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라뮤끄' 왕징 성형외과 방문 '화제'
필러 위주의 시술 유효 기간 최대 2년
中서 지난해 500명 왕징 모방 성형 해
"두상 필러만 50개를 맞았어요 만져보면 여기가 말랑말랑해요."
중국의 대표 뷰티 인플루언서 왕징(王婧)이 만든 '성형 미인상'이 동아시아 미용산업에 새로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단지 성형을 받은 유명인이 아닌, 직접 병원을 차리고 자기 얼굴을 '브랜드화'한 이례적 사례다. 한국 뷰티 유튜버들도 왕징의 병원을 찾기 시작하며, 이른바 '왕징 성형'에 대한 관심은 국경을 넘고 있다.
6일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지난 4일까지 '왕징'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42% 증가했다.
최근 115만 뷰티유튜버 '라뮤끄'는 왕징이 운영하는 중국 성형외과를 직접 방문해 견적을 받아본 내용을 영상으로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31일 올라온 '상상 이상 디테일한 중국 성형 상담 리얼 후기 from 중국 TOP 성형왕홍 왕징' 영상은 조회수 34만 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디자인 실장이 얼굴 진단…"필러 수십 개 2800만원"
영상에서 라뮤끄는 "중국 성형 시장은 에이전시 과열 경쟁으로 사칭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은 에이전시 마진이 최대 30% 수준이지만, 중국은 50%부터 시작해 시장 자체가 어마어마하다"고 전했다.
특히 눈에 띄는 차이는 상담 시스템. 한국은 의사가 직접 상담하는 데 반해, 중국은 '디자인 실장'이 환자를 진단하고 시술 방향을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뮤끄 역시 의사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
왕징은 라뮤끄와의 상담에서 "두상에 필러를 약 50개 정도 맞았다. 만져보면 말랑말랑하다"며 "보통 고객은 20개 정도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라뮤끄의 광대를 '아직도 높다'고 진단하며 이상적인 얼굴형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왕징은 자신이 모델로 활동하는 성형외과를 직접 운영하며 팬들이 자기 얼굴을 따라 성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해당 병원 디자인 실장은 라뮤끄에게 "예뻐지려면 단점을 줄이는 법과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있다"며 '이마 결절은 미간보다 살짝 낮아야 한다', '눈꺼풀 시작점은 산근보다 높아야 한다', '광대가 눈 아래를 받쳐줘야 한다' 등 중국식 미의 기준을 자세히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라뮤끄에게 제시된 시술 견적은 총 2800만 원. 필러만 30개(두상 20개·측면 10개)로 900만원이 들었고, 뼈 주변에 주입하는 콜라겐 시술인 '운경'이 눈썹과 턱에 각 2개씩 총 1280만 원, 애플존과 눈가에 운경 4개 시술이 620만 원이었다.
실장은 "수술은 거의 권하지 않는다"며 "예약은 이미 6개월 1년 치가 차 있다. 시술 효과는 1~2년간 지속된다"고 말했다.
◇"중국 성형 견적 1820만원…사람 너무 많아 상담도 서서"
41만 유튜버 뽀용뇽도 최근 '중국 CN 가서 왕징 판박이 성형하면 견적이 얼마일까?'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의사와 상담을 위해 약 50분을 기다린 끝에 서서 상담받았으며, 대기자들로 병원이 북적이는 탓에 상담조차 인파에 치이며 이뤄졌다고 전했다.
뽀용뇽이 받은 견적은 총 1820만 원으로, 눈 성형에 200만원, 코·이마 시술에 1200만 원, 입 200만원, 귀 120만원 등이 포함됐다.
뽀용뇽은 "심지어 보형물을 넣는 수술임에도 '부작용 0%'라는 안내받았다"며 홍보를 조건으로 25% 할인 제안도 받았다"고 말했다.
왕징 성형 상담 영상에 누리꾼들은 "얼굴이 시한폭탄 같다", "무표정일 땐 번지르르하지만, 안은 다 망가진 상태, 얼굴이 울퉁불퉁하다", "필러는 무게가 있어 결국 중력에 의해 얼굴이 처진다" 등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성형 전문의들 "예쁜 건 하루 부작용은 평생"
문제는 왕징이 구축한 얼굴형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이상형'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약 500명의 팬이 왕징의 병원에서 성형을 받았고, 올해는 그 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중국 성형 트렌드 중엔 밑 트임 과열, 엘프 귀 필러 등 극단적 시술이 번지고 있다. 귀 끝을 세우는 '엘프 귀' 역시 해부학적 구조를 무시한 비현실적 시술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처럼 극단적인 필러 시술과 과도한 외형 개조를 놓고, 국내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민우 에이트성형외과 원장은 공식 유튜브에서 "중국식 눈 성형은 피부를 절제해 뒤트임을 강하게 벌리는 방식인데, 이는 눈이 감기지 않거나 재생이 어려운 상태로 남게 된다"며 "오늘 하루만 예쁘고 싶은 사람에겐 어울릴지 몰라도 평생 안고 가야 할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손형빈 한나이브성형외과 원장도 "중국은 공막 노출을 극대화하려 눈을 과도하게 뒤집는다. 눈물은 밖으로 새고, 속살이 노출된다"며 "한국에서 이런 수술을 했다면 멱살 잡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중국 성형외과에선 필러를 녹이러 오는 환자가 더 많다"며 "얼굴은 필러로 과도하게 개입하면 오히려 변형되고 유지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는 송 모씨(30)는 "요즘은 외모의 정답이 정해진 듯한 분위기지만, 그걸 무리하게 따라가다 보면 얼굴이 망가지는 건 순식간"이라며 "오늘 하루만 예쁜 얼굴이 평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걸 많은 분이 시술 후에야 깨닫는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0577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