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시아’라는 상품명으로 널리 알려진 남성 탈모 치료제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도 사용되는 피나스테리드는 세계적으로 수억명이 복용 중인 대표적인 탈모약으로 국내에서도 1000만명가량이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UIUC) 연구팀은 2009~2016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민건강영양조사(NCHS)에 참여한 남성의 피나스테리드 사용과 콜레스테롤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후 동물실험을 통해 추가 검증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생화학‧분자 생물학 협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지질 연구 저널(Journal of Lipid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남성들의 피나스테리드 사용과 콜레스테롤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분석해 피나스테리드를 사용한 그룹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평균 30포인트 낮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에 걸리기 쉬운 실험용 생쥐에게 사료 1㎏ 당 0·10·100·1000㎎의 피나스테리드를 포함한 먹이를 투여한 후 약 12주 동안 비교‧분석했다. 죽상경화증은 혈관벽 내부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전신성 질환으로, 동맥경화증이라고도 불린다.
그 결과, 1000㎎/㎏의 피나스테리드를 함유한 먹이를 투여한 생쥐는 혈관벽에 쌓인 콜레스테롤 플라크(Plaque)의 크기가 줄고, 혈장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도 감소했다. 또 간에서 발견되는 지방 수치와 염증 지표도 낮아져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도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인체에서는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인 최고 복용량(1000㎎/㎏)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피나스테리드 용량은 하루 1㎎이며, 전립선 비대증을 위해서는 하루 5㎎이 사용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통계학적으로 나타난 피나스테리드 복용자들의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피나스테리드의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임상시험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