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꿈의 다이어트 약'으로 통하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오젬픽(제품명), 위고비(제품명) 등 두 가지 약품의 품절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 제품은 모두 주사약(주 1회 장기 지속형)이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당초 오젬픽은 당뇨약으로 개발됐으나 탁월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다. 그 때문에 같은 성분을 담은 위고비가 다이어트약으로 따로 출시됐다. 오젬픽은 2017년 당뇨병 치료제로, 위고비는 2021년 비만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일부 비만·과체중 비만 환자들 탓에 일어났다. 이들 환자는 당뇨약 오젬픽까지 용도를 바꿔 처방받은 뒤 주사를 맞았다. 오젬픽까지 품절 현상을 빚자 당뇨병 환자들의 불편이 심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 미국 영화배우 겸 모델인 킴 카다시안 등이 위고비를 사용해 좋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주 1회 위고비 주사를 맞으면 체중을 평균 약 15% 뺄 수 있다. 의사 처방전이 있어도 이를 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음식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없을까?
호주 연구분석 인터넷매체인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19일(현지시간) 오젬픽·위고비에 들어 있는 활성성분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포만감을 일으켜 식욕을 억제, 체중 감량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약물 부작용 없이 오젬픽·위고비와 비슷한 다이어트 효과를 낼 수 있는 음식으로 아보카도, 달걀, 연어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 매체는 호주 뉴캐슬대 환경생명과학부 전임강사 엠마 베켓 박사(식품과학·인간영양학)의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그 내용을 보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은 췌장이 인슐린을 생성하도록 도와 제2형당뇨병을 관리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이 성분은 음식을 섭취할 때 영양소를 감지하는 반응으로 통상 생성되는 천연호르몬 GLP-1의 역할을 모방해 작동한다. GLP-1은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을 몸에 알리고 음식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쓸 준비를 하는 신호경로의 일부다. GLP-1 분비를 촉진하는 영양소는 단당류, 펩타이드, 아미노산, 짧은 사슬 지방산과 같은 다량 영양소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식품엔 이런 다량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다.
엠마 베켓 박사는 "GLP-1을 자극하는 영양소가 많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GLP-1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음식에는 아보카도, 견과류 등 좋은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 달걀 등 저지방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이 포함된다. 또한 야채, 통곡물 등 발효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장내 세균의 먹이가 돼 GLP-1 분비를 촉진하는 단쇄 지방산을 만든다. 이를 통해 고지방, 고섬유질, 고단백 음식은 포만감을 더 오래 느끼게 해준다. 식단을 바꾸면 체중을 줄이고 제2형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다.
베켓 박사는 "음식은 다이어트 효과가 약에 비해 더 느리지만 약의 각종 부작용을 심각하게 겪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오젬픽 같은 약물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및 기타 장기 문제를 포함한 부작용이 많이 발생한다. 그녀는 "약물의 투여 또는 복용을 중단하면 억제된 식욕이 사라지고 이전 수준의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며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배가 고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습관을 바꾸면 부작용의 위험이 훨씬 더 적지만 적절한 대응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식습관의 변화는 여러 측면에서 장벽이 될 수 있다. 베켓 박사는 "체중은 건강 방정식의 한 부분일 뿐임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물 사용이나 체중 감량에 관계없이, 평소 음식을 잘 골라 먹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음식이 약이 되게 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 세 가지
1.아보카도
아보카도는 다양한 영영소가 풍부해 포만감을 줌으로써 식욕을 억누르고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다이어트 효과 외에도 다양한 건강 효과를 발휘한다. 아보카도에 듬뿍 든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건강을 유지하고 심혈관병 위험을 낮추는 데 좋다. 루테인 성분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필수 아미노산은 뇌 활동을 촉진한다. 엽산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적혈구 생성에 도움이 된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 결과를 보면 주 2회 아보카도를 반 개씩 먹은 사람은 아보카도를 전혀 먹지 않거나 거의 먹지 않는 사람들보다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16%,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1% 각각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펜실베이니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보카도를 6개월 동안 하루에 한 개씩 먹으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떨어진다. 총 콜레스테롤은 2.9 mg/dL,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2.5 mg/dL 줄어드는 걸로 드러났다. 아보카도 속 비타민과 필수 지방산 성분은 피부 건강에 좋고, 칼륨은 나트륨을 몸밖으로 내보낸다. 다만 두통, 설사 등 부작용을 빚을 수 있으니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
2.달걀
달걀이 비만과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달걀을 일주일에 3개 이상 먹는 남성은 달걀을 잘 먹지 않는 남성에 비해 대사증후군(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심장병 등 동반) 위험이 3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달걀을 매일 한 두개 먹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이 오랜 시간 포만감을 일으켜 체중 감량에 좋다. 달걀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고 열량이 낮다. 달걀 1개의 열량은 약 72kcal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달걀의 콜레스테롤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완전식품으로 통하는 달걀에는 아미노산, 칼슘, 칼륨, 아연, 인, 철분과 각종 비타민(A, B, D, E)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달걀을 적당량 섭취하면 뼈 건강,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노른자 속 콜린 성분은 뇌 건강에 좋다.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은 눈 대사기능, 면역체계에 유익하다. 달걀엔 비타민C는 없다. 이 성분은 다른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달걀의 단백질은 빠르게 흡수돼 생체 이용률이 매우 높다. 30대 이후엔 근육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달걀은 삶아 먹는 게 건강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
3.연어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도 포만감을 준다. 이 성분은 혈압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게 해주며 심장마비 위험을 낮춰준다. 근육 생성과 뼈 건강에 좋고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연어에는 항산화 성분도 듬뿍 들어 있다. 전문가들이 훌륭한 음식으로 꼽는 연어보다는 못하지만 청어, 고등어, 정어리도 비슷한 건강 효과를 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 결과를 보면 연어, 정어리 등 찬물에서 사는 생선을 즐겨먹으면 뇌와 장이 모두 건강해진다. 연어는 우울증을 누그러뜨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96/0000064186?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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