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은분들이 댓글달아주시고 또 많은 분들이 쪽지 보내주셔서 너무 놀랐어요.
많은분들이 코 제거를 생각하고 계시구나 뭔가 씁쓸하면서도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그랬네요.
제가 누군가의 희망이었는데 또 그 희망을 깼다고 생각을 하니
저도 제거전에 여기서 누구 한마디에 울고 웃고 그랬던 경험이 생각나서 괜히 미안한 맘도 들었어요.
하지만 아직도 코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구
거울을 보면 왠 납작한 돼지코를 한 여자가 있어서 힘들긴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성형하구 제가 느끼기엔 코가 제법 휘어지구 밝은곳에서보면
친구들과 가족들이 "너 코가 좀 그렇긴 하다, 코만 따로 붙여논것 같다"고 표현할만큼 뾰족하고 징그러웠는데
남들은 크게 신경을 안썼던 건지 (특히 남자들)
그때는 참 민망하게도 예쁘다는 말도 많이듣고 '이민정'같다는 소리도 듣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고작 6개월 사이에 엄청난 대시와 난생처음 길에서 헌팅비슷한것도 경험했구요.
못생기게 태어나 그런 말을 많이 못듣고 자라서 그랬던 건지
그때는 그것조차 정말 싫고 부담스럽고 내 스스로가 모두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도 기쁘지 않고 그냥 도저히 용납이 안됐던것 같아요.
때때로 조금만 아프고 피가 나도 돼지코 들창코로 영원히 코를 잃게 되진 않을까 이런 생각에 빠지면
정말 헤어날수가 없었구요. 성형한줄 바로 눈치채는 여자들은 수군수군하고 눈마주치기를 불편해하고
날 대하기를 어려워 했었는데 그게 결정적으로 제거를 선택하게 했던것 같아요.
어쨌든 저는 잘된 수술은 아니었고 티가 꽤 나는 코였거든요
근데 지금은 수수하다, 수더분하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내얼굴을 그려주는데 콧구멍만 두개 뻥 뚫려 있네요ㅋㅋ
못난이라고 놀리고 신봉선닮았다고 하는 애들도 있구요 쩝
부모님들도 이제 니 마음이 편하냐, 우리가 만들어준거 그냥 그만큼이라도 가지고 살지 이뻐지려고 한 수술
이뻐졌다고 다 빼는 바보가 어딨냐고 하시는데 눈물만 났어요.
어쨌든 쪽지와 댓글 보며 많이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모습에 자괴감이 들고 자신감이 없지만 지금의 상황을 알고도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글쎄요..
그래도 저는 제거 했을것만같아요. 너무 티가 나서 '나'라는 존재 자체가 솔직하지 못한 기분이었고
성괴로 살 수 있는 성격이 아닐뿐더러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코성형했다는 사실을 잊어야 하는데
너무 티가 나버리니 그게 안되더라구요. 결국 제 성격이 그냥 수수한 성격이어서 그런가봐요 ㅠ
제거를 고민하시는 많은 분들.
제거하면 정말 못생겨져요. 아마 생각하시는것보다 훨씬 더 그게 크게 느껴지실수도 있어요.
지금코가 죽을것처럼 싫어도 이미 눈에 익숙해져있어서 원래코로 돌아간들 밉고 싫을거에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좋았다면 수술하지 않았겠지요)
염증이 심하거나 수술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잘못되어 보형물이 돌아갔다던지 돌출이 왔다던지 하지않는 이상
아무리 의사들한테 글을 남기고 이미 제거 하신분들한테 쪽지와 댓글을 달으셔도
조금 덜하다 더하다의 차이지 "못생겨진다"는 객관적인 팩트는 어쩔 수 없을것 같아요.ㅠ
수술전에 이뻤던 분들도 그 타이틀 코 빼는 순간 내려놓을 수 있어요
원래 얼굴로 돌아갈 수 없고 사람의 분위기와 아우라는 1mm차이로 결정되니까요
근데 세상을 속이고 사는것 같은 느낌 사람들의 시선, 부작용에 대한 공포는 최소한 내려놓게 되요.
정안되면 필러맞고 그래도 안되면 그땐 재수술하자 하는 '희망'같은것두 있고요.
어쨌든 여기가 끝이니까요..
어제도 잠을 못자고 그래서인지 오늘도 기분이 싱숭해서 저번에는 상태위주로
이번에는 마음을 위주로 한번 써봤습니다.
'안예쁘기때문에' 제거하시는거면 재수술하는게 맞고
심리적으로 죄책감이나 두려움이 드신다면 제거..만이 답이겠지요
두마리토끼를 다 잡을수는 없을것 같아요 ㅠ
봄도 다 지나가고 있네요. 얼었던 마음 녹이고 저도 제 얼굴에 적응하고 이뻐지길 바라야겠어요
힘내시구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