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전에 몇 가지가 있는데요
1. 수술도, 제거도 아는 분께 했습니다. 이분이 지금 몸이 안 좋으셔서 병원 정보는 못 드립니다.
2. 그냥 의사 선생님을 믿고 수술법이나 제거에 대해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했어요. 사실
이 게시판에서 보는 비중격이니 개방 비개방,,그런 거 어떤 내용인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많이 무지한 상태로 후기를 남겨보자면요,
일단 저는 코 모양이 무척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선생님도, 간호사도 수술 직전까지 제 손을 잡고
안 빼면 안 되겠냐고 물어봤을 정도였어요. 수술한 티가 안 날수야 없었겠지만 높이도 2mm정도로
높지 않았고 모양도 매끄럽고 예뻤어요. 염증도 전혀 없었고 얼굴과 조화도 잘 되었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불편한 마음을 이길 수가 없었어요. 수술후 3년동안 계속 코에
신경쓰이고 예쁘다는 칭찬 들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속이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그러다
친척 어른을 만났는데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대놓고 <너 얼굴을 갈아엎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더는 못 버티겠더라고요.
수술은 수면 마취를 통해 했어요.
누워서 대기, 소독, 마취, 수술이 끝나고 보니 딱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았고요. 수술 끝나고 두세시간 동안은 마취탓인지 통증도 전혀 없었어요.
한시간 정도 누워서 안정을 취하고 약을 받아 집에 왔고요. 테이핑은 안하고 실밥은 다음주에 뽑기로
했어요. 아, 연골은 그냥 두었어요. 기왕 잘 된 코인데 하다못해 연골이라도 그냥 두면 안되겠냐고
선생님이 권하셔서요.
그리고 바로 직장에 복귀해서 두시간 정도 일했고요.
다음날 일어나보니 붓기는 했는데, 그게 코수술 후 큰 붓기 다 빠지고 난 다음 정도? 말캉하게 부어는 있는데 그냥 술 많이 마셔서 부었다고 했더니 주변에서는 그러려니; 하는 것 같았고요. 멍도 하나도 없고요.이틀째인 오늘은 역시 조금 부어있기는 한데 통증이나 땡김은 약간 덜한 거 같아요. 만지면 아직 많이 아파요.
실리콘 빼고 누워있는 동안 코에 바람이 슝 통하는 듯 시원했고요, 거울 보기 전까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높이가 낮아도 압박이 있긴 했나봐요.
그런데 거울을 딱 본 순간...음...역시 사람 마음이란 게 있던 게 없어지는 걸 받아들이는게 참 어려운 거 같아요. 작은 차이인데 참 얼굴이 평평하고 둔해보이더라고요. 옆에서 보면 아직 붓기가 있어 괜찮은데 정면에서는 차이가 많이 나 보여요. 이런 거 감당할 수 있는지 마음 먹고 제거 결정하셔야 할 거 같아요.
저도 아직 받아들이기가 좀 어렵네요. 이게 원래 내 모습일텐데도.
아직은 조금 마음이 오락가락해요. 제거해서 정말 잘했다..란 생각은 크게 들지 않고요, 그냥 아쉬워요.
하지만 곧 적응되고 잊혀지길 바라고 있습니다..좋은 일이 더 많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