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기 반말하는 곳이니 오늘은 나도 친근하게 반말을 쓸게ㅎㅎ
난 2년전 연골묶기+귀연골 얹는 수술 했다가, 전체 제거를 한지 오늘로 6일차 된 사람이야.
또 수술대에 올라야하나.. 시간이 지나면 들린 콧구멍도 미세하게 내려오지않을까.. 제거를 해도 후회하면 어쩌나..
코수술한 직후부터 2년이 되기까지 진짜 매일매일 고민 했었어.
나도 며칠 안된지라 모태코보다 이전수술코에 가깝고, 붓기가 아직은 심해보여서 코 제거를 추천하고 종용하는 글은 아니고.
내 상태를 공유하면서 제거수술을 했거나 앞둔 사람들과 위로 주고 나도 위로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보려해. 제거후기들 계속 찾아 보며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아 고마웠는데, 내 글도 위로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참고로 병원에 대해서도 물어본다면 답은 해줄 수 있지만, 결국 자기 몸이고 자기 선택이니까 정말 신중하게 선택했으면 해ㅠㅠ 유명하고 잘한다는 병원에서도 잘못된 케이스가 나오고, 블랙병원에서 되려 잘되는 케이스도 나오는거니까..
내가 선택한 병원의 안좋은 후기들도 읽어보고나서 간거라서, 충분히 신중히 판단하길 바랄게.
그리고 굳이 비밀글로 작성할 이유가 없는 글은 나는 가급적 공개적으로 답변할게.
맨아래 날짜별 후기는 계속 추가 될 예정이야.
<첫성형까지의 얘기>
내 원래 코는 콧구멍이 살짝 보이던 반버선코에 콧대와 콧볼은 좀 있었고 코끝은 높았어. 코전체적인 모양에 대해선 만족하고 살았는데, 코끝을 조금만 묶으면 얄쌍하니 딱 예쁠거 같다 싶었어.
상담을 예약한 날에, 구체적이지만 명확하게 내가 원하는 바와 원하지 않는 모양의 사진들을 포토샵으로 편집해서까지 들고가서 말씀드렸어.
'지금보다 비순각이 올라가서 콧구멍이 더 보이거나, 비주가 아래로 튀어나오는건 원하지 않는다. 지금 코모양이 마음에 들기에, 콧볼만 얄쌍해지기만 하면 좋겠다. 자연스러운 걸 추구하기에 너무 찝힌 느낌이 들지 않고 콧구멍 모양이 세모로 변화없게 조금만 줄여주셔도 돼요'
그 의사선생님은 연신 끄덕이며 'ok.ok', '알아서 잘 예쁘게 해줄게요. 연골묶기는 쉬워요. 여기에 간단하게 귀연골만 얹으면 좀 더 얄쌍해져서 예뻐요.' 대답만 했어. 알아들은건가? 흘려듣고있는건가? 자신만만한 어투에 비해 뭔가 영혼도 나가고 맥아리 없는 표정과 기계적인 느낌. 쎄하다고 느꼈을때 하지말았어야했는데...ㅠㅠ
나는 참고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오랜 시간 해왔고 아이들도 잘 이해하다보니, 이 성인에게 아이들에게만큼이나 최대한 쉽게 잘 설명한다고 생각했어ㅋㅋ
대망의 수술하고 부목을 풀던 날.
두둥.. 콧구멍이 완전히 찝힌데다 너무 하늘높이 솟아서 삼각형이 되어버렸고, 붓기탓인지 코가 휘어있어서 양쪽모양이 달랐어. 한쪽은 직선. 한쪽은 반버선.
어떤 사람들은 부목푼 날 부터 예쁘던데.. 아 나는 붓기가 심한 사람인가보다 애써 진실을 모른척 하려다가도..
실밥을 풀던 날 까지 하루에도 수백번씩 망했다. 이 코로 어떻게 살지? 싶었어.
'실장님 코가 휘어진거랑 삼각형 콧구멍 몇달 지나면 빠지는거 맞죠? 또 원래 비주는 안튀어나와있었고, 안튀어나오게 해주신댔는데 많이 내려와있어요. 이것도 붓기인거죠??'
실장님과 의사선생님은 큰 붓기 빠지고 다시 보쟤.
