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기 남겨야지 남겨야지 생각만 하다가 이제야 후기 쓰네요.
우선 제 모태코는 약간의 매부리와 휜 코가 있었고 (남들은 모르지만 나만 알 정도의 휨) 그것이 컴플렉스여서 정말 오랜기간 고민 끝에 무보형물로 휜코 교정하고(절골), 매부리 살짝 갈고, 휘어져있는 비중격을 떼어내서 비중격 연장으로 콧대 높이에 맞춰 코끝을 높였습니다. 해외에 거주하고있었는데 휴가를 내고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이 잘못된건 없었습니다. 기능적 문제도 없었고 비중격 만곡증 교정하면서 숨쉬는것도 더 나아졌고요.. 문제는 제가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고 알아보고 했음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적 변화가 너무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콧볼이 원래 넓지 않았는데 코끝을 올리니 콧볼이 너무 좁아진것처럼 느껴졌고, 비중격 연장 특유의 코끝을 밑으로 잡아당긴듯한 어색한 느낌, 딱딱함, 그리고 웃을때 자연스럽게 퍼지는 코였는데 코끝이 우뚝 솟아있는 어색한 웃는 얼굴 등이 너무 힘들었어요. 사람에 따라서 수술한 코가 더 예쁘다는 사람도 있었고 수술 병원에서도 (다행히도 책임감 있는 병원이라 제거 가능하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뭐가 마음에 안든다는건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 본인 마음이 가장 중요한거잖아요. 결론적으로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고, 이때부터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다 공감하시겠지만, 2주만에 6키로가 빠질만큼 거의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붓기가 빠지면 나아질까 했지만 붓기가 빠지면 빠질수록 더 콧볼이 좁아보이고 모양이 악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술 붓기가 어느정도 가라앉고 강남역 ㅁㅌ 성형외과와 압구정역 당시에는 ㅇㅅㅅㅇㅌ 였던 ㅅㅅㅇ 원장님께 제거상담을 받았는데, ㅁㅌ 의 ㅇㅎㅅ 원장은 비중격 제거 하면 코 다 뒤틀린다고 절대 안된다고 하였고 ㅇㅅㅅㅇㅌ ㅅㅅㅇ 원장님은 모양이 나쁘지 않고 조기 제거 시기는 이미 지났으니 (그때 3주 약간 넘은 시점이었습니다) 최소 3개월 후 붓기 다 빠지길 기다려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다시 외국으로 돌아와서, 정상생활을 하려고 했으나 제 과도하게 예민한 성격탓인지 정상생활이 불가능했습니다. 못자고 못먹는건 당연하고 판단력이 흐려져서 충동적으로 자살시도까지 했습니다. 결국 회사 복귀 일주일도 안돼 회사 측에 얘기하고 병가를 냈습니다. 정말 정신병자처럼 매일 성예사 후기 다 뒤져보고 거울만 몇시간동안 물끄러미 쳐다보고 내 인생은 망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눈물과 후회로 보냈네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끔찍하고 평생 잊지 못할 상처의 시간이었습니다.
외국이라 한국 성형외과에 상담을 받을 수 없어 카카오톡 상담만 받다가 결국 친구를 대신 보냈는데, ㄷㅌㅈ에서는 제거를 권유하지 않고 재수술을 하라고 했고, ㄱㅇㅅ 에서는 제거하면 원래코 비슷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했지만 제 수술코모양이 객관적으로 아주 나쁘지 않음에도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이(친구까지 대신 상담보낼정도로) 부담스러웠는지 저를 본인 환자로 받고싶진 않다고 했대요. 어디는 제거해도 괜찮다고 하고 어디는 제거하면 큰일난다고 하고 정말 혼란스럽고 두려웠어요. 이 코로 살수는 없을 것 같은데 제거해서 코가 들리거나 더 망가지면 정말 자살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큰 힘이 된게 ㅅㅅㅇ 원장님이랑 성예사 통해서 조인하게된 카톡 오픈채팅방이었어요. 위에서 언급했듯 ㅅㅅㅇ 원장님은 외국으로 다시 오기 전 한번 뵈었는데, 그때 이메일주소를 알려주셨습니다. 외국에서 병원생활 하던 저로서는 ㅅㅅㅇ 원장님과의 이메일 질의응답이 모든 것이었고, 20 여통이 넘는 메일을 주고받으며 제거수술에 대한 확신이 마침내 생겼습니다. 제가 정말 별의 별 질문을 다 했는데 귀찮은 내색 없이 항상 자세히 답변해주시고 장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카톡 오픈채팅방 분들 중 많은 분들도 ㅅㅅㅇ (그때 한창 개원 직후였어요) 성형외과에서 제거를 받으셨고 결과적으로 다들 만족하시는 걸 보고 ㅅㅅㅇ 에서 제거받기로 결정합니다.
