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확대 수술을 받은 뒤 여러 증상으로 고통을 겪어온 한 여성이 보형물 제거 후 일상을 되찾았다.
전 MLB 야구선수인 호세 리마의 아내이자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49세 여성인 멜리사 리마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심각한 염증과 우울증 등에 시달려왔다. 2002년 가슴 성형을 한 멜리사는 8년이 지난 시점부터 일상을 방해하는 여러 증상들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멜리사는 미국 언론매체 ‘인사이더’를 통해 “야구선수의 아내로 주목 받을 당시 큰 가슴과 가는 허리 등을 만드는 보형물 삽입이 인기였고, 나도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는 시력이 흐려지고 탈모, 우울증, 피로, 불안, 관절 통증, 염증, 여드름, 체중 증가, 발진 등 여러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멜리사는 당시 폐경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증상들이 호르몬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보형물 이식과의 연관성은 생각하지 않은 것.
하지만 피로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졌고 아이들에게조차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막내아들에게 점심 챙겨주는 것을 잊는 등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는 일이 잦아진 것.
멜리사는 2020년에 이르러서야 유방 확대술 후 자신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여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친구를 통해 보형물 삽입 후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를 듣게 된 것. 멜리사는 관련 내용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뒤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텍사스 리그에 위치한 성형외과에 방문했다.
병원에서 가슴 촬영을 진행해본 결과, 오른쪽 가슴에 삽입한 보형물이 곰팡이로 덮여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멜리사는 해당 병원에서 보형물 제거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3시간만에 얼굴에 나타난 부작용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증상은 차차 회복됐지만, 일부 증상은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멜리사는 “염증도 사라지고 관절통도 없어졌다”며 “하지만 하시모토병이나 시력 저하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멜리사의 수술을 담당했던 찰스 폴센 박사는 보형물을 삽입한 지 20년 이상 지났다면 이를 제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제거 수술을 받으러 온 일부 환자들의 보형물은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용해된 상태에 이른다는 것.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의하면 실리콘 젤로 채워진 가슴 보형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소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 유방 확대술을 받은 여성 5명 중 1명은 10년 내에 이를 제거해야 하는 상태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멜리사가 경험한 여러 증상들이 유방 확대술 때문이라는 사실은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방 확대술로 인한 합병증이나 부작용은 현재 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하는 분야다. 멜리사는 최소한 자신의 몸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슴 수술을 했다면 보형물 때문일 가능성을 의심해보길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