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뉴스]
서현아 앵커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인데요.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실제로 이와 관련한 뇌파의 변화를 입증했다고 합니다.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 열쇠가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효종 과학 커뮤니케이터와 함께 알아봅니다.
어서 오세요.
죽음 직전의 주마등 현상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인간이 죽음을 앞둔 직전에 그 생전의 기억들이 찰나의 순간에 스쳐 지나가는 것을 우리가 주마등이라고 말하죠.
정말 죽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라든지 아니면 극적으로 구조된 사람들 혹은 심정지 환자들 이런 분들의 공통적인 증언에 따르면 이 주마등 인생이 스쳐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영미권에서는 이것을 라이프 리뷰라고 하는 단어로 또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라이프 리뷰라는 말까지 있는 거 보니까 이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은 아닌가 봅니다.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그렇습니다.
단어가 있는 걸 보니까 확실히 동서 간의 문화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순한 허풍 같지도 않아 보이고요.
그들의 일관성 있는 주장이 있으니까요.
놀랍게도 이 미스테리한 현상에 관한 비밀 이것을 밝힌 논문이 2023년 5월 이번 달이죠, 미국 국립과학원 회부에 게재가 되었어요.
그래서 이 이번에 소개해드릴 그 내용은 뇌 과학의 지금까지는 미스테리 같은 것으로 여겨졌던 주마등 현상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 연구에 관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서현아 앵커
굉장히 흥미롭게 들리는데요.
사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는 굉장히 세계적인 학술지 아니겠습니까?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데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맞습니다.
이 따끈따끈한 논문, 실제로 죽음을 앞둔 사람들 그리고 혼수 상태에 있는 사람들 4명을 대상으로 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것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섬뜩하지만 또 이제 진보된 연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4명의 환자들에게 뇌파 검사 캡을 달아서 그 검사 캡에서 나타난 뇌파의 변화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이번의 논문인데요.
이런 과감한 연구를 이행하게 된 동기는 생명이 살아 있는가 혹은 죽어 있는가와의 그런 경계를 우리가 인간이 어떻게 인지를 해야 되는가라고 했던 그런 연구를 진행했던 미시간대학교의 '지모 보르지긴'이라고 하는 연구자에 의해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모 보르지긴' 이 교수는 10년 전에도 동물 실험을 통해서 비슷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고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맞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관례적으로 죽음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심정지와 함께 일어나는 호흡이나 안구의 특성 변화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하는 여러 생명활동의 정지로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이 보르지긴이라고 하는 학자는 의학 기술이 점차적으로 진보됨에 따라 점점 더 죽음이라고 하는 그런 것이 명확하게 뭐가 죽었는가에 대한 생물학적 정의를 내리는 것이 어렵다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데요.
그가 2013년에 한 연구가 이것에 대한 힌트를 좀 줍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면 당시에 연구 결과는 어땠습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해당 연구에 따르면 실험에 사용된 쥐가 있는데요.
그 쥐의 뇌에서 변화를 집중적으로 연구를 했는데 심장 박동을 멈췄음에도 이 쥐의 의식이 바로 사라지지 않고 한 30초 정도 유지되는 그런 모습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보르지긴은 이 연구를 통해서 우리가 삶과 죽음에 대해서 지금까지 그냥 본능적으로 이분법적인 살면 살았고, 죽으면 죽었고라고 하는 그런 경계를 만들어서 우리가 정의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라고 하는 그런 멘트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의학적으로 죽음이 정의된 순간 우리가 지금까지 정의한 순간에도 생명의 불꽃이 꺼지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어떤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의학적으로는 죽었지만 여전히 생명이 남아 있었다.
당시에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실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뇌파를 분석한 거죠.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그게 굉장히 놀라운 점인데요.
그녀는 자그마치 수백 년 동안 사망으로 판명났음에도 소생한 환자의 사례들 그리고 거의 죽음의 문턱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봤음에도 그런 의학적으로 그들의 진단 결과나 보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이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뇌 활동을 우리가 왜 지금까지 알지 못했나 이것에 굉장히 놀라움을 표현을 했고 그녀의 선행 연구에 따라 인간에게 나타나는 그 변화를 알아보자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번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요?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연구 데이터의 수집 방법은 지금 제가 준비한 이런 자료를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생존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4명의 환자들에게 각각 뇌파 전이 기록을 우리가 뇌전도 장치라고 하죠.