다 붓기니까 걱정말라고. 집 가는길에 실장님께 카톡으로 조기제거하고 싶다고했더니 괜히 인터넷 글들 찾아보며 불안해하지말라고 지금 수술직후라 예민해지신거같다고.
3개월 뒤 경과를 보러갔어.
붓기 빠진다면서요... 여전히 같은모양이였어. 하늘높이 치솟은 이등변삼각형의 세로로 길어진 콧구멍. 휘어져서 양쪽이 직선과 반버선으로 다른 모양의 코. 연골묶기 가체가 당연히 잘못 됐으니 콧속 연골이 한쪽 들어가고 한쪽은 튀어나와서 만져지고.
꼬끝의 귀연골은 웃기게도 벌써부터 한번씩 붉은 선으로 그린것마냥 동그란데 가운데는 하얗게 비춰서 보였어.
심지어 성형의인데 흉터봉합조차도 못하는 의사선생님이였는지 비주흉터도 2mm정도로 크고 심했어.
당연히 내 표정이 좋을 수가 없었고..
병원에선 전에 불만을 딱 두번 얘기했다고 날 진상으로 취급하기 시작한건지 내가 방문하자마자 나를 한쪽으로 따로 불러 빼놓고.. 좀더 능숙한 나이있는 실장님과 그 외 또다른 간호사 등 여러명이서 나를 대응하기 시작했어.
'큰 붓기는 다 빠진거 같은데 이 휜모양과 찝힌 삼각콧구멍과 밑으로 내려온 비주모양이 바뀌는거냐. 안바뀌는거 같은데요? 제거나 비공내리기를 해야할 거 같아요. 흉터도 너무 심해요' 했는데,
의사 표정도 같이 안좋아진채로..
모양은 예쁘다고 수술은 잘됐다고 이제 안정기 들어가서 제거는 어차피 당장 할 수 없고 비공내리기도 당장말고 좀 더 지나서 할 순 있는데 그거하면 붓기가 또심해진다고.. 코 붓기는 1년까지도 빠지니 기다려보래.
여러명이서 돌아가며 자꾸 성형된 코 예쁘다고만 얘길하고 진상취급하는데 더 얘기해도 안듣겟다 싶고, 제거를 해도 신뢰가 뚝 떨어져버린 이 병원에서는 못하겠다 싶었어.
이후 3개월이 더 지날때까진 제거병원만 알아보고.. 비주흉터치료 받으러 다니고.. (참고로 비주흉터치료 오래 이것저것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어서 돈을 아꼈으면 해)
우연히 알게된 성예사를 계속 들어오고 후회하고.. 일만 딱 하고, 친한친구 외에 사람들 안보고 그나마 코로나시대로 마스크로 가리고 다니며 거울 볼때마다 울며 지냈어.
6~7개월이 지나면서 찝히고 들려보였던 전체적인 모양새가 많이 나아져보여 성예사와도 점점 멀어졌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를 않았고 예전 코가 계속 그리웠어.
1년이 지나도. 또 어느덧 2년을 앞두던 올해 7월까지도 내 코가 그리웠어. 수술대에 또 눕는게 정말 두려웠지만..
당시 매일밤 수없이 알아보고 모든 나쁜 리뷰 좋은 리뷰 다 봐가며 이미 마음속에 나와 잘 맞을거 같은 병원 두곳을 추려놨었어. 내가 제거를 하게 된 다면.. .이곳 중 하나다ㅠㅠ
두 곳을 다 상담 받으려했지만 한곳이 상담조차 예약하려면 거진 한달이 걸려서 마음 먹었을 때, 시간상 가능한 날과 맞추려고 결국 한곳으로 가게 됐어.
<제거수술 상담>
병원은 실내를 다 둘러보지않았는데도 아담해보이는데 한곳에 개원한지 오래된 곳이니 오히려 편안했어.
대형성형외과가 다 나쁜건 아니겠지만 내가 다녀온 이전 공장식 대형병원의 압도적인 숫자의 스탭이나 실장님들과, 환자와 기싸움하는듯한 느낌이 지쳤거든.
