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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6장 <수술대에 오르던 날>

이모엔
Date 06.05.30 10:23:32 View 2,844

이놈의 후기 대체 언제 끝날런지 징글징글 하시죠? ^^
여러분이 재밌게 읽어주시니까 저도 자꾸 쓰게 되네요.

이제 쇼핑도 다닐 수 있고해서 성예사에 잘 안들어왔었답니다. 깁스하고 집에만 쳐박혀 있을때보다 자유로워졌기에....
신랑은 아직 안왔고, 오늘 병원에 샘 뵈러가기 전에 몇자 적으러 들어왔어요.
압구정 ㄱ에서 수술받던날 상세후기랍니다.

전 수면마취못했어요. 병원에 아예 수면마취가 없다는;; 대신 진정제를 먹습니다.
진정제 먹고 잠드는 수가 있다고 해서 수술대에 누워서 주문을 막 걸었어요. 얼렁 잠들어라~ 복식호흡도 하고... 진정제 첨 먹어봤는데, 목이랑 몸이 까라지는 효과는 있더군요. 말소리도 좀 느릿느릿 바보같고...
근데 잠은 못잤어요. 간호사들이랑 샘이주고 받는 말 다 들리고... 약간 초조하고...해서리...
꿈과 환상의 4차원의 세계~~~~~~` 저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ㅠㅠ

근데 사실 국소마취로도 할만하더군요. 별로 안아팠어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성예사분들 코수술 다시 못할짓이라 많이 그러시던데.. 전 뭐 이정도면 할만하다 싶네요. 저 별로 간 안큽니다. -_-;;;

혹시 압구정 ㄱ에서 수술받으실 분들을 위해 알려드립니다요. 샘이 수술중에 간호사들 엄청 혼내세요. 답답하신거죠. 간호사들 계속 ㅉㅋ 먹습니당... 그래도 행여 불안해하지 마세요. 샘의 스탈이예요 ㅋㅋㅋ.
환자를 편하게 해주고픈 샘의 마음이 온몸으로 전해져서 전 약간 감격을 먹었어요.

마취주사 예방주사보다 안아팠고, 귀연골자를때 사각사각 소리가 재미도 있었고요. 뼈잘라낼때 약간 낚시바늘에 걸린 듯 땡기고.... 그러다 클라이막스가 한번 있었죠. 뭘로 코뼈를 내리치는데... 탕탕~! 탕탕~!! 이렇게 한 다섯번인가.. 뼈가 울리는 건지 아픈건지, 약간의 통증이 있었어요. 전 아프다고 애기처럼 징징댔습니다.
마취해서 전혀 감각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감각이 느껴져서 순간 겁을 먹었나봐요. 지금생각하면 별것아니었는데, ㅉ팔리게...ㅠㅠ
망치질(?)후 갑자기 피가 막 넘어오더군요.

이모엔: (우물거리는 소리로) 삼켜도 되요?
샘: 뱉으세요. 석션~!
간호사: 네
샘: 석션!~ 뭐하냐 진짜? ... 준비안해놨어? ... 켜봐
간호사: 안되지 왜?
샘: 나.. 참~!! 괜찮아요, 뱉으세요.
석션 노즐 이게 아니잖아...!

석션이 제대로 준비안된 관계로 전 그냥 입으로 피를 뱉어야 했습니다. ㄱ샘, 손에 거즈들고 제가 꿀렁꿀렁 뱉어내는 피를 다 받아주시고 계십니다. ㅠㅠ
양쪽 콧구멍으로도 뜨뜻한 피가 쏟아지는게 느껴집니다.
샘: 괜찮아요. 이정도 피 나오는거야. 뱉어요.

아부지 같은 손길로 피를 다 닦아주시는 ㄱ샘.
눈을 감고 있어도 쫄아있는게 다 느껴지는 간호사들..--;;
그리고 실이왔다갔다 하고 재봉에 들어갔구나 싶더군요.

이모엔: 벌써 끝났어요?
샘: 다 됐어요. 이제.. 코 끝이 너무 뾰족해도 이상하잖아?
이모엔: 원래 제 코보다 뭉툭하지 않으면 되요.
샘: 원래 코 뾰족하잖아?
이모엔: 네... 인위적이지 않은 선에서 ...(샤프하게 해주세요)

샘... 실밥을 다시 뜯고 재단들어가십니다.

저 이 때는 이미 여유가 생겨서 실눈뜨고 봅니다. 손톱만한 빨간 고깃점 같은게 보이네요. 연골인갑다...
그걸 실에 연결해서 다시 넣고 하시는데... 여전히 혼잣말 하십니다.

샘: 너무 올라갔나?... 아,,, 이게 아닌데...

집중하면서 혼잣말하시는 거예요. ㅋㅋㅋ 샘 성격을 모르면 불안할 수 있겠더라구요. 저도 수술대에 누워잇는 당사자이다 보니 쪼끔 불안했습니다. 그래도 샘이 작품욕심이 상당하시다는 걸 알기에 믿었죠. 그리고 정말 혼자 고군분투하시는게 느껴졌습니다. 간호사들 다시 뽑으시지 하는 생각도 들고... ㅋㅋ

바보같은 목소리로, 꾹꾹 참아왔던 한마디 말을 조심스레 내뱉어 봅니다.

이모엔: 화이팅~~~.... (-__-;;)

수술 끝나고 석고로 깁스해주셨어요.

샘: 잘 됐어요. 오늘 고생좀 했지?

다 끝나니까...눈물이 흐르더군요. 괜히 어린애처럼...

깁스를 하니까 좋은점이 많더군요.
가벼운 안경도 낄 수 있고, 잠잘 때 옆으로 누워도 되고, 붓기 눈으로 확인 안되니 괜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깁스떼던날 샘이 안계셔서 간호사와 얘기했는데. 그러더라구요. 원래 이승연처럼 동글동글한 코로 하시려다가 막판에 제가 샤프하게 해달라고 해서 수술시간이 좀 길어졌다고. 근데 그 길어진게 1시간 반이었어요.
진정제, 마취, 기다리는 시간 빼면 실제로 코열고 있던 시간은 1시간도 안되는 듯...

13일 된 현재 상태. 나날이 코모양이 달라지네요.
코 끝이 밑으로 불룩해보이던게 올라붙고 있습니다.
처져보여서 불안했는데, 각도는 크게 걱정안해도 되겠어요. 이게 얼마나 더 올라붙을 지 오늘 여쭤보려구요.

저 이제 병원가요. 다녀와서 덧글 붙일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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