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수년전...거의 10년 가까이 된 듯
엄마는 지방의 한 병원에서 눈밑지방재배치 및 하안검수술을 하셨다
고통이 무섭다며 내게 퇴근하자마자 바로 병원에 방문해달라고 하시곤 떠나심
나도 눈밑지 했지만 그닥 아프지 않았었기 때문에 엄마를 안심시키곤 퇴근 후 병원으로 갔다
마지막 수술 타임이었는지 대기실엔 아무도 없었다 불도 절반 꺼져 있어 완전 어둑어둑.
엄마는 벌써 수술실에서 나와 회복실에 누워있었다
엉엉 울면서...
너무 아파서 우셨댄다
그리고 너무 빨리 수술이 끝났고, 마취도 빨리 깼다고(직원들이 서둘러 깨웠다고)했다 그래서 그런지 고통이 더 생생한 것 같다고 했다
나도 이쪽 사람이다 보니 이래저래 생각해봤다..
아마도, 짐작이지만 이 병원의 마지막 수술이 엄마였기 때문에 근무시간 안에 퇴원하려고 좀 빠르게 진행한 걸까? 싶었다.
우리가 이해하자, 다독여 드리고는 병원을 나섰다.
며칠 뒤 엄마의 한쪽 눈 밑엔 전에 없던 지방덩어리가 뭉쳐 있었다. 분명히 눈밑지를 했는데???
한쪽는 잘 된걸 보니 붓기인가 싶었다
붓기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달랬다
(실밥은 녹는 실이라 안뽑아서 경과 못 봄)몇주가 지나고 붓기와 멍이 사라졌는데도 지방덩어리는 그대로. 거의 새끼손톱만한 덩어리가 윗광대에 덩그러니.
몇달이 지나도 마찬가지길래 조심스레 재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엄마는 거절했다. 그날 너무너무 아팠어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 그 원장에게 다시 받고 싶지도 않다고.
그리고 몇년이 지나고 10년이 넘어도 덩어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엄마는 그렇게 눈 아래에 덩어리를 단 채로 아들딸 시집장가를 보내며 가족사진을 찍으셨다.
당시엔 몰랐는데, 몇년 전에 우연히 지나친 그 병원은 '몇십 년 무사고를 자랑하는' 이라는 광고 멘트가 붙어 있었다.
과연 진짜 무사고일지는 당당하게 말 못하는 환자들만 알겠지.
조만간 재수술 시켜드릴까 싶음
슬슬 그때 기억이 옅어지신 것 같아서
무사고 병원이 어딘지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