그것을 부착해서 환자들의 뇌 표면에서 나타나는 전기 신호들을 지속적으로 읽어내는 검사를 실시했던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특히 이제 인공호흡기를 포함한 생명 유지 장치들의 도움을 받는 시점과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이후의 시점 그리고 점점 심정지에 근접해 가는 시점, 이렇게 세 단계로 크게 나눌 수 있는 시점들에서 나타나는 뇌파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수집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아주 놀라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환자들은 지금 자극에 반응도 없고 의학적인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가족이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하는 데 동의까지 한 상황이었는데 어땠습니까?
뇌파의 변화가 나타났습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놀라운 변화가 있었는데요. 확인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시점에서부터 몇 초 후 두 명의 환자의 뇌에서 몇몇 특정 부위 앞쪽에 있는 전두엽 근처에 있는 위치 몇몇 곳에서 명확하게 나타나는 강렬한 신호가 포착이 되는 것을 확인을 했습니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신호의 정체는 이 뇌파들 중에 고주파를 담당하는 베타파 그리고 감마파였는데요.
놀라운 점은 이 감마파가 서로 다른 뇌 영역에서 감지된 정보를 활용해서 잠재적인 능력에 사용되는 그런 뇌파라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심장 상태가 나빠졌는데 오히려 뇌 활동은 늘어나는 현상이 포착이 된 거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굉장히 놀라운 결과인 것 같습니다.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네 그렇습니다.
감마파의 위기 감지 능력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루이빌 대학교의 신경외과 의사 아즈말 재머에 따르면, 뇌가 어떻게 감마파를 이용해서 위기를 감지하는가에 대해서는 신경과학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로 여기는 것들 중에 하나라고 밝혔는데요.
분명한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죽어가는 사람의 뇌에서 이런 아주 강한 감마파의 신호를 측정했다는 것이 뇌 과학적으로 죽음의 직전에서 나타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어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건들을 주르륵 보여주는 주마등 사건이라든지 아니면 다양한 경험들이 있지 않습니까?
유체 이탈이라든지 이런 신비로운 그런 현상들을 단순히 미스터리가 아니라 이게 과학적으로 우리가 좀 측정 가능한 형태로 분석할 수 있겠구나라고 하는 그런 과학적인 연구 대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그런 논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번 연구를 놓고 다른 과학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죽음의 문턱에서 경험한 일들을 저희가 임사 체험 이라는 용어를 쓰잖아요.
그래서 이 임사 체험을 연구하는 다른 과학자 중에 하나인 리에주 대학의 의생명 과학자 샬롯 마샬은 뇌과학과 의식 영역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이번 연구는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4명의 환자들 중에서 절반에서 나타난 이런 뇌파의 변화 나머지 두 환자는 뇌파가 변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50%의 확률로 나타났다는 것은 좀 희박한 확률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 정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에 우리가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임사 체험을 통해서 다양한 현상들을 겪는 사람들의 증언을 보면 임사 체험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직전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사 체험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라고 하는 사례들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제 그것을 굳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정작 연구를 진행한 당사자죠.
그러니까 지모 보루지긴 교수팀은 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고 하는데 앞으로 후속 연구는 어떻게 진행이 됩니까?
이효종 / 과학커뮤니케이터
주마등에 관한 입원 연구를 진행한 보르지긴과 그의 연구팀은 죽어가는 환자의 뇌 활동을 보다 더욱더 면밀하게 연구하기 위해서 다른 의료 센터들과 협력해서 그녀가 확보한 데이터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는 일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단 4명의 환자들 중에서 2명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이기 때문에 아직은 이게 데이터가 더 확보될 필요성이 있다는 말이겠죠.
그러나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의 목전에서 나타나는 상황에서 뇌의 변화를 비교적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이번에 연구했다는 측면이, 그리고 이를 통해서 지금까지는 소위 미스테리 영역으로 여겼던 이런 주마등과 유체 이탈 같은 이런 미스테리한 현상들을 그런 비밀들의 실마리를 풀어헤쳤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큰 의의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서현아 앵커
죽음은 소멸하고 멈추는 과정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이것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죽음에 어떤 비밀이 더 숨어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출처: https://news.ebs.co.kr/ebsnews/allView/60355031/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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