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궁 좌우에 1개씩 존재하는 난소는 난자를 만들고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생식기관이다. 그런 만큼 여성의 생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초경부터 임신과 출산, 폐경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생애주기 건강을 가늠하는 지표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난소 기능이 저하된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됨에 따라 갱년기증후군, 골다공증, 심장질환 등과 같은 건강상 변화를 일으킨다.
30대라고 난소도 30대? 난소 나이는 다를 수 있어
난소 안의 난자는 자궁 안에 있는 태아의 상태일 때 처음 생성된다. 특히 임신 20주 무렵의 태아일 때 난자 보유량이 600~700만 개 정도로 가장 많다. 출생할 즈음에는 100~200만 개로 줄어들었다가 처음 배란을 시작으로 생리가 시작되면서 30-50만 개로 감소한다.
여성의 일생 중 가임 기간인 30~40년 동안 400-500개 정도의 난자를 배란한다. 난자는 새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젊을 수록 난자가 많이 남아 있고, 나이가 들수록 적어진다.
국내 여성의 평균 완경 연령인 50세 무렵이면, 난자 수는 1000개 미만에 이른다. 노화가 시작되는 시점인 35~37세부터 난자의 개수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난임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난소 내에 배란 가능성이 있는 난자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 배란 유도로 획득한 난자의 질이 얼마나 좋은지에 따라 난소 나이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재의 건강상태와 앞으로의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신체나이처럼 난소 나이는 여성의 임신과 건강을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 하지만 20대라고 난소의 기능이 좋고, 나이가 40대라고 난소 기능이 좋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난소 나이 궁금하다면 간단한 채혈로 측정
난소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으로 AMH(항뮬러관호르몬)검사다. 간단한 채혈만으로 가능하다. AMH는 난소 속 미성숙난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말한다. 해당수치가 높으면 난소 안에 배란될 난포가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수치가 낮다면 배란될 난포가 적다는 뜻이다.
같은 연령대의 여성이라도 AMH수치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난소 나이는 반드시 신체 나이와 일치하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20대 여성은 AMH 4~5, 35세 이상은 3.0이하, 40대는 1.0에 가까운 수치를 보인다. AMH 0.5~1은 폐경 이행기, AMH 0.5이하인 경우 완경으로 본다.
실제 나이보다 난소 나이가 더 높으면, ‘난소예비능 저하’라 불린다. 양질의 난자가 배란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임신 확률이 낮은 상태다. 반대로 난소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젊게 측정되기도 한다. 이때는 난소예비능이 좋다 할 수 없고 다만 난소 기능이 저하된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
다낭성난소가 있어도 난소 나이가 젊게 나오기도 한다. 다낭성난소의 경우 각 연령대에서 예상한 값보다 높게 측정되며, AMH 수치가 6~74ng/Ml 이상이면 초음파를 시행하지 않고도 다낭성난소를 의심할 수 있다.
AMH 검사는 생리 2~3일째에만 측정해야 하는 난포자극호르몬 검사와 달리 생리주기와 상관없이 검사할 수 있다. 생리주기 중 어느 시기에 측정하든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난임 검사의 기본검사로 시행되고 있으며, AMH의 혈중 농도가 기재돼 검사 결과가 나온다. 통계 자료를 토대로 자신의 난소 나이가 국내 여성 평균 몇 살 정도에 해당하는지도 분석된다.
젊은데 조기 폐경? 호르몬 균형이 중요
젊은 가임기 여성의 경우, ‘조기 폐경’이라 불리는 조기 난소부전을 확인하는데도 AMH 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 조기난소부전은 난소기능이 떨어져 40세 이하의 젊은 나이에 생리주기가 불안정하거나 월경이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과도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심한 운동, 종양 등 시상하부 기능저하로 인해 호르몬 균형이 깨져 조기난소부전을 겪는 여성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난임 여성을 비롯해 만혼으로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 항암치료를 앞두고 있거나 조기난소부전으로 폐경 시기가 빨라진 여성들은 건강한 난자를 미리 보관하는 난자동결보존을 시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매달 생리를 규칙적으로 한다 해도 난소기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AMH 검사를 통해 전반적인 난소 나이를 체크해보는게 중요하다. 향후 임신·출산 계획수립, 폐경 시기까지 예측할 수 있어 추후 건강 설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