며 "갑자기 모델로 등장한 이지영이 시청녀로 관심을 끌어 서비스 명을 '시청녀 섹시 폭주걸'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지영이 시청녀로 뜰지는 꿈에도 예상못했다"며 "하지만 본인이 언론 노출을 꺼려해 정작 홍보는 못하고 있지 않다"며 아쉬움도 표했다.
그렇다면 이통사는 어떨까. 일각에서는 시청광장 거리응원을 주도한 이통사가 홍보를 위해 응원스타를 만들었고, 매출을 위해 화보 서비스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이는 근거없는 낭설에 불과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원래 서비스하려던 '모터바이크걸'을 '시청녀 폭주걸'로 네이밍만 바꿨을 뿐이다"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다른 컨셉트로 제안 받았던 이지영양이 갑자기 시청녀로 떠서 놀랐다"며 "이슈가 있는 인물인 만큼 서비스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부연설명했다.
◆ 시청녀 논란, "결국 피해자는 시청녀"
반면 모바일 전문가 김창환씨는 시청녀를 둘러싼 '진실게임' 보다, 시청녀를 둘러싼 '머니게임'에 눈살을 찌푸렸다. 김창환씨에 따르면 시청녀와 엘프녀는 모바일 업계의 최대 화두. 누가 먼저 그들을 잡느냐(?)가 업계 최대 관심거리였다. 그는 "이미 모 업체에서 일찌감치 이지영 화보를 찍어 '시청녀 쟁탈전'은 싱겁게 끝이 났다"며 "물론 우연이라 해도 미리 이지영을 찍은 그 업체는 속으로 쾌재를 외쳤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김창환씨는 이어 이통사와 모바일 업체의 지나친 상업성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모바일 화보의 궁극적인 목적이 '매출'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선정적인 메뉴는 눈에 거슬린다는 것. 그는 "시청녀 화보 중 일부 메뉴는 민망할 정도"라며 "'시청녀, 포즈를 과감하게', '시청녀와 함께 뒷좌석에서' 등의 제목은 월드컵 관련 이슈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느낌 밖에 안든다"며 씁쓸해 했다.
사실 기사를 마무리하는 지금도 기자는 여전히 시청녀를 둘러싼 진실이 궁금하다. 이런 저런 의문을 품고 취재를 시작했지만, 하면 할 수록 미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시청녀를 통해 이익을 본 수혜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네티즌의 추측대로 시청녀가 의도된 기획이라면, 분명 누구 하나는 시청녀로 인해 재미(?)를 봐야하지 않을까.그러나 정작 주위를 둘러보면 상처 투성이다. 특히 시청녀 이지영은 네티즌의 온갖 비난과 조롱, 욕설로 상처뿐인 상처만 입었다.
본인 스스로는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어쨌건 대상자를 수단으로 삼은 것부터가 잘못 아닐까요.
정말 그들을 도울 생각이라면 홍보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었어야죠.
유명인사도 아니면서 무슨 홍보대사를 한다는 건지 ㅡㅡ
그리고 정말 홍보대사로서 충실히 자리하고 싶었더라면
애초에 그런 모바일 영상은 찍지 말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 방법 저 방법 총동원해 어떻게든 떠 보려고 하는 것으로밖에는 안 보임.
의도된 기획이라면, 시청녀로 인해 재미를 봐야 하지 않을까 ㅡ> 이 대목, 좀 우습네요.
이익은 커녕 상처밖에 안 남았으니 순수한 의도로 봐 달라 이런 건가...
다 자업자득이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