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사진만 올렸는데 별 생각없이 익명으로 올렸던 터라 아마 제 아이디 누르셔도 검색이 안될 것 같아요. 퐁퐁이라는 닉넴으로 올렸었어요^^
저번주 토요일에 제거해서 오늘 딱 7일차 되는 날이었구요 실밥 제거 하고 왔습니다. 저도 성예사에서 도움 많이 받아서 제거 생각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 됐으면 해서 후기 남겨요! 일단 저는 염증이나 구축이 있어서 제거한 것은 아니고 신체적보다는 심리적인 이유가 커서 제거한 케이스에요. 코끝은 따로 재료 쓰지 않고 연골만 묶었던 터라 놔두고, 일자실리콘만 뺀 경우라서, 부작용을 갖고 제거를 알아보시는 분들께는 별로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써두겠습니다..
수술 코 상태
8년 전에 일자실리콘+연골묶기로 수술했습니다. 오래전이라 모태코는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ㅠㅠ 어렴풋이 기억나는건 제가 복코라 코끝은 뭘 못넣을거라고….그랬던 것 같네요… 실리콘 높이는 3.5-4mm 사이였구요, 저는 첫 수술때부터 콧대 방향이 오른쪽 눈쪽으로 살짝 치우쳐져 있는데다가, 그걸 손으로 누르면 밀리면서 움직였어요.. 저는 코 수술한 사람은 누구나 다 이런 줄 알고(ㅋㅋㅋ) 살았는데, 제거 알아보면서 병원에 물어보니까 처음에 넣은 의사가 골막 위에 넣어서 그런거라고 하더라구요…ㅎ… 8년간 부작용 없어서 다행이었죠.. 그래도 오히려 유착이 없어서 제거는 쉬울 것 같다고 그러셨어요. 아 압박감은 좀 있었어요. 고개 숙이면 코가 조이는 것 같은 기분..? 여튼 이런 이유와 심리적으로 무겁게 느껴지고 괜히 비쳐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더 시간 지나기 전에 빼야겠다 마음 먹게 됐습니다.
병원
성예사에서 알아보고 딱 두군데 상담 갔어요 카페에서 많이 언급되는 ㅍㄹ*랑 ㄱㅇ*이요! ㅍㄹ*는 상담비 5000원 있었어요. ㄱㅇ*은 저 처음 갔을 때(5월말..?)엔 없었는데 지금은 생긴 거 같더라구요.. 만원..? 확실하진 않으니 혹시 가실 분들은 전화 해보셔요..! 아무튼 두 군데 모두 실장님도 의사쌤도 친절하셨고 질문도 다 받아주시고.. 제가 딱히 궁금한 게 많이 없었어서 상담은 빨리 끝났어요. 두 분 다 제 코 정도면 비개방으로도 간단히 뺄 수 있다고 말씀해주시길래 그때 그냥 ‘아 내 경우엔 그다지 어려운 수술이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더 고민 안했습니다. 병원은 ㄱㅇ*으로 결정했는데 이유는 원하는 날짜(6월 말)에 수술할 수 있었고, 집에서 가까워서였어요..
수술
모자랑 마스크 챙기고 편한 옷 입고 아침에 가서 수술했습니다! 10시 30분까지 오라고 했는데 아마 10시 20분쯤? 병원 들어갔고 병원 나올 때 시간 보니 11시 50분 정도였어요. 들어가면 바로 수술하는 건 아니고 세안하고 수술복(?)으로 개의하고 좀 기다리다가 의사쌤이랑 마지막으로 상담하고 수술 내용 다시 체크하고.. 수술대 누우면 막 수술준비 해주세요 소독하고.. 사실 그땐 정신없었어요 곧 다가올 국소마취가 너무 무서워서요..ㅋㅋㅋㅋㅋ 준비 끝나면 의사선생님 들어오셔서 마취하고 수술 시작합니다.. 국소마취 진짜 아파요.. 저는 치과도 별로 안무서워하고 아픈거 잘 참는 편인데도 진짜 줄줄 울었어요.. 주사 몇방인지도 모르겠고.. 아파가지고 몸에 빡 긴장상태로 숨 참은 거 같아요.. 막상 끝나고 지금 되니까 별 생가은 안드네요.. 엄청나게 아팠단 기억만 있을 뿐..아픈거 잘 못참는 분이면 수면마취 생각해보세요.. 마취만 되면 그 뒤로는 별다른 느낌 없어요 쨌구나.. 뭔가 빼내는구나.. 실 묶는구나.. 수술 끝나고 회복실에서 잠깐 쉬다가 다시 옷 갈아입고 나와서 집으로 갔습니다. 아 항생제는 수술 전에 미리 약국가서 받았어요!
