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펑)
화요일에 드디어 장정 10년동안 가지고 있었던 L자 실리콘을 제거했습니다.
사실 후기를 쓸까 말까 고민했는데
함께 고민하시고 제거를 할까말까 걱정하시는 많은 성예사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장문의 글이 될 것 같네요.. (10년이란 시간이 긴만큼 제 하소연? 푸념도 길어질 예정 ㅋㅋ)
일단 저는 20대 초반에 어머니의 손길에 이끌려 많은 써칭없이(거의 없을 무 수준으로) 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모태코는 퍼진 코에, 콧대도 높지 않았어요.
그래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콧볼축소와 콧대는 한 4미리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보형물은 L자 실리 +귀연골 혹은 귀 진피를 덧대었구요.
사실 수술 당시 실리콘은 뭘 쓰고... 재료는 뭐가 좋고.. 이런 것도 전혀 없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연예인 사진만 가지고 가서
이런 식으로 해달라. 했던 게 다입니다.. 그래서 L자 실리콘이 들어간지는 나중에.. 이물반응이 나타났을 때야 비로소 알게 되었답니다 ^.^;;
당시 수술 후, 부목 제거를 하러 병원에 내방했을 때 코 미간쪽이 불룩 튀어나왔었는데
피가 찼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주삿바늘로 피를 뺐구요, 그 뒤에도 집에서 며칠 경과 보고 한 번 더 내원했을 때 피를 또 뺐습니다.
총 두번 뺐죠.
그리고 뭐 수술하고 몇개월 이렇게 지내는데.. 초기에 이물반응인지, 코가 좀 찌릿하고 미간 옆으로 왕 벌레 물린 것 마냥
엄청 크게 볼록 뭐가 나더라구요?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았지만.. 조금만 피곤해도 자꾸 벌레 물린것처럼 뭐가 일어나고 가라앉기를 반복했습니다.
미간만 그러던 것이, 콧등에도 가끔씩 붓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병원에 찾아갔더니 처음엔 경과를 보자고 했다가.. 제가 너무 불안해하고, 염증 반응인 것 같으니 제거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필러 얘기를 하시더군요....
당시엔 청천벽력같았습니다.
내 돈과 내 아픔..내 상처 + 그리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시간을 쏟았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필러라니 ㅠㅠ
그래서 불안했지만 또 너무 아까워서 그냥 일단은 약먹고 두고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그렇게 세월이 언 10년이 흘렀습니다.
수술 후 초반에는 코에서 좀 꾸리꾸리한 냄새도 나고, 코도 붓고... 찌릿한 느낌도 있고.. 코도 엄청 딱딱하고 해서
슬펐지만..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나름 적응해가며, 너무 뾰족하지 않고 코끝이 뭉뚝해서 차라리 덜 티나고 괜찮다..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근데도 계속 이물질을 코에 달고 사는 것에 대한 불안함은 있었구요, 어디에 부딪히면 심장이 덜컹 내려앉고..
옆모습 한번 씩 볼때마다 콧구멍이 자꾸 보이는 것 같고, 사람들이 예쁘다예쁘다~ 하는데 그게 뭔가 인조적인 미를 말하는 것 같고.
여튼 이제 그냥 자연스런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실리제거를 결정했구요.
저는 수술한 병원에서 수술했습니다. (저 수술해주신 원장님이 해주지 않길 바랬는데 너무나 다행히 그 원장님 안계시더라구요 ^^)
그래야 좀 저렴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초반엔 5-60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캡슐까지 제거하고 다시는 코 재수술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개방형으로 진행하고 뭐 이래저래... 금액이 좀 올라갔습니다.
사진은 위에 수술전-후 표기해 두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측면에서 보면 뭔가 살짝 들린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술했을 때 초기 사진들 다 찾아봤는데.. 사진 각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그때도 좀 반버선 코이긴 했는데..? 여튼 느낌상 좀 들려가는? 느낌도 들고.. 괜히 혼자 불안해하고 있었죠.
수술은 수면마취로 했구요. (이거 참 좋더라구요)
그냥 잠 스르륵 자고 일어나면 끝나있습니다.
다행인 건, 캡슐을 제거하긴 했지만 염증소견은 없었다고 하시네요....
사진 보시다시피 붓기나 멍은 아직 크게 없구요.
저는 처음 코 수술했을 때 눈이나 주변으로 멍이 엄청 심하게 들어서 혹시나 그럴까 걱정했는데
아무래도 실리콘 제거수술이고, 그냥 개방으로 열어서 빼내고 흉살/캡슐 제거하고 다시 봉합하는 거라 그런지
그전보단 코에 무리가 덜가서 많이 자극받은 것 같지는 않네요.
아직까지는 옆면 보면 콧대 높이나 코끝도 다 그대로인 것 같구요.. 큰 변화는 없습니다.
좀 지켜봐야할 것 같구요.
당연히 제 모태코는 낮았었던 걸 알기 때문에 콧등도 낮아지고 코끝도.. 뭐 들리지만 앉고 자연스레 내려가기만 하면 좋겠네요.
여튼 지금은 이런 상황입니다!
제가 이렇게 긴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린 이유는..
지금도 실리콘제거를 할지말지 고민하고 계시며 이 글을 보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생각보다 괜찮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라는 용기의 말을? 이 글을 통해, 제 후기를 통해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실릴콘 안고 살면서 구축걱정+혹시나 부딪치면 잘못될까 걱정.. 하며 사느니
그냥 실리콘 빼고 구축걱정 하는 게? (구축은 안왔으면 좋겠다..)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다들 힘내시구요!! 코 수술을 하시는 분들도, 재수술을 하시는 분들도, 저처럼 아예 실리콘 제거하시는 분들도
모두 예쁘고 아름다운 하루 보내세요 :)
질문있으심 서로 공유하고 댓글 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