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숱이 많으면 탈모 걱정은 안 한다. 하지만 탈모는 숱이 아닌 두께를 주목해야 한다. 머리카락은 빠지기 전에 일단 ‘가늘어지기’ 때문이다.
모발 ‘굵기’가 탈모의 척도
탈모는 우리 생각보다 천천히, 여러 단계를 거쳐 일어난다. 먼저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 모발이 점차 힘이 없고 가늘어지기 시작한다. 이내 색이 옅어지면서 짧은 솜털처럼 변하는데, 이를 ‘모발 소형화’라 부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발 소형화가 심해지다가 결국 머리카락이 빠진다. 처음에는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에서 나타나지만, 과정이 반복되고 범위가 넓어지면 ‘대머리’가 된다. 최근 설문에 따르면 2030 남성이 가장 많이 겪는 탈모 증상으로 ‘모발이 가늘어짐(29%)’을 꼽았다. 40대는 절반에 가까운 45.2%가 머리카락이 가늘어졌다.
영국피부과저널에서 비탈모인과 탈모 환자를 비교한 결과, 모발 수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지만, 굵은 모발의 보유율은 각각 45%와 12.4%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탈모 환자가 모발 두께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최지웅 교수는 “대부분 머리카락이 짧고 가늘어지는 증상을 먼저 보이는데, 이때를 탈모 시작으로 봐야 한다”며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힘이 없고 가늘어졌다면, 증상이 심해지기 전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늘어지는 모발, 조기에 적극 치료해야
대다수 남성은 탈모를 걱정하면서도, 샴푸나 마사지 등 보조적 요법에 의존하다가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빠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다. 탈모 관리법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탈모 샴푸 사용(32.6%)’으로 ‘두피 마사지(13.8%)’, ‘식이 요법(11.2%)’이 뒤를 이었다. 반면 탈모약 복용은 10.2%에 그쳐, 10명 중 1명만이 약물 치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형 탈모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계속해서 상태가 나빠지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머리카락 굵기가 손으로 느껴질 정도로 얇아졌다면, 탈모가 시작됐다는 의미"라며 "머리카락을 보존하고 진행을 막기 위해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 치료에는 주로 먹는 약인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이 사용된다.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는 모두 남성형 탈모의 주된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생성을 억제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김범준 교수는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등 알약은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된 치료법"이라며 "털을 만드는 기능이 있는 남성호르몬은 유지하면서, 이들이 탈모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걸 막으면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 두타스테리드는 모발수뿐 아니라 굵기 증가에도 효능을 보인다. 실제 다국적임상에서 두타스테리드 0.5mg을 복용한 환자는 대조군보다 모발 굵기를 45% 증가시켰다.
미녹시딜은 혈관을 확장해 모발 성장 기간을 연장·촉진한다. 탈모 증상이 아주 심하지 않거나, 탈모가 5년 이상 오래되지 않아 솜털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 효과가 있다. 이미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 상태라면 모발 이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모발 이식을 한 다음에도 이식된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위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지웅 교수는 “탈모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모발 수와 함께 굵기 개선 효과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은데, 두타스테리드 같은 경구용 탈모약은 다수의 임상을 통해 모발 두께 개선 효과를 입증됐다”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 초기에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중도 포기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탈모약은 최소 수개월 이상 복용할 때 효과가 나타난다”며 “따라서 올바른 복약법에 따라 꾸준히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346/0000031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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