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랜타 동물원에 사는 고릴라 20마리 중 최소 18마리가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원 측은 14일(현지시간)까지 고릴라 18마리가 코로나 진단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동물원의 고릴라들은 최근 기침을 하거나 콧물을 흘리고 식욕이 바뀌는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물원은 조지아대 수의학 연구소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이를 통해 고릴라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릴라에게서 채취한 샘플 중 최소 4개는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동물원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고릴라들을 대상으로 단일클론 항체 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백신도 접종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동물원에만 머무는 고릴라들이 어떻게 코로나에 감염됐을까? 동물원 측은 무증상 감염 환자인 동물원 직원을 통해 바이러스가 고릴라들에게 옮겨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 바이러스를 옮겼을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은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완료했고 평소 마스크와 장갑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릴라가 역으로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달할 수도 있을까? 아직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 단, 동물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그 증상이 매우 미약해 바이러스를 배출시키는 양이 많지 않다. 따라서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틀랜타 동물원 측은 고릴라들이 방문객들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고릴라에서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전달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물리적 거리상 감염이 발생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고릴라들은 별도로 격리된 상태는 아니다. 애틀랜타 동물원에는 고릴라 네 무리가 살고 있는데, 고릴라의 습성상 이들 중 감염된 고릴라들만 따로 모아 격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동물원의 설명이다.
한편, 앞서 지난 1월에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고릴라 8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치료를 통해 회복했다. 당시 이는 영장류에게 코로나19가 발생한 첫 사례였으나, 이번에 또 다시 고릴라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고릴라뿐 아니라 개, 고양이, 밍크, 사자, 호랑이 등의 동물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 단, 사람과 비교해 동물 감염은 지극히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물원에서 고릴라 집단감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영장류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영장류들이 많이 서식하는 야생 환경을 여행하거나 동물원 사육사 등 직업상 영장류 접촉이 많은 사람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