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겨울 초입에 들어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욱 생존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정부의 핀셋 방역 조치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정부는 ‘2단계 + α’라는 생소한 방역 조치를 수도권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평균 4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면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해야 하지만, 민생 경제와 국민 피로감을 고려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학원 및 교습소 등 특정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만 방역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그 실효성이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다.
비수도권에 대한 1.5단계 거리두기 조치도 효과를 기대키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의 지적이 나온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앞서 수도권에서 시행했던 1.5단계 효과가 유명무실했다”며 비수도권의 이 같은 조치가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신규 확진자의 70%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최근 2주간의 감염 경로를 보면 부산, 충북, 전북, 경남 등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사실상 전국적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넓지 않고 교통이 편리해 전국 어디든 한나절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하루 생활권인 나라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방역 조치에 이 같은 차이를 둘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단계 + α 조치는 환자 증가세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는 있으나, 확연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 방역 조치에 원칙이 없고 구멍이 많다는 비판도 있다. 서민 경제와 국민 피로감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건강권 보장과 생명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교수는 이번 겨울철 코로나19 대유행에 보다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다음과 같은 부분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 계절적 요인= 12월에 들어서면서 온도와 습도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바이러스가 생존하기에 더욱 좋은 계절적 요건이 갖춰지고 있는 것.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이 실내로 밀집하고, 찬바람 때문에 환기를 잘 안 하게 된다는 점 등이 집단감염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발생 양상= 올해 초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1차 유행은 신천지·사랑제일교회 등 특정 종교 집단에서 대거 발생한 양상을 보였고, 8월 발생한 2차 유행은 수도권 중심의 지역사회 감염 양상을 보였다. 반면, 이번 3차 유행은 수도권에서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보다 전국적으로 다발적 발생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1·2차와는 발생 양상 내용이 다른데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에 더욱 유리한 조건이다.
◆ 풍선효과= 특정 지역이나 특정 시설의 방역만 강화하는 핀셋 방역은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 현재 3차 유행은 젊은층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의 유흥 시설 등의 방역을 강화할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유흥을 즐길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카페 이용이 어렵다면 브런치카페나 베이커리카페 이용이 가능하고, GX류 시설 이용이 어렵다면 일반 헬스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한곳의 방역을 강화하면 다른 곳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 가능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 연말 모임= 오는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다. 49만 명의 수험생이 안전하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시험장 방역 작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무증상 감염 전파 등의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험을 이틀 앞둔 현재 방역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호텔이나 파티룸 등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 행사는 모두 금지됐지만, 사적인 모임은 자제하라는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산발적으로 모임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소규모 집단감염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적 모임이 바이러스 전파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수도권 2단계 + α 조치는 에어로졸이 가장 심하게 나올 수 있는 GX류 시설을 금지하는 등 일부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목욕장업 중 사우나와 한증막 등 덥고 습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어려운 시설의 운영을 제한하는 등 그 조치 기준이 모호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섞여 있다. 더불어 이번 3차 유행이 젊은층 중심으로 확산되고는 있으나, 고령층에게 전파 가능하다는 점에서 격리병상·중환자병상 부족 사태가 언제든 발생 가능하다는 점을 좀 더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출처 : http://kormedi.com/1328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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