수술 후
부목은 이마까지 대요.. 수술 당일 밤부터 차차 붓더라구요.. 그 붓기가 부목을 꽉 채워가지고 조이는 느낌이었어요. 눈 앞머리도 엄청 붓고요.. 항생제 잘 먹고 연고 바르고.. 한 이틀째 아침? 되니까 그때부터 차차 가라앉기 시작했어요. 아예 가라앉는 건 아니고 첫날보다는 덜하게요. 첫째날, 이튿날은 뭐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자다가 깨다가 영화좀 보다가 했는데 부목 제거하기 전날인 3일째 밤에는 부목이 너무 갑갑해서 잠이 안오는거예요ㅠㅠ 손으로 떼버리고싶고.. 늦게까지 못자다가 잠깐 자고 병원가서 부목 뗐는데 떼는 순간 진짜 편해져요!! 훨씬 가벼워지구요. 그치만 붓기와 멍은 안빠졌더라구요. 저는 좀 심하게 멍이 든 케이스인 것 같아요. 성예사 사진 후기들 보면 막 3,4일째에 저만큼 멍든 분 못본 것 같았거든요.. 근데 보기가 좀 그래서 그렇지 크게 불편한 거 없었어요 그 상태로 모자쓰고 카페 앉아서 일도 했어요.. 일단은 부목 떼기만 하면 정말 편해집니다. 부목 뗀 날, 뗀 다음 날은 붓기가 여전히 심해서 이게 빠질까 싶었는데 딱 5일차 되는 날에 확 가라앉았어요. 멍은 그대로라 그냥 어디 코 한대 쎄게 부딪힌 애 같아보였을거예요. 그래서 걍 그때부턴 모자도 안쓰고 밖에 잘 다녔어요.. 그리고 오늘(7일차) 되니까 확실히 더 붓기는 가라앉았고 멍도 차차 빠져가네요..! 저는 붓기 거의 다 빠진 줄 알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오늘 실밥풀러가서 의사선생님이 이제 붓기랑 멍만 빼면 되겟다고 그러셔서.. 아직 붓기가 좀 있구나 싶었어요ㅎㅎ 머쓱.. 상처도 다 잘 아물었고 리자벤 처방받아서 왔어요!
통증
수술 직후에는 괜찮았는데, 마취 풀리면서 코 안쪽 실밥 부분이 따끔거렸어요. 이건 약 먹으니까 금방 괜찮아졌구요, 부목 뗀 4일차 쯤에? 갑자기 코가 찌릿거리면서 전체가 아픈 거예요 땡기듯이.. 그거는 온찜질팩 올려두고 누워있으니 한 10분 지나서 괜찮아졌어요. 그 뒤로 한 두어번 그랬는데 그때마다 고개 젖히고 누우니까 좀 나아지더라구요. 이것 빼고는 딱히 이렇다할 통증은 없었어요. 지금은 콧대 건드리면 실리콘 뺀 부분만 아프구요, 콧볼이나 콧방울은 딱히 아프지 않습니다..
그냥 아무말 후기..
제거로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신데.. 부작용 있는 경우라면 의사선생님과 상담 해보시고 빠르게 결정해야겠지만.. 보면 문제 없으신데 심리적으로 불안해서 제거하시려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저도 그랬구요.. 그런 분들 위해서 쓰는 김에 덧붙이고 싶은 건.. 심리적인 이유라면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는 거예요.. 부작용이 물론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한번 불안하기 시작하면 별 것 아닌 증상들도 더 크게 해석되고, 더 불안해지더라구요. 전에 댓글에도 썼는데 이게 불안함의 주기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어요 처음 수술하고 한 4년? 지났을때부터, 어떤 때는 정말 미친듯이 불안한거예요. 내 코 다 잘못되어보이고, 수술 다시해야할 것 같고.. 그러다 그 시기 지나면 또 한동안 괜찮다가, 또 불안하다가.. 별 생각 안들다가.. 그러니까 그 불안함의 시기때 너무 많이 불안해하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저는 그 불안해하는 시간 지나고 좀 안정된 상태에서 생각해보니까, 제가 이 실리콘을 냅둠으로써 얻는 예쁨?자기만족? 같은 것 보다 제거했을 때 얻는 해방감이 더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몇 달 지나도 그 생각이 안바뀌길래 제거 결심하고 병원 알아보기 시작했구요.. 실리콘 뺀 지금 너무 만족하고 후련합니다.. 사실 제 코가 보통 사람들이 예쁘다 생각하는 얄쌍한 그런 코는 아니거든요. 복코여가지구..ㅎㅎ 빼고 나서 진짜 콧대마저 확 낮아져서 얼굴 인상 바뀌면 어떡하나 조금 걱정도 했어요.. 확실히 낮아지긴 했는데 그냥저냥 괜찮은 거 같아요. 8년 전엔 엄청 콤플렉스라고 생각해서 한 것 같은데…막 '내 콧대가 엄청나게 사라져버렸다' 하는 느낌은 또 안드네요.. 나중에 콧대 너무 낮은가? 싶음 필러 한번 맞고…또 그거 차차 낮아질 테니 그거 눈에 적응시키면서… 그렇게 살려구요ㅠㅠ 제가 말이 많아서 후기가 길어졌네요.. 다른 궁금한 거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드릴게요! 사진은.. 곧 지울 수도 있어요ㅠㅠㅋㅋ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