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예의
글쓴이 : 불새 번호
비오는 보도 한쪽에 참새가 한마리 누워 있습니다.
죽었나??? 가까이 보니 아직 숨이 붙어 있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비를 온몸으로 맞다가 지쳐 땅바닥으로 내동겨쳐진 모양입니다.
앞 제과점에 가서 카스테라 작은거 하나와 냅프킨 몇장을 얻어와
비에 젖은 날개를 닦아주는데.... 목에도 이상이 온듯합니다.
한쪽 방향만 목이 향하고 있습니다.
카스테라를 부스러뜨려 부리 근처에 가져다 대어도 본척도 안합니다.
죽을지 살지는 모르는 일!!!
품에 안고 집으로 왔습니다.
때마침 난방이 들어온 모양입니다.
방도 고실고실하고....
종이 상자에 신문을 깔고 참새를 그안에 쉬게 하였습니다.
밖에 들어 왔다하면 참새가 차도가 있나를 보는게 일과가 되었습니다.
가게서 쓰는 좁쌀도 가져와 먹여보고...
설탕물을 진하게 타서 면봉에 묻혀 먹여도 보고..
왜 갑자기 사진을 찍어 두고 싶단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새에게 포코스를 맞추고 셔터를 누를려다 멈쳤습니다.
지금 참새에게 필요한건 모델이 아니라
생존이다.
죽어가는 모든것에도 예의가 필요한것을...
그러다 오늘 아침에 집을 나섰다가 새벽에 돌아와 보니, 참새가 죽어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죽기 마련이고 모든 생명은 잼나야 합니다.
내일은 참새 무덤을 만들어 줄려 합니다...
발보리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