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스트레칭이나 보형물 사용 등으로 오히려 부작용 발생 위험
고가의 수술비와 긴 회복 시간, 후유증에 대한 걱정 없이 자가로 성형 효과를 내는 방법이 누리꾼들 사이에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성형수술 없이 턱 갸름해지는 방법, 병원에 가지 않고도 쌍꺼풀 생기는 방법, 매일 아침 수 분 노력만으로 콧대가 오뚝해지는 방법 등 '꿀정보'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이런 영상을 무턱대고 따라했다가는 미용 효과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얼굴 작아지는 경락마사지, 달군 숟가락으로 쌍꺼풀 만들기
가장 인기 있는 '셀프 성형' 방법은 경락마사지와 얼굴 근육 운동이다. 한 유튜버는 자기 채널에 "초등학생 때는 평범한 얼굴이었지만 수 년간 지속적으로 마사지와 얼굴 근육 운동을 한 결과, 성형수술 없이도 쌍꺼풀이 짙고 큰 눈과 오뚝한 콧대, 브이(V) 라인의 갸름한 턱선을 갖게 됐다"며 본인이 해 왔던 여러 가지 노하우를 소개했다.
볼에 바람을 넣는 동작을 100번씩 30세트를 해주거나, 입술을 O자형 그리듯이 돌리거나, 콧대를 꼬집듯이 세우거나, 실핀이나 불에 살짝 달군 티스푼으로 눈꺼풀에 쌍꺼풀 라인을 드리는 등을 매일 꾸준히 하면 수 년 뒤 마치 성형을 한 것처럼 효과가 나타난다는 내용이다.
이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의 의견은 반반이다. 어떤 네티즌들은 "나도 한번 계속 해보겠다"거나 "오늘부터 시작한다", "나도 이거 해서 코가 높아졌다"는 반응이었지만, 어떤 이들은 "젖살이 빠지면서 원래 얼굴이 드러났다"거나 "전혀 효과가 없을 듯 보인다"고 반응했다.
실제로 오랫동안 이 얼굴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따라했다가는 오히려 크나큰 부작용에 시달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성장기 때 저런 마사지를 지속적으로 하다가 오히려 얼굴이 변형돼 성형외과와 정형외과까지 갔다"며 "특히 불에 달군 티스푼으로 쌍꺼풀을 만들려다가 각막 신경이 손상돼 시력 저하로 안경을 쓰게 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딸이 티스푼으로 눈에 그리고 있길래 이 영상을 알게 됐다"며 "영상 속 어릴 적 사진을 보면 외꺼풀이어도 이미 접혀져 있어 크면서 쌍꺼풀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콧대를 세우는 습관은 오히려 코 모양을 변형시킬 위험이 있으니 다들 따라하지 말라"며 "채널 주인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유튜브에 '경락', '마사지', '성형' 등을 복합 검색해보면 성형외과에 가지 않도고 턱선이 갸름해지고 광대가 낮아지며 코가 높아지는 비법들이 수없이 많이 올라와 있다.
최장연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마사지는 물리치료의 한 분야로 과도한 운동이나 외상, 또는 수술 후 부종을 가라앉히거나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통증이나 부기가 없는 부위에 한다고 해서 미용적 개선 효과나 항노화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은 방법인데다가, 특히 얼굴 골격이 바뀌거나 크기가 작아지는 등 효과는 나타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콧 속에 넣은 보형기구가 만성 염증과 점막 괴사 등 유발 위험
그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셀프 성형 노하우 영상은 화장품이나 영양제 등을 판매하는 헬스뷰티 스토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셀프 성형기구' 또는 '셀프 성형 보형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눈에 접착제를 바르거나 쌍꺼풀 테이프를 붙여 쌍꺼풀을 만들거나, 머리띠처럼 생긴 플라스틱띠를 턱에 두르고 잡아당겨 볼살을 없애고 턱선을 갸름하게 만든다. 또는 입술을 잡아당겨 미국 헐리우드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두껍게 만들거나, 손톱 크기의 플라스틱 조각 일명 '코뽕'을 양쪽 콧구멍에 넣어 콧방울을 높게 세우기도 한다. 이런 기구들을 사용하면 지속적인 효과는 없을지라고 성형 없이 성형수술한 듯한 효과를 낸다고 소개하고 있다.
수 년 전부터 자가 성형 보형물에 대한 위험과 부작용에 대해서 제기돼 왔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셀프 성형기구 35개 제품에 대한 안전실태를 조사해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피부에 직접 붙이거나 몸속에 삽입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소관 부처가 불명확해 별도의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거나, 가격이 저렴한 만큼 중금속인 납과 비소, 포름알데하이드, 톨루엔 등 유해물질이 공산품 기준으로 과다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이런 제품들이 유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최 교수는 "이런 셀프 성형기구는 우리가 원하는 미용 효과를 전혀 낼 수 없으며 오히려 원치 않는 부작용만 유발할 가능성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꺼풀은 우리 몸에서 두께가 가장 얇은 피부로 이뤄져 있어 쌍꺼풀 테이프 등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외상을 가하면 영구적으로 피부가 늘어지거나 흉터가 생길 수 있다"며 "피부와 피하 조직에 물리적인 외력을 가해 얼굴의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은 손가락으로 바위를 눌러서 구멍을 내는 것만큼이나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콧속에 넣어 코를 세우는 코뽕에 대해서는 "코 안에 이물질을 지속적으로 넣으면 결국 비강 내 점막을 자극하게 돼 만성 염증과 연골염, 점막 괴사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고, "턱을 갸름하게 하는 견인장치는 턱관절 장애와 치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전하고 정확한 의학 콘텐츠 위한 가이드라인 설정 필요
유튜브에서는 진귀한 셀프 성형 동영상도 찾을 수 있었다. 말그대로 의사가 직접 자기 얼굴을 성형하는 '진짜 셀프 성형' 영상이다.
본인이 진짜 의사라고 밝힌 한 유저는 본인의 채널에서 스스로 시술을 해 볼에 보조개를 만들거나, 턱에 보톡스를 맞아 갸름하게 만들거나, 눈 밑에 필러를 넣어 애교살을 만들거나, 코에 성형용 실을 넣어 콧대를 세웠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시술 과정을 볼 수 있어 궁금증이 풀린다"거나 "의사가 직접 본인 얼굴에 시술을 하는 것을 보니 시술에 대해 신뢰가 생긴다", "생각보다 성형시술이 간단한 거 같아 해보고 싶다", "병원이 어디인지 정보가 궁금하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영상을 보고 따라하거나 성형에 대해 가벼운 생각을 들게 할 수도 있는 만큼, 영상에 대한 우려가 든다. 최 교수는 "셀프 성형 영상 속 주인공이 성형외과 전문의인지 알 수 없다"며 "게다가 실제 성형수술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무균술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최근 성형외과학계에서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신매체를 통한 의학관련영상과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일반인에게 바르고 안전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도록 자체적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는 "1인 미디어가 유행하면서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편향된 내용들도 여과 없이 등장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미용 성형 분야는 의학적 전문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므로 사용자들은 모든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으로 콘텐츠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유튜브는 내용을 검열하는 도구가 없이 영상을 자유롭게 올리고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은식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유튜브에서 올라온 의학정보는 그래도 전문의가 운영하는 채널에서 보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면서도 "하지만 전문의들의 채널이라 할지라도 비슷한 주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다룬 내용을 확인하고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3&sid2=241&oid=584&aid=0000006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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