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시술했던 안면 보형물 제거와 함께 지방 이식 성형술을 의뢰한 환자에게 수술상 과실로 얼굴 신경 마비를 일으킨 의사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을까.
법원은 의사의 진료 과실, 수술 경과 관찰 소홀, 수술 위험성·부작용 설명 의무 위반을 이유로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광주지법 민사 10단독 김소연 부장판사는 A씨가 성형외과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7월 1일 B씨의 성형외과의원을 찾았다. A씨는 당시 불법 시술로 얼굴에 이물질을 넣은 상태였다.
A씨는 B씨와 이물질 제거, 지방 이식 등에 대해 상담했다. 2017년 6월 23일까지 B씨에게 4차례 안면 성형술(실리콘 등 이물질 제거, 안면부 지방이식, 진피 지방이식 수술)을 받았다.
A씨는 수술 이후 얼굴 신경이 마비됐다. 또 오른쪽 볼의 운동 기능이 저하됐고, 액체를 마실 때 흘러내리는 후유증을 겪었다.
A씨는 2018년부터 재활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A씨는 B씨의 진료상 과실로 장애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장은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B씨의 과실을 인정했다.
'A씨가 B씨로부터 진피 지방이식 수술을 받은 이후 안면 신경병증이 발생한 것은 합당하다'는 신체 감정 결과가 나온 점, A씨가 수술 직후인 2017년 6월 25일과 28일 얼굴 한쪽이 부풀어 오른 사진을 찍어 입이 돌아간다며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한 점 등을 종합하면 B씨에게 진료상 과실이 있다는 설명이다.
재판장은 B씨가 A씨에게 수술 부작용을 사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수술 이후 경과 관찰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장은 "A씨가 수술 전 안면 신경·감각 마비가 올 수 있다는 등의 내용에 서명·날인했다는 진료기록부가 있지만, B씨가 수술 부작용 내지 합병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볼 만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B씨가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아 A씨의 수술 결정 권리를 침해했다"고 봤다.
재판장은 "A씨는 2017년 6월과 8월 여러 차례 볼 근육 마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B씨에게 사진을 찍어보냈다. B씨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만 답했고, 약 1년이 지난 2018년 7월 말께 치료를 권했다. B씨는 다각적인 진찰·검사로 수술 부위의 이상 증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적절한 (조기 치료)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다만 A씨가 다른 곳에서 불법 시술받은 이물질을 제거한 점, '불법적 시술로 필러 등의 안면 보형물을 삽입했을 때 장기적으로 염증성·감염·피부 조직 괴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학적 견해(감정촉탁회신)가 제시된 점, 노동능력상실률, 수술 경위와 결과, 진료 과실과 설명 의무 위반 정도 등을 종합하면 B씨의 과실을 40%로 제한한다"며 "B씨는 A씨에게 7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출처 :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511_0002298577&cID=10201&pID=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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