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년 전 엄마 권유로 코 수술을 했어요. 2000년에 했으니 20년이 조금 넘었네요.
낮고 작은코 때문에 최소한으로 하다 보니 크게 문제가 없었기에 내 코 같이 살았어요.
일 년 즈음 지역이동으로 이사하고 날씨 변화가 커서 그런지 덥고 추울 때 조금 당기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음….
그런데 이번 구정 전 월요일 거울을 보는데 코끝에 동그란 모양으로 하얗게 색이 변한 게 눈에 들어와 검색해보니 실리콘 비침이라더라고요.
너무 무서웠고 코를 자세히 보기 시작하니 콧대도 피부색이 하얗게 변한 게 보이고 코도 들린 거 같고….
희한하게도 이때부터 코에 신경을 쓰다 보니 갑자기 압박감, 통증, 당김이 시작되고 무서워서 식욕도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하필 설 연휴가 끼어 아무것도 못 하고 집구석에서 검색만 죽어라 하다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실리콘이 뚫고 나오면 어쩌나 두려움에 떨고만 있었어요.
서울을 가야 하나, 재수술을 해야 하나…. 늑연골 재수술부터 시작해 서울 제거 전문병원, 피막, 캡슐, 구축, 실리콘 뚫고 나옴, 피부 괴사 등 정말 별의별 검색과 생각으로 잠을 설쳤어요.
드디어 월요일 일단 급하니 지역 성형외과 몇 곳 가보기로 하고 무작정 예약도 없이 문 열자마자 갔어요.
재료를 뭘 사용했는지 알아야 한다고 하셔서 기억을 더듬어 실리콘과 알로덤이라고 대답했어요.
1번 병원에서는 실리콘이 비치고 있고, 제거해야 한다고 하셨고, 알로덤은 흡수가 되었으니 그냥 두면 된다고 하셨고, 비개방으로 수술 시간은 10분 정도 예상하는데 준비 시간까지 다 합치면 30분 정도라고 하셨어요. 제거하면 캡슐 때문에 지금보다 코가 조금 높아져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캡슐을 꼭 제거해야 한다는 글이 많아서 물어봤더니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즉, 캡슐은 본인 살이기 때문에 실리콘을 제거하면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자리를 잡을 거라고 본인 몸을 믿으라고 하셨어요. 지역병원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상당히 전문적으로 상담해주셨고 재수술은 권하지 않으셨어요. 비용 88
2번 병원에서는 실리콘 제거해야 하고 그때는 알로덤을 쓸 리가 없다고 의사가 거짓말을 했을 거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셨고, 빼고 나면 허전하니 귀 연골로 재수술 쪽을 권하셨어요. 피막을 물어보니 필요한 만큼 빼고 다 제거할 경우 콧대가 내려앉을 수 있고 개방으로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상담은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 주는 정도였어요. 비용 카드 120, 현금 65(왜 이렇게 차이 나는 걸까?)
저는 비용과 수술 일자 때문에 고민하다 1번 병원을 택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 한 것 같아요.
수술과정 : 수술은 바로 다음 날 진행했고, 수술 전 상담하면서 마음 편하게 가져야 의사도 수술하기 편하다고 다독여주시고 사용하는 수면마취제 이름까지 알려주셨어요. (수면 5분+국소) 수술 전 코 소독하면서 코딱지가 많다고 웃겨주시는데 잠들었어요.
수술 후 총 소독 2번, 실밥 제거 1번 병원을 갔는데 의사가 직접 소독해주고 실밥 제거할 때 간호사와 함께하며 이제 아픈 건 다 끝났다며 안심시켜주셨어요. 항상 소독이나 코를 만지면서 항상 미안하다고 하셔서 감동(?) 했고 상당히 꼼꼼하시고 하나하나 설명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현재상태 : 사진 보면 아직 부어 있어서 수술 전과 후 큰 차이를 모르겠어요. 피막이 흡수되면 조금씩 낮아지겠죠?
수술 후 테이프 제거하기 전까지 코 피부는 괜찮나? 파임은 없나? 또 걱정에 걱정했지만 아무 문제 없었고, 다 떠나서 마음은 정말 편하네요.
서울이나 제거 전문병원도 좋겠지만 실리콘 제거는 큰 수술이 아니라 지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리콘은 그냥 쏙 빼면 끝이라고 하더라고요. 대신 고어텍스나 다른 재료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하셨어요.
저는 피부가 얇고 흰 편입니다. 얼굴에 핏줄도 보이는 정도의 피부 상태 ㅜㅜ
20년 동안 큰 문제 없는 예도 있으니 수술 후 미리 걱정하며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또 부작용이 생기면 본인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주 다시 상태 확인하러 오라고 하셨어요. 그때 다시 후기 올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