상담은 실장님->의사선생님 순서였는데 두 분 다 막 상냥하시단 느낌은 아니였어 사실. 근데 자칫 냉정하게 보일 수 있지만, 선생님이 내 얘길 집중하고 글 써가며 들어주시던 태도와 뭔가 예리함속의 따듯한 눈빛을 느낀거같아.
어떤 분 후기에서 코박사 라는 말을 봤는데, 코만 엄청 파셨다는 느낌이 느껴졌어. 대학병원 교수님 같은 포스랄까
상담하러갈때는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아닌지 자신이 정확하게 인지하고 가서 말씀드려야해. 그런것들을 명확하게 말해줄수록 최대한 반영해주실거라고 말씀도 하셨으니까.
잘 설명드리려면 코수술의 기본적인 각 명칭을 한번 공부하고 가면 편하겠지. 비주, 비순각, 콧대, 콧날개, 콧망울, 코끝, 콧등, 연골, 비중격, 연골 재배치 등...
난 참고로 이 선생님 유튜브와 홈페이지 글을 거의 다 몇번씩 보고 상담가서 자주 쓰시는 단어들을 나도 그대로 써서 요청드렸어.
선생님이 그런거 하나하나 다 수술계획에 적으시고, 되는건 된다 안되는건 안된다고 하나하나 또 설명 잘 해주셔. 완전 백프로는 어렵지만, 70~80%정도는 모태코로 갈 수 있다고 하셔서 더 믿음이 갔어.
아 수술은 오전1, 오후1개 하신다고 하더라구.
의사선생님께 상담받은 후 바로 '아..여기서 제거 받으면 되겠다.' 싶었어. 그래서 오히려 내가 먼저 예약하고 집 왔어.
<수술전&후 팁>
수술 3주전: 모든 영양제, 즙, 홍삼액 등을 2~3일에 한번씩만 먹음. 난 기존에 잘 아파서 염증에 좋고 혈액순환에 좋고 피 잘 도는 올리브유, 오메가3, 달맞이꽃종자유를 돌아가며 먹어왔었는데, 갑자기 끊으면 몸도 면역이 떨어져버릴까봐.
수술 2주전: 다른 영양제는 아예 안먹고 유산균만 먹음. 수술 1주일 남았을땐 당연히 다 안먹었고, 중간에 편두통이 심하게 왔을때 조차도 참고 안먹었어.
근데 이렇게 2주를 안먹은 덕분인지, 제거는 원래 그런건지, 선생님의 실력인지 수술직후나 제일 심하다는 2, 3일째나 피멍이나 눈과 미간, 콧대 쪽이 붓기가 크게 없었어. 그래서 가족들도 지금 그대로 나가도 실밥만 안보이면 수술한지 모르겠다고 하고.. 현재 코자체만 붓기가 있는건가, 아니면 지금 콧등과 코끝도 붓기가 없는건지 헷갈릴 정도야.
거기에 마침 요번 수술은 기존에 사뒀던 식도염 베개가 있어서 심장보다 높게 4일간 편하게 잤어.
참고로 난 바로 이전 코성형때는 직후부터 미간 눈 콧대 코끝다부어서 눈이 안떠졌던 사람이야.
그래서 수술앞둔 예사들은 사소하지만 1주일보다 2주일을 영양제들 잠시 끊어보는 팁을 추천할게.
그리고 온찜질 해주라고 하신 5일째부턴 혈액순환이 잘되어야 붓기도 빨리 빠지고 재생도 잘되서 차오를테니 다시 혈행개선과 염증에 좋은 달맞이꽃종자유와 오메가3를 먹고있어. 프로폴리스도 다시 먹고있구.
<수술당일>
어차피 낮에 돌아다니기 힘들고 바로 눕고 싶을거같아서 오후 수술로 잡았어. 당일날에 안내해주신 간호사님과 수술방간호사님이 어찌나 친근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셨는지 긴장 잔뜩했는데 마음이 풀어졌어.
근데 간호사님이 같은 한분이였는지 두분이였는지는 모르겠어. 당일은 안경끼고 갔다가 벗어서 눈이 안보였거든.
클렌징 끝나고 잠시 앉아 대기 하다가, 상담 다시 한번 또 해서 선생님과 수술계획에 대해 자세히 나누고, 수술방에 들어갔어. 움직이면 안되니까 손과 발을 묶어주시고, 두 간호사님은 막 분주히 준비하시고 움직이셔.
