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전문의약품인 '졸레어(성분명:오말리주맙)'가 식품 알레르기 반응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졸레어를 투여받더라도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버트 A. 우드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소아과 교수 연구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졸레어가 땅콩, 우유, 달걀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에 노출된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1~17세 어린이·청소년 177명을 대상으로 졸레어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참여자는 전원 땅콩 알레르기가 있었고 우유, 계란, 호두, 헤이즐넛 등 최소 2개 이상의 다른 식품에도 알레르기가 있었다.
참가자들은 16~20주 동안 2~4주 간격으로 졸레어나 위약 주사를 투여받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투약 과정이 끝난 뒤에는 미량의 식품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견딜 수 있는지 테스트가 진행됐다.
그 결과 졸레어 투여 그룹 118명 중 79명(67%)은 심각한 증상 없이 한번에 최대 600mg의 땅콩을 섭취할 수 있었다. 위약을 투약받은 59명 중에는 4명만이 같은 양의 땅콩 섭취가 가능했다.
졸레어의 보호 수준은 음식 종류에 따라 달랐다. 캐슈 알레르기가 있는 참가자 중 졸레어를 투여받은 그룹은 41%가 최대 1000mg의 캐슈를 먹을 수 있었던 반면 위약 투여군은 단 3%만이 캐슈 섭취가 가능했다.
우유는 졸레어 투여군의 3분의2, 위약 투여군의 10%가 1000mg을 섭취할 수 있었다. 계란은 졸레어 투여군의 3분의2가 1000mg 섭취에 심각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위약군은 섭취 가능한 사람이 없었다.
졸레어는 알레르기 반응을 촉발시키는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E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로 국내에서는 알레르기성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비부비동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6일 졸레어를 식품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의약품으로 승인했다.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등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심각한 증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치료제로 첫 승인을 한 것이다.
우드 교수는 “우유나 계란, 견과류 등에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다면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없고 매일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며 “내가 진료하는 한 10대 환자와 그의 가족은 알레르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비행기를 타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식품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들은 아나필락시스를 비롯해 혈압 저하, 천식 발작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곧바로 응급 처치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받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연구팀은 졸레어가 식품 알레르기 반응을 줄여주더라도 여전히 음식 섭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졸레어는 2~4주 간격으로 주사를 투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투약해야만 효과가 있다. 주사바늘에 공포가 있는 사람은 투약을 기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근본적으로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584/0000026064?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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