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낮지는 않지만 높지도 않은 코라서 코 성형을 하기는 좀 그래서 얼마전 코 필러를 맞으러 갔어요.
실컷 실장님과 이야기해서 내가 보는 내 얼굴엔 코가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이야기했습니다. 그러곤 필러를 맞으러 수술실에 갔어요~ 누우라고 해서 누웠는데 의사샘이 들어오더니
무턱대고 제 코에 주사를 갖다 대는거예요 ㅜㅜ
너무 놀라서 잠시만요! 이러고 벌떡 일어났죠~ 누워있는 제얼굴만 보고 그냥 필러를 넣으실거냐고...
그랬더니 이상적인 코라인는 다 정해져있다며 수백번도 더 필러를 놓았다고 하시더라구요~
참고로 코 끝에는 많이 안들어간다고 하셨어요...
근데 제 얼굴은 이마뼈가 유독 높은 편예요
그래서 의사샘이 말하는대로 이상적인 라인이라는게 우려스러웠습니다.
(참고로 전 미대출신 디자이너로 아주 까탈스러운 눈을 가지고 있어요 ㅜㅜ)
하지만 믿었습니다. 의사는 의사니까... 내가 의사가 아니니까.. 많이 해봤다니까...
결론은.. 다시 가서 녹였습니다..
위에 말대로 전 이마가 높아서 이마에서 떨어지는 코 라인을 중요하게 여기고 콧대를 살리면
모나리자가 되는거죠.. 그에 비해 필러로는 코 끝에 많이 넣을수 없으니 코가 예쁘게 올라가는게 아니라
콧대 대비 코끝이 오히려 내려가 보였어요..
다시 갔을 때 의사샘이 이야기하더라구요
콧대에 너무 많이 들어가서 자리가 없으니 위로 더 올라간거라고..
누가 많이 넣어달라고 했나,, 예쁘게 해달라고했지...
의사샘이 이상적인 라인을 만들고 싶어서 환자보다 욕심이 과하셨죠..
결국 위는 녹이고 코끝은 별로 넣은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두었습니다..
환자마다 생김이 다르고 특징이 다르고 컴플렉스가 다른데..
아무리 경험이 많다고 해도 누운 얼굴을 보고 그냥 시술을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얼마 안하는 시술이지만 돈을 떠나 혹여나 잘못될까 수백번 고민하고 병원에 갑니다..
얼굴은 말안해도 내겐 너무 중요하구요~
그런데 매번 느끼지만 의사샘들에게 시술은 너무나도 하찮은.. 일인가봅니다.
뭐 죽을일은 없을테니까요..
손재주 없고 감각 없는 사람은 같은 찰흙으로 만들어도 안예쁘게 만들고,
감각있는 사람은 같은 찰흙으로 같은걸 만들어도 잘 만들죠..
성형은 단순히 의료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안전하고 죽이지 않고 부작용 없어야 하는건 의료의 기본이고..
미적 감각과 센스도 키워야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사 선생님을 만나기위해.. 언제까지 알면서도 전후사진에 속고..
매번 내 소중한 얼굴을 들이대면서 믿어볼게요 잘해주세요라고 말해야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