누워서 천장 바라보는데 오만생각이 다들더라.. 잘 선택한걸까. 지금이라도 못하겠다고 돈 환불 안받고 뛰쳐나갈까..ㅋㅋㅋ 무섭다.. 마취중에 깨면 어떡하지..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수술가운을 입으시고, 아까 그(?) 간호사님이 말했어.
'환자분 이제 마취주사도 들어갈거에요~', '네~' 하고 코를 닦아내는 듯 후비는 느낌이 2초정도? 나더니 회복실에 들어와 링거맞고 누워 있었어.
(아 나는 참고로 부분마취 선택하고 눈 떠서 수술받을수 있었지만, 수술시간이 1시간 반이라서 도저히 자신없어서 추가금을 내서 수면마취받았어.)
수술끝나고나니 엄마가 곁에 앉아있었는데 몇분후 간호사님이 주의사항 종이 설명하면서 주시고, 곧 의사선생님도 빼낸 실, 귀연골, 피막을 갖고오셔서 보여주셨어.
아니 근데 비주부분에 귀연골이 빻아서 넣어져 있었다고 하시더라구? 전병원에서 비주엔 아무것도 안넣은것처럼 그냥 붓기라고만 하더니! 순간 화났지만 어쨋든 제거 한 자체로 후련해졌어.
수술은 순조롭게 잘 됐으니 걱정 마시라고.
<날짜별 후기>
제거수술 8/7: 참고로 난 부목과 콧속 솜없이 테이핑만 해주셨음. 멍이나 코 외 얼굴의 붓기는 전혀 없어보이고, 왼쪽콧구멍만 코피가 흐름.
8/8~9: 역시 코 외 얼굴의 붓기는 없고 똑같음. 코피는 멎었고, 솜 없이 테이핑만 했고 콧구멍 반씩 나와있지만 숨쉬기는 여전히 불편함. 1분에 한번씩 계속 콧속이 찌릿하고 따끔함.
8/10: 테이핑 땜. 코 퍼짐이 심해보임. 이전 첫 수술코 그대로 콧구멍이 들려있음 아직. 각질 꺼끌꺼끌 장난 아님. 블랙헤드가 두개 뽑혀나가 구멍나 있음ㅋㅋ 이 날까지 윗입술이 자꾸 들렸음.
8/11~ : 코퍼짐과 콧구멍 들려보이던게 콧구멍이 좀 동그래지면서 아주 조금은 나아져보이는데.. 코모양이 조기제거를 한게 아니라 2년 되서 제거해서 유착이 됐어서 그런지, 이전 코 첫수술하고 안정기된 1~2년때의 코 모양에서 붓기만 커진 느낌임. 튀어나와버린 비주도 아직은 그대로고. 제거한 예사들 혹시 공감하는지 너무 궁금해. 나도 아직은 걱정이 되서ㅜㅜ
거기에 여전히 살짝만 스쳐도 아픈데 코가 남의 코만지는거같이, 느낌이 이상하고. 쥐났을때 피 안통하는 느낌처럼 마비되어있는거같고 딱딱함.
8/14: 실밥 제거. 아직은 콧대에 둥그렇게 붓기가 올라와 있음.
비주흉을 최대한 줄여주셨다고 했는데, 아직은 전과 비슷한 크기의 흉으로 보여.
첫수술이후 비주흉이 컸어서 흉터전문병원들 찾아갔을때 요새 흉터레이저는 실밥 풀고 바로 해야 효과가 좋대서 다시 또 흉터치료 받으러 알아봐야할지 고민되네..
+++또 분명 다 제거하신걸 수술 직후 갖고 오셔서 확인 받았는데, 신기하게 몸은 이전 모양을 유지하고 싶은 건지 귀연골이 비치던 때처럼 하루에 몇번씩 동그랗게 비치고있음....이런 현상 있던 예사 있어??
그나마 다행인건 예전 콧구멍처럼 거의 안보이게 될거라고 하셨었는데, 첫수술코 안정기때처럼 똑같이 여전히 들려 보이는게 같은 이유일거라고 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