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인 남자고 수술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 전역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수술했음. 그냥 막연하게 아주 조금 잘생겨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8월 말에 수술함.
성형하고 직후에 너무 불편해서 힘들었지만 이정도는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에 괜찮았음. 난 내가 봐도 성형을 한건지 안한건지 긴가민가 한 정도의 성형을 하고 싶었던 사람이라 일부러 자연스럽고 수술한 티 안나는 코 수술을 잘하는 원장님께 수술을 받았음. 부목을 떼어내고 너무 높은 미간에 ㅈㄴ 큰 충격을 받음.
원래 성형하면 미간에 붓기가 심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기에 멘탈 케어 가능했음. 하지만 미간 높이는 그렇게 많이 낮아지지 않았고 슬슬 멘붕이 옴. 막상 친구들은 내가 수술한거 모르는 듯. 거의 반년만에 보기도하고 살이 많이 빠져서 그런걸 거임. 암튼 그러다가 성예사를 발견하고 글들을 훑어보니 부작용에 대한 글이 보이기 시작.
수술하기 전에 유튜브에선 의사들이 실리콘으로 잘 수술하기만 하면 평생갈 것 처럼 말하는 영상들만 봤기에 부작용 같은건 생각 안했음. 막상 내가 하고 성예사에서 글을 읽다보니 불안감이 엄습함.
난 부작용 자체에 관한 두려움 보다는 내가 원하지 않는 때에 부작용이 생기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큼. 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너무 걱정하는 거 같아서 병신같아 보일 수 있음.
여튼 나름의 각오를 다지고 부모님께 제거하고 싶다 말씀드리니 "너 제거하면 코 무너진다" "기껏 잘해놓고 왜 제거 하려하냐. 내가 볼땐 넌 제거를 해도 나중에 재수술 할거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심. 그런거 생각도 안했는데 항상 믿고 의지하던 부모님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니 진짜로 저렇게 될까봐 더더욱 결정내리기가 무서워짐.
여튼 불안감이 너무 커지고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물어서 부정적으로 변해가다 지금은 우울증 증세가 상당히 심함. 지금도 ㅈㄴ 울다가 기분 좀 풀려서 글 싸는거. 일단 나도 너무 성급하게 결정할건 아닌거 같아서 일단 정신과 상담좀 받아보고 결정내리기로 함. 아직은 제거하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