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부리코 성형’
코수술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전문의라면 코수술 중 매부리코 수술을 가장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매부리코는 코수술 중에서 환자와 수술자의 지향점이 가장 일치하는 수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매부리코 성형 때문에 필자를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는 다른 성형외과 네 곳을 이미 다녀온 후였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눈 사이가 좁고 콧대가 높은 편이니 보형물은 쓰지 않겠다고 말했더니 굉장히 놀라 했다. 그래서 콧대를 지금보다 더 높이고 싶은 욕심이 있냐고 반문했더니 그렇진 않은데 이전에 갔었던 성형외과에선 모두 매부리코 성형에는 실리콘을 사용해야 하고 그 중 세 곳이 귀연골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나는 환자에게 보형물을 쓸 경우 코가 좀 더 길어 보일 수 있고 눈 사이가 몰려 보일 수 있으니 보형물을 쓰지 않고 수술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좋다고 설득했다. 그 환자는 결국 수술날짜를 예약하고 돌아갔다.
여성
매부리코의 가장 큰 두 가지 특징은 콧대 중간부위가 솟아 올라있는 점과 코끝이 아래로 떨어져 있어 길어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매부리코 수술의 지향점은 코끝을 높이면서 머리 쪽으로 회전시키고 콧대 가운데 솟아오른 비봉을 낮추는 데 있다 하겠다. 물론 세부적인 사항(비주의 위치, 콧구멍의 크기 등)도 추가로 고려해야겠으나 가장 큰 목표는 이 두 가지라 하겠다.
이렇게 매부리코 수술은 목표가 뚜렷한 수술이지만 코끝을 특특하고 예쁘게 높일 수 있는 수술적 테크닉이 쉽지 많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비중격이나 귀연골을 손상시키지 않고 충분히 채취할 수 있는 기술이 없더라도 요즘 일부 의사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사체늑연골이나 Medpore(메드포어, 인공뼈)와 같은 합성물을 사용해서 코끝을 원하는 모양과 높이로 올려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재료를 사용했을 때 비용이 증가하는 것에 앞서 자가연골을 사용했을 때보다 추후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매부리코 성형에서 이런 재료로조차 코끝을 제대로 컨트롤 하기 어려워하는 경우에 보형물과 귀연골에 의존하는 것 같다. 보형물을 코끝까지 사용하고 보형물 비침이나 튀어나오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귀연골로 보형물 끝을 막아주는 술식으로 간단하게 매부리코를 수술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수술할 경우 코가 수술 전보다 더 커지고 길어지게 되고 당장은 모양이 나왔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코끝이 떨어지고 화살코 모양으로 바뀌게 되고 만다.
물론 모든 매부리코환자에서 보형물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콧대나 미간이 낮은 타입의 매부리코를 가진 환자에선 보형물은 필요하다. 하지만 충분히 콧대가 높다고 판단되는 환자에서는 굳이 보형물을 쓰지 않고도 예쁜 코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매부리코 성형은 반드시 개방코수술에 경험이 많고 비중격과 귀연골 등 자가연골사용에 능숙한 의료진에게 수술받는 것이 좋다 하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점은 매부리코 성형에 보형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보형물을 쓰지 않고도 충분히 예쁘고 자연스러운 모습의 코를 가질 수 있고, 보형물로 인한 합병증 리스크를 없앨 수 있다는 점을 환자들이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