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수술은 저번주 수요일에 했고, 오늘(월요일) 오전까지의 경과를 일기형식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굳이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궁금한게 많아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자세한 정보가 많이 없고, 특히 여기 성예사분들이 걱정을 사서 하시는 분들이 많은듯 하여 추후에 수술 하시게 될 한 분에게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성합니다!
Ps. 1. 컴퓨터로 작성하고 싶은데 일어나기 귀찮아서 폰으로 작성 할게요 ㅠㅠ 오타 있어도 양해 부탁드려요;)
2. 참고로 전 예전에 코끝수술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자연스러운 정도가 미친듯이 자연스러워서 저조차도 수술을 했는지 모를 정도 였습니다. 기존에 코가 높은편이긴 했지만 안와상융기가 있고 그에 반해 콧대가 낮은 느낌, 그리고 수술을 해도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상복귀 된 코끝을 줄이고 싶어서 재수술 결정했습니다!
3.발품은 따로 팔지 않았습니다..ㅠ
해외에 거주중이라 발품 팔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손품만 팔았고 조앤신 이경묵 원장님께 수술 받았습니다.
워낙에 유명하시기도 하지만 본인만의 확고한 철학, 고집이 있으셔서 다른데는 가지도 않고 가서 바로 수술날짜 잡았습니다.
(근데 혹시 병원이름이랑 원장님 성함 쓰면 안되는 건가요??)
수술내용은 콧대, 코끝이었고 상담때는 티가 나더라도 상관없으니 예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실리콘, 비중격, 귀연골을 사용하고 비중격이 부족하면 기증늑을 쓰는 것 까지 얘기가 됐습니다만
다행히(?) 수술중에 원장님께서 비중격이 어마무시하네..라는 말씀을 하셨고 기증늑은 안쓰게 됐습니다
그리고 귀연골도 아직 코끝에 남아 있던 것을 그대로 사용해 주셔서 불필요한 절제, 봉합은 없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서 내가 병원, 원장님을 잘 골랐구나하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직 2주가 다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과만 먼저 알려 드리고 결과는 추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만 현재까지의 실장님과의 예약, 병원의 응대, 수술과정, 케어해 주시는 부분까지 저는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1일차 (수요일)
19시20분 수술예약, 내원 후 이것저것 준비하고 수술 들어간 건 20시 15분 전후로 기억된다.
마취 들어가기 전에 간호사분께서 콧털정리를 해주시고 소독약으로 입안을 가글한 후 누워서 링겔을 맞고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해 팔을 묶은 상태로 원장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흘러 원장님이 들어오셨고 긴장하지 말라고 말씀 해주신 후 수면마취에 들어갔고 수술 진행, 중간중간 약에서 깨우면서 내 상태를 확인하신 것 같다.
(다들 걱정하시는 유령의사, 메뚜기 이런건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수술은 약 2시간30분쯤 진행 됐다(정확하지는 않으나 그때 기억으로 22시50분쯤 침대에서 일어났던 것 같음)
마무리로 테이핑, 모양 잡아주시는데 엄청 꼼꼼하게 해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술이 끝나고 부축을 받고 휴게실로 가서 5분정도 냉찜질을 해주고 조금 쉬다가 곧바로 귀가했으며 집으로 가는 길에 죽, 토마토를 사서 갔다. 도착 후 거울을 보니 코가 높아진 것이 확실히 느껴졌고 의외로 멍, 붓기가 없어서 놀랐다. 이게
말로난 듣던 수술체질인가 싶었다. 근데 문제가 있었다
일단, 피가 계속나서 거즈를 수시로 갈아주고 조심스럽게 닦아내줘야 하는 것, 두번째는 콧 속에 솜이 꽉 들어 차 있어서 코로 숨쉬는 건 아예 불가능하고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되는 것인데 이게 진짜 고문이다.. 기관지, 입술은 건조해서 타들어 가고 피곤은한데 숨을 못 쉬니 잠은 못자고 어떻게든 자려고 상체를 세운 자세로 누우니 코가 더 막혀서 솜 빼는날까지 시간 계산만 하게 되고.. 여하튼 진짜 속된말로 뒤질 것 같았다. 수술보다 숨 못 쉬고 잠 못자는게 제일 힘들었다.
2일차(목요일)
여전히 숨쉬는 게 힘들다. 자다 깨다를 수차례 반복하다 몸이 지쳐서 잠들었는데 그마저도 2시간도 제대로 못 잔 것 같다.
다음날이 솜 빼는날인데 그날만 기다려지고 다른사람도 나와 같은지 계속 찾아보게 된다. 콧속 솜을 빼면 확실히 괜찮아진다고하니 더 기다려진다. 냉찜질도 귀찮아서 안하게 될 줄 알았는데 어쨌든 다들 하라고 해서 찜질을 하니까 얼굴에 있던 열이 조금씩 퍼져서 그런지 약간은 숨이 쉬어지는 것 같아서 열심히 해줬다.
그리고 점심에 잠시 밖으로 가서 산책도 좀 해주니 코 막힌 게 조금은 괜찮아진 듯 했다. 아마 콧구멍 양쪽을 솜으로 다 막지는 않으신 것 같은게 만약 양쪽을 다 막았으면 무슨짓을 해도 숨이 안쉬어졌을텐데 미세하게나마 호흡이 되는 걸 보니 한 쪽만 막아놓으신 것 같다.
어쨌든 이틀차도 다른 것 보다 호흡이 안 되니까 너무너무 힘들고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려고 누워서 있다가도 답답해서 벌떡 일어나게 되고, 다시 피곤에 쩔어서 얕은잠에 들면 숨을 안쉬고 있었던 건지 심장이 미친듯이 뛴 상태로 놀라서 일어나게 되고 10~20분에 한 번씩 깼다 이날도 제대로 잔 건 2시간 전후... ;-)
3일차(금요일)
드디어 솜을 뺐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솜 빼는게 아프다, 뇌가 딸려 나오는 느낌다, 따갑다, 솜 빼면 바로 천국이다 그러는데... 제발 믿지들 마시길
나는 콧속에 솜을 뺀지도 몰랐다... 솜 제거 후에 붓기 레이저, 항생제 투여를 받으며 누워 있는데 코막힘이 나아진 게 느껴지지도 않고 무엇보다 그 아프다는 솜 제거를 했는데 느낌이 나지를 않았어서 혹시 간호사분이 실수로 솜제거를 안하셨나 하고 손거울로 콧속을 계속 들여다 볼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솜제거, 소독이 어떤 느낌이냐면 코로나 검사 받으신 분들 아시겠지만 콧구멍에 면봉 집어넣는 느낌에서 70% 덜아픈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솜은 확실히 제거가 됐으며, 숨 쉬는 건 여전히 죡(지옥)같았다.
4일차 (토요일)
아직까지 숨 쉬기가 너무 힘들어서 계속 앉아만 있거나 돌아다녔다.
약속이 있어서 잠시 밖에 나가서 오랜만에 고기를 먹는데 코가 막혀있으니 고기맛을 못느꼈다 sigh..
머리는 대충 세면대에 뒷통수를 갖다대고 샴푸해서 감았다.
솜을 빼고나서 달라진 건 그래도 솜이 박혀 있을때 보단 숨 쉬기가 편하다는 것과 콧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자주 닦아줘야 된다는 것 정도일까? 집에서는 오히려 코가 뚫리고 콧물이 나는 게 낫지만, 밖에서는 계속 닦아주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이날부터는 입으로 숨을 쉬는게 힘든게 아니라 입술이 아플 정도여서 바세린을 입술에 바르고 잤다.
아마 입으로 숨 쉬는 게 고통스러워서 모든 감각이 입술로 집중 되다보니 그런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이다.
바세린을 바르니 확실히 입술에 감각이 무뎌지고 입으로 호흡을 해도 견딜만 했다. 그 전에비해 확실히 더 잘 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외에는 봉합부분에 연고를 수시로 발라주고(약사분이 1일 2회라고 하셨는데 콧물을 닦다가 연고까지 계속 닦아버리니 수시로 바르는 꼴이 됐다), 콧 속을 들여다 보는데 콧대 중앙에
투명한? 하얀색 연골같은게 보여서 ‘설마 수술 잘못 된 건가!?’ 하고 여기저기 검색해 본 결과 실리콘지지대라는 것 같았다.
Ps. 혹시 추후에 수술하시는분들도 콧속에 그런게 보이면 너무 걱정 마시고, 알아 두시길..! 그래도 영 아니다 싶으면 병원에 직접 전화해 보시길 적극 권장합니다. 저는 늦은 저녁이라 전화가 안 돼서 여기저기 찾아 봤는데 사실 제일 빠르고 정확한 건 병원에 직접 문의 하는 거니까요!
5일차 (일요일)
붓기, 멍이 조금은 사라진듯 했다. 대신 요근래 운동을 못 해서 내 근육도 사라진듯 하여 주변 헬스장에 잠시 다녀왔다.
무리한 운동을 한 건 아니고 헬스장 공기라도 느껴야 근손실이 덜 올 것 같아서 런닝머신만 깔짝하고 왔다.. 눈 앞에 벤치가 있는데
들지를 못 하니 눈물이 날 것만 같은데 울면 실밥 터질까봐 겨우 참았다.
숨쉬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 영원히 고통 받을 줄 알았던 입술, 기관지가 드디어 환호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누우면 코가 막히는 건 어쩔 수 없다.
대신 냉찜질을 하면 비교적 호흡이 더 수월해지니 다들 닥냉찜 하시길..
그리고 세안은 할 수가 없어서 병원에서 챙겨준 클렌징 워터로 닦아주고 있다.
6일차 (월요일)
이제 누워도 코가 안막힌다.. 난 무교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코로 숨이 쉬어지는 걸 느끼고 지져스를 외쳤다.
행복하다.. 아직 수술전과 비교하면 코가 살짝 막혀있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그리고 붓기, 멍도 많이 사그라 들었다
하여튼 수술도 잘 된 것 같고 숨도 잘 쉬어지니 행복하다!
이틀뒤면 부목, 실밥제거인데 추후에 또 글을 올리도록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아까 언급했던 ‘걱정을 사서 하시는 분들’
제가 이것저것 알아보려고 많은 사이트를 다녔는데 결과적으론 ‘대부분이 괜찮아지셨던 것’ 같습니다(댓글에 이제 괜찮아요! 같은 답글도 많이 보여서 그렇게 생각).
저는 호흡이 제대로 안 됐을때 다른 사람도 나랑 같나?하고 찾아 본 건데 다른 글 올리신 분들은 걱정을 너무 심하게 하시더라구요 계속 이상태면 어쩌냐, 수술한지 얼마 안 됐는데 재수술 해야되냐 등등.. 얼마 안 됐는데 조급해 하시고 하소연 하시는 게 안타까워서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고자 글 작성 했습니다.
앞으로 수술하실 분들, 저랑 비슷한 시기에 하신분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본인이 선택하한 병원, 원장님 믿고 조금만 참고 기다리시면 고통스러웠던 것에는 비교도 못 할 만큼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걱정들 마시고 좋은 생각만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