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몸에 좋은 무를 먹으며 살도 빼고 건강도 유지하는 다이어트법이 주목받은 적이 있다. 깍두기처럼 양념을 하지 않은 생무는 열량이 적은 반면 식이섬유가 많고 칼슘,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특히 속 쓰림과 위궤양 예방-관리에 좋아 위 점막이 민감한 아침에 먹는 음식으로 좋다.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는 옛말이 있다. 무는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효과를 낼 수 있다.
◆ 무 껍질의 비타민 C, 무의 속보다 2배
무는 배추과에 속하는 채소지만 과일처럼 잘라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전날 잘라두면 바쁜 아침 식사로 제격이다. 생무는 100g 당 열량이 13kcal에 불과해 살 찔 걱정이 없다. 반면에 비타민C 20~25mg 등을 비롯해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하다. 탄수화물이 4.2%, 단백질 1.1%, 지방이 0.1%를 차지하고 있고 각종 약용성분도 함유돼 있다. 무 껍질에는 비타민 C가 무의 속보다 2배나 많아 깨끗이 씻어 과일처럼 잘라 먹으면 좋다.
국립농업과학원 자료를 보면 무는 소화흡수를 촉진하는 디아스타제와 페루오키스타제가 풍부해 몸속 유해물질을 없애주고 위의 통증과 위궤양의 예방-관리에 좋다. 우리 조상들이 시루떡에 무를 넣은 것은 전분 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풍부해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수분이 약 94%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활동에 좋아 상쾌한 아침을 열 수 있다.
◆ 무 상단은 단맛이 많아 생채, 샐러드용으로 적당
무는 사시사철 재배가 가능하다. 5월에 수확하는 봄무는 그해 처음 출하되기 때문에 ‘햇무’라고 불린다. 무의 맨 위쪽은 햇볕에 닿아 단맛이 많으므로 생채나 샐러드에 이용한다. 중간부분은 단맛과 매운맛이 적당해 국이나 조림에 쓴다. 맨 아래는 매운맛과 쓴맛이 나므로 절이거나 볶음에 주로 사용한다. 무청은 비타민C가 특히 많기 때문에 기름에 볶거나 어패류의 조림에 넣어 먹으면 좋다.
무를 구입할 때는 표면이 희고 매끄러우며 단단하고 무거운 것이 좋다. 뿌리 쪽이 통통하며 잎 쪽은 파란 것이 맛있다. 가로줄이 있으면 무가 건강하다는 증거다. 모양이 둥글고 중간 크기의 무가 좋다. 무는 흙이 묻어 있는 채로 신문지에 싸서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5℃ 정도(냉장고)에 저장하면 오랫동안 두고 먹을 수 있다.
◆ 수입 과일 못지않은 건강식품인데.. 무가 버려지는 이유
일부 지역에서 이미 수확한 월동 무 10여 톤이 산처럼 쌓인 채 방치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무 가격이 너무 떨어지자 일부 농민들이 판매보다 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해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4월 중순경 무 평균 도매가격은 20kg 상품에 7772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천 원 이상 떨어졌다. 무 소비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농민들이 애써 키운 자식 같은 농작물을 바라보며 한숨짓고 있다.
최근 과일 가격이 크게 올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무는 비싼 수입 과일 못지않은 영양소를 지닌 건강식품이다. 출출할 때 생무는 위를 보호하는 훌륭한 간식거리다. 농민들이 소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이 아쉬운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