그리하여 수술 후 약 4개월 되는 시기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ㅅㅅㅇ 성형외과에서 개방으로 전체 제거를 받았습니다. 비중격 연골 제거하고 비중격 연골(연장)에 묶어둔 연골 다시 푸르고, 연골재배치(박리) 했습니다. 저는 수술받기 전에 제가 원하는 점, 불만인 점 등을 사진 첨부하여 프리젠테이션으로 만들어서 원장님께 보여드렸습니다. 징하지요.. ㅋㅋ 수술 중간에 코끝 비중격을 빼고나니 매부리가 살짝 다시 도드라져 보였는데, 제가 프리젠테이션에 매부리 다시 도드라져 보이더라도 더 갈지 말아달라고 써놨어서 원장님이 더 건드리지 않고 수술 끝내셨다고 합니다. 수술 후 꺼낸 비중격 보여주시는데, 너무 아깝더라구요 제 소중한 연골 ㅠ 크게 쓴 편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특이하게도 제거 한지 얼마 안돼서 수축기가 오기 시작하여 제거 후에도 한참동안 마음 고생을 했습니다. 이게 수축기인지, 아니면 모양이 완성된것인지 모르겠고.. 코 모양이 여전히 어색해보여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고 제거 전보다는 훨씬 나아서 회사도 복귀하고 정상생활 시작하고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왔네요.
그리고 약 6개월 이상 지난 지금, 정말로 다행히도, 모태코의 90퍼센트는 돌아왔습니다. 친한 사람도 말 안하면 제가 수술했다 제거했는지도 전혀 모를 정도이고요.. 매부리코도 갈고 외측 절골도 해서 모양 변화가 클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매부리도 살짝만 갈렸고 (매부리가 살짝 남았어요 ㅋㅋ) 외측절골도 심하게 되지 않아서 전체적인 코 모양에 큰 변화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절개 흉터도 첫수술때보다 오히려 더 연해졌고요.
그래도 원래 있던 예쁜 코끝처짐이 덜 해졌고(코가 들린정도는 아니구요), 예쁘게 각잡혀있던 코끝 연골이 조금 뭉툭?하게 둥그래졌고요, 가끔 아침에 얼굴 부으면 코도 같이 부어 좀 들려보이기도 하고,, 제가 지나치게 눈과 마음이 예민해져서인지 아직도 가끔씩 거울보면 우울하기도 했다가 어떨땐 또 괜찮아 보이다가.. 왔다갔다 하네요 결론적으로 코는 많이 돌아왔으나 아직 100퍼센트 마음의 평화는 못찾았습니다. 그래도 엊그제보다 어제가 낫고, 어제보다 오늘이 낫네요 ㅎ 언젠간 마음의 상처도 다 아물길 바랍니다..
예상대로,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ㅜㅜ
그래도 마지막으로 코 수술 실패해서 절망적인 나날 보내고 계신 분들께, 제거 '못할 일'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가급적이면 성예사나 인터넷 정보 보시지 말고 믿을만한 제거 병원에서 직접 상담받고 희망 얻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거하고 코가 무너지거나 많이 들리는 경우는 정말 드문 경우 같아요. 무조건 제거하라는건 아니지만 수술 후 결과가 스스로 못견딜 정도라면 제거가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ㅅㅅㅇ 성형외과 추천해요, 사람마다 맞는 병원이 있고 안맞는 병원이 있겠지만, 제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통받을때 정말 전문가답게 소신있게 의견주시고 믿음주시고 (어떤 병원은 부담스러워서 환자로 받고싶지도 않다고 한 저에게) 수술까지도 안전하게 마무리해주셨습니다. 돈만보고 일하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명의같다는 느낌이어서, 아직도 감사한 마음이에요.
설마 제 구구절절 사연을 다 읽고도 저를 브로커로 오해하시는 분은 없겠죠... ㅋㅋ
아! 그리고 돼지코 되고 코끝 눌르는 것도 다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