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에 변화를 줘야겠다 싶어 코수술을 하기로 결심했었지요. 몇년 동안 상담을 여러군데 다녔었는데 그때마다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절반 이상의 곳에서 들었었어요. 수술했던 병원에서도, 자신은 공격적으로 수술하는 스타일인데 저는 굳이 실리콘 안 넣고 필러만 넣어도 효과를 많이 볼 얼굴이다. 하고 추천해 주시더라구요. 그치만 아무래도 필러는 시간이 지나면 코끝이 퍼지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어서 하고 싶지 않았어요. 실리콘은 문제가 생기면 빼면 되니까 실리콘으로 하는 게 낫겠다. 하고 안일하게 실리콘으로 수술하기로 결정을 했답니다. 그렇게 했던 수술. 처음 두달은 참 예뻤어요. 본래 낮았던 콧대와 뭉툭한 코끝 탓에, 실리콘으로 높아진 콧대와 귀 연골로 모아져 얄쌍해져 보이는 코끝이 세련되어 보이구 수술하기 참 잘했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딜 가든 예쁘다는 소릴 듣고. 코 하나가 이렇게 사람을 바꾸는구나. 이래서 다들 성형을 하는구나~ 싶고. 그런데 그 뒤로 가끔 당기는 느낌이 들고 그 느낌이 들때면 조금씩 붓기 시작했어요. 아주 미치겠더라구요. 이게 만성 염증 같은 건 아닐까 불안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예 계속 안 좋거나, 하면 바로 제거 수술을 결정할 텐데. 괜찮다가, 붓다가 하니까. 사람을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겠고 너무 우울하더라구요. 그러다 점점 코끝이 붓는 날이 늘어나더니 오육개월 쯤 부터서는 미간부터 시작해서 콧대 전체부터도 거의 두배로 붓기 시작했어요. 마치 사자 마냥. 가끔 붓지 않고 다시 수술 초기마냥 돌아가는 날도 있었고요. 오늘은 또 얼마나 부어 있을까? 자고 일어나면 또 얼마나 커져있을까? 코는 너무 당기고 하루종일 거울만 들여다 보게 되고 정신이 정말 피폐해지더라구요. 도회적으로 보이려고 한 수술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물반응과 흉살 등의 문제로 인해 초반과는 달리 수술 전 보다 너무나 커져버린 코에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답니다. 코수술은 성형 중에서도 재수술 1위로 손꼽히는 수술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만한 리스크, 감당할 수 있겠다 싶어 첫 수술을 결정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그 과정을 겪는 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힘든 일이었습니다. 일에도 집중을 할 수가 없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돈은 돈대로 나가고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으로 저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괴로움을 겪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성형은 절대 한 번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했죠. '예쁘다'는 말. 참 중독적이더라구요. 어디를 하면 완벽해질까? 그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수술 후 저는 끊임없이 제 가치를 타인이 결정하도록 내맡겨 왔습니다. 전에는 미용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항상 당당한 모습이 저의 매력이었는데 살가죽일 뿐인 외모에 집착하게 되고.. 컴플렉스를 없애기 위해 한 수술이 컴플렉스를 강화시킬 뿐이었습니다. 제거 수술 후기는 차후, 안정화된 시기에 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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