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페트병을 얼렸다 녹일 경우 높은 온도에서 가열할 때와 비슷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중국 저장대,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연구진들은 최근 일회용 페트병을 영하의 온도에서 얼린 후 녹였을 때 나오는 미세플라스틱 등 유해물질의 양이 60도로 가열했을 때 나오는 양과 비슷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에 소개됐다.
공동 연구진은 두께 2.2㎜의 플라스틱 용기에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물을 담은 뒤 각각 동결·해동을 반복한 경우, 염소 소독을 한 경우, 가열한 경우 등과 아무런 처리도 하지 않은 경우로 나눠 실험했다.
실험에는 물 공급용 파이프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일종인 PPR(polypropylene random) 소재가 사용됐다.
실험결과 동결 및 해동을 반복한 플라스틱 용기 내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라 하루에 70~220개 정도, 가열했을 때는 하루에 70~130개 정도, 염소 소독을 했을 때는 60~160개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왔다.
반면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용기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3~66개 정도 검출됐다.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은 세포독성, 산화 스트레스 유발 등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을 미칠 수 있다"며 "플라스틱병에 물을 담아 얼려 마시는 방식에 대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독고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화 교수는 지난달 31일 먹는물네트워크가 대한환경공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포럼에서 "여름철 많은 이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을 얼려서 마시는 것은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한국에 유통되는 먹는샘물 등을 연구해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