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표현 많이 들어보시거나 혹은 사용해보셨을 겁니다. 탄산음료를 주문하거나 살 때 '제로'가 붙은 제품을 선호하시는 분들 계시죠. 열량(칼로리)이 없거나, 낮은 탄산음료를 선호하는 분들이 요즘 많이 늘어났습니다.
정확하게는 '제로' 칼로리라기보다는 '저' 칼로리가 맞습니다. 제로 칼로리로 홍보하는 탄산음료엔 단맛을 내기 위한 성분인 과당이 아닌 인공감미료를 사용합니다. 인공감미료도 아주 적은 양의 열량이 있는데요. 다만 식품성분표시 규정상 음료는 열량이 100㎖ 당 5kcal 미만일 경우 0kcal로 표기할 수 있어서 '제로 칼로리'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때 과당 대신 들어가는 인공감미료는 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네오탐, 아세설팜 등과 같은 성분이 사용됩니다. 설탕보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 달지만, 칼로리는 줄일 수 있어 청량음료에 사용되는데요.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 명승권 교수와 박사과정에 있는 알프레드 자토 학생이 인공감미료와 각종 위장관암의 위험성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2004년부터 2019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총 38건의 연구를 토대로 메타분석을 실시했는데요. 메타분석이란 직접 실험을 진행하는 연구가 아니라 같은 주제를 대상으로 유사한 연구 디자인을 이용해 수행된 개별연구 결과를 합쳐서 분석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38건의 연구논문들을 분석해본 결과,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를 적게 혹은 거의 마시지 않는 군과 많이 마시는 군을 비교해봤더니 두 집단 사이 위험성과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암의 종류를 나눠서 살펴봤더니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장관암인 식도암, 위암, 췌장암, 간암, 대장암 등에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가 미치는 영향을 비교해봤는데요. 다른 위장관암의 위험성은 높이지는 않지만, 간암의 위험성은 28%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승권 교수는 "연구 결과 대부분의 위장관암은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의 섭취와 관련성이 없었지만, 간암의 위험성은 높이는 것으로 나왔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연구의 한계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명 교수는 "3건의 연구만이 포함됐기 때문에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청량음료가 간암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확실히 단정 짓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라고 제한점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E 국제학술지인 '공중보건영양(Public Health Nutrition)' 2021년 3월호에 발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