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잘 지내던 친구가 있었어요.
마음도 잘 맞다고 생각했고, 취미나 그런 것도 비슷하고.
무엇보다 서로 힘든 일 있으면 서로 꺼내면서 이러쿵저러쿵 떠들면서 하소연도 하고 (저도 하면 상대방도 하고 그런 식이었습니다.)
딱히 싸운 적은 없었고,
제가 억울하게 경찰서 가서 조사 받아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거 때문에 너무 무섭고 힘들어 가지고 친구한테 나 이러저러해서 너무 무섭다
어떡하면 좋냐. 등의 상담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그때 친구는 이야기를 좀 들어주다가 "네가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말 안하고 있었는데 나 경찰서 이야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너에게 무슨 조언을 더 해줘야 할지 이제 모르겠다.)" 라고 말을 하며 선을 그었고, 저는 내 사정과는 별개로 상대방에게 너무 과하게 징징댔다고 생각해서 그때 미안하다 안 그러겠다. 사과한 바가 있습니다.
이후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는데,
제가 다이어리를 사야겠다는 말을 듣고 친구가 먼저 '나한테 다이어리 많은데 나한테 사라.' 라고 말을 해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잘됐다 싶어서 하나 사기로 했어요. 근데 당장 돈이 있는 건 아니라 월급날이 되면 사려고 했거든요.
근데 2준가 지나서 갑자기 "있잖아. 판다고 해놓고 미안한데 그냥 그 다이어리 내가 쓰면 안 돼?" 라고 연락을 보냈어요. 저는 팔겠다고 해놓고 갑자기 이러는 이유가 당황스러웠지만, 싫은데? 라고 하기도 뭐하고 (어차피 다이어리는 친구 거니까) 알겠다. 라고 했거든요.
그러고 또 별 일 없이 지나다가...
갑자기 친구가 잠수를 탔어요. 저는 친구가 사고가 난 줄 알고 걱정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는
"나 대인기피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거 같다. 사람들이랑 지내는 게 너무 힘들고 대화할때마다 숨막혀 죽겠다. 앞으로는 가족하고만 지낼 예정이다. 언제가 되어야 회복이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미안하다."
라고 보냈어요. 처음에는 이해한다고 힘내라고 말을 해줬는데, 뭔가 나랑 손절하고 싶어서 밑밥 까는 건가 싶기도 하고 저도 이래저래 기분 상했던게 떠올라서 조용히 연락을 끊었는데요.
대인기피증이 원래 이런가요?
잘지내다가 갑자기 이러니까 저도 난감하네요.