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부암 가운데 약 90%를 차지하는 ‘두경부 편평세포 암종(HNSCC)’의 항암치료(화학요법) 효과를 떨어뜨리는 유전자를 영국 연구팀이 발견했다.
영국 퀸메리 런던 대학교(QMUL) 연구팀이 화학요법 항암치료에 대한 종양 반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자를 식별한 후 특이 반응성을 분석한 결과, HNSCC에서 화학 내성을 유발하는 유전자 2개(NEK2, INHBA)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암(Molecular Cancer)’에 최근 게재됐다.
두경부암은 뇌‧뇌신경‧눈 등을 제외한 머리와 목 부위에 발생하는 암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후두암‧인두암‧구강암‧비부비동암‧침샘암이 속한다. 발병률 6위의 비교적 흔한 암으로, 이 가운데 HNSCC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경부암은 말하고 삼키는 능력에 큰 영향을 미쳐 삶의 질 저하를 심하게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을 통한 항암치료에 내성이 쉽게 발생해 치료에 실패하는 이들이 많고 이에 따라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화학요법 항암치료 약물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확인을 위해 유전자 데이터의 통계적 규칙과 짜임을 분석해 28개 유전자를 식별했다. 이후 12종류의 화학 저항성 암세포에서 28개 유전자를 테스트해 특히 반응성이 있는 4개의 ‘중요한’ 유전자를 찾은 후 분석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HNSCC에서 화학 저항성을 유발하는 유전자 ‘NEK2’와 ‘INHBA’를 확인했다.
또 화학 저항성 유전자 2개 가운데 하나를 억제하면 화학요법에 반응하지 않던 암세포도 약물에 반응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널리 알려진 성분 가운데 곰팡이 독소인 ‘시로데스민A(Sirodesmin A)’와 박테리아에서 유래한 ‘카필조밉(Carfilzomib)’이 해당 유전자를 억제시켜 화학요법 저항성 암세포가 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항암제 ‘시스플라틴(Cisplatin)’에 30배 더 민감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무이-텍 테(Muy-Teck Teh) QMUL 치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두경부암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이유가 특정 유전자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유전자들이 다양한 인간 암세포에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해낸 만큼 이번 발견이 다른 암종에 대한 치료법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암 환자들이 자기 유전자와 종양 유형에 따른 맞춤형 치료를 받아 생존율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