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까지만해도 회사다니며 월급쟁이로 살아온 친구녀석이 얼마전 부모님께 건물을 물려받았어요
저도 그 녀석이 부자인걸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그 정도로 친구가 평범하게 잘 살아온거겠죠
친구녀석에게 월세가 얼만지 물어봤는데 웃기만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족히 3~4천은 되보이더라구요
건물주된 기념으로 어제 만나서 축하겸 편의점에서 술 한잔 했는데 (코로나때문에 술집은 못갔어요 ㅜㅜ)
평소 잠잠하던 친구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로 전화가 많이 오더라구요 ㅋㅋ
친구녀석은 워낙 성격이 좋고 사람이 좋아 주변 사람들에게 웬만하면 싫은 소리 안하고 화도 못내는 스타일인데
그러다보니 주변 회사 동료나 지인들이 친구 녀석을 호구로 생각하는지 평소 아쉬울때만 연락하다가
필요 없으면 아예 연락 끊어버리고 친구가 먼저 연락해도 대놓고 친구를 무시하고 연락 자체도 안 받고 이런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친구 녀석을 가끔 만나면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곤했는데 친구가 인간 대 인간으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거 같아서 마음이 힘들다고 저에게 말 했던적이 여러 번 있었거든요
저도 얘기 듣다보면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나 싶을 정도였는데 친구가 건물주 되었다는 소문에 사람들 태도가 달라지네요
건물주 되었다는 소문이 어디까지 난건지 모르겠지만 그 녀석에게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어요
몇 년간 연락도 안하던 친구부터 대면대면하던 친척, 여사친, 직장 동료, 심지어 헤어진 전 여친까지 다양하게 오네요
뭐. 연락온 내용들을 대강 들어보면 축하한다, (장난스럽게) 친하게 지내자, 건물이 얼마냐 월세가 얼마냐 다양했어요
그 상황을 보며 저것들이 진짜 사람이라면 저렇게 뻔뻔하게 행동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 몇몇 특이한 사람들도 있었네요 친구에게 먼저 연락해서 궁금한거 질문 다 해놓고 자랑하지마, 잘난척하지마 말하면서
시기 질투로 전화를 끊는 사람도 봤고 어떤사람들은 배가 아픈지 문자로만 축하해 딱 한마디 보내는 사람도 봤구요
정말 사람들이 친구에게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더라구요
전화기가 잠잠해지고 제가 또 호구 짓하지말고 그 인간들 조심하라 말하려는데 친구가 먼저 말하네요
친구가 하는 말이 그 동안 사람들이 자기를 무시해도 되는 호구로 대했는데 이제는 잘해줘야하는 호구로 대하는 것 같다고
사람들이 자기한테 잘하든 무시하든 결국 그 인간들에게는 자기가 호구인건 변함이 없다면서
오늘 전화 온 인간들은 완전히 인간 관계를 끊어버리겠다 선언하더라구요
어릴땐 누구나 정의의 편이었고 불의를 보면 막아야한다 생각했고 약자를 보호해주는게 당연하다 생각했죠
그리고 주변 사람이 잘되면 진심으로 축하해주라고 어릴때부터 배워왔잖아요?
또 나쁜 어른들을 보면서 나는 어른이되면 착한 사람으로 살겠다 마음속으로 그렇게 다짐하며 자랐잖아요?
그런데 왜 주변에 저런 양심없는 어른들이 많고 남이 잘되는 걸 배 아파 할까 정말 마음이 씁쓸했어요.
그나저나 친구녀석 건물주가 되다니 부럽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