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권대희 법’이 통과될 수 있을까.
지난 MBC ‘PD수첩’에서는 권대희법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권대희법이란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으로, 의료사고로 인해 숨진 20대 청년 권대희씨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이 법은 현재 논의 중이다.
스물다섯 살 권대희씨는 A4용지 한 장에 버킷리스트가 가득한 꿈 많은 청년이었다.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2년 동안 돈을 아껴 모으기도 했다. 25번째 생일을 3주 남짓 남긴 2016년 9월 8일, 안면윤곽 수술을 받던 그는 뇌사상태에 빠졌다. 49일 뒤 끝내 사망했다.
권씨의 어머니는 병원의 CCTV와 의무기록지 등을 입수해 아들의 죽음을 파헤쳤다. CCTV속 당시 수술실의 실태는 끔찍했다. 오랜 시간 수술실을 비운 집도의, 눈화장을 하고 수시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권씨를 지혈하는 간호조무사, 심지어 수술 중 바닥을 대걸레로 닦기도 한다.
PD수첩 제작진이 유령수술(대리수술)을 추적해온 김선웅 원장에게 당시 CCTV를 보여주며 권씨의 출혈량이 3500cc라고 설명하자 김 원장은"안면윤곽술을 하면서 (출혈량이) 300~400cc만 되어도 굉장히 비상상황이라고 인지한다"며 "피를 지금 대걸레로 닦고 있는데 충격적이다"고 했다.
이에 권씨의 어머니는 일명 ‘권대희법’의 통과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지난 5월 14일, 안규백 의원 등 10명의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루 만에 철회됐다. 절반인 5명의 의원이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 뒤 6일 만에 가까스로 재발의 됐고, 이제 논의를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을 둘러싼 의료계 반발은 거세다. 실제로 법안을 발의했다 철회한 것으로 알려진 김진표 의원 측에서는 "의사협회에서 엄청나게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의료계가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수술실에서의 의사 프라이버시 침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수술실에서 환자가 수술을 받는 것은 (환자) 프라이버시 침해가 될 수 있겠으나, 의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한편 현행법상 의료사고 소송에서는 환자 본인 혹은 그 유족이 병원의 책임소재를 입증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당시 기록을 찾아야 하는데, 결정적인 방법 중 하나가 CCTV 영상이다. 의무기록지는 조작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수술(시술)실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을뿐더러, 있더라도 영상 삭제에 대한 제한이 없어 삭제로 대응하는 게 관행이 됐다. 사실상 입증이 어려운 상황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10/2019071